[연합통신넷= 심종완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62)는 5일 최근 당 지지율 상승에 대해 "솔직히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충청지역을 찾아 자신과 함께 친노진영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안희정 충남지사(50)를 만난 자리에서다. 연일 이어가고 있는 통합 행보와 '유능한 경제정당' 행보 의미를 부각하면서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문 대표는 이날 세종시에서 안 지사와 만났다.
"그나저나 대표님 취임하시고 나서 당에 대한 국민들의 사랑도 많이 높아지는 것 같고요. 대표님도 인기가 많이 좋아지신 것 같아서 당원으로서 아주 좋습니다."-안희정 충남도지사
"솔직히 말씀드리면 정말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걷듯 조심스러운 심정이고…. 반사효과들이 있는 것인데 어쨌든 국민들이 우리 당이 달라질 가능성에 대해서 조금 기대는 하기 시작하셨다는 생각이 돼요. 이 기대를 잘 살려나가는 게 우리 과제죠."-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이날 아침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의 괴한에 의한 피습 소식이 전해지면서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두 사람은 국가 균형발전과 자치분권,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의 발전방향 등 공통의 관심사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진솔하게 풀어나갔다.
문 대표와 안 지사는 먼저 테러 사건과 관련해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한목소리로 테러를 비판했다. 그러나 사건의 이면에도 주목했다. 정치권의 반복되는 공방에 국민들은 정치를 불신하게 되고, 더 날선 공방만 확대재생산되는 악순환을 지적했다.
안 지사는 "정당이 왜 불신을 받는지 생각하면 상식적으로 볼 때 너무 말이 안되게 싸운다"며 "정치와 정당이 사람들의 분노와 미움을 자꾸 얘기한다. 폭력적인 언사를 하는 것에 대한 국민 불신이 가장 큰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문 대표도 "정치적 공방이 있더라도 그 공방이 좀 더 품격있는 언어로 좀 덜 날카롭게 되면 좋을텐데 너무 공방이 날카롭다"며 "지지자들 사이엔 그것이 적개심이나 증오로 확대돼 나가고 그게 국민들을 두 국민으로 분열시킨다"고도 지적했다.
대권주자들 간 '희망 스크럼'을 위해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전 공동대표 등과 만난 것처럼 당내 통합에 함께할 것을 주문하기 위해서다.
문 대표는 안 지사가 최근 당 지지율이 유례없이 높아졌다고 하자, "아직은 안정된 지지라거나 우리가 잘해서 생긴 지지라기보다는 (새누리당에 대한) 반사효과가 있다"면서도 "당이 달라질 거란 가능성에 대해 조금씩 나오는 기대를 잘 살려나가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특히 "안 지사 등 각 지방자치단체장이 잘하고 있는 것이 당 지지로 직결되지 않는다"며 협력을 주문했다.
안 지사는 "지자체장이 잘한다 해도 정당이 싸우고 폭력적 언사를 해서 국민에게 불신을 주는 것 같다"며 "긍정의 메시지를 알리는 역할에 당이 더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후 문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했던 '국가균형발전선언' 1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지역 분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오후엔 충북 오송바이오밸리를 방문해 경제정당 모습 갖추기에 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