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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 칼럼] 진실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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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 칼럼] 진실의 힘

김덕권 기자 duksan4037@daum.net 입력 2017/05/29 04:52
▲ 덕산 김덕권 선생, 원불교 문인협회 회장 진실의 힘
한 10여 년 전 저는 배낭 하나 달랑 걸머지고 <오천축국(往五天竺國)>을 단신으로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죽으려고 그 머나먼 나라들을 가느냐고 걱정 반, 비웃음반으로 저를 환송한 바가 있었습니다. 약 한 달간을 중국전역, 티베트, 네팔, 인도 등을 다녀온 것이지요.

그 머나먼 길을 비행기와 기차와 자동차를 타고 다녔는데도 그리 힘이 들었는데, 그 옛날 혜초스님은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그 길을 걸어서 답사하고 <왕오천축국전>을 남긴 것입니다. 혜초(慧超) 스님은 서기 704년 신라 성덕왕 3년 서라벌(경주)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서기 719년 16세 때 당나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그후 티베트, 버마, 태국,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페르시아, 터키에 이르는 엄청난 길을 떠나 다시 당나라 장안에 돌아와 <왕오천축국전>을 지으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서기 780년 입적(入寂)하셨습니다.

저는 그 오천 국을 다니면서 경이의 눈으로 보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신비의 나라로 저를 온통 황홀경에 빠지게 한 것입니다. 부처님의 행적을 찾아 곳곳으로 찾아 다녔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이 ‘룸비니동산’의 아소카 대왕의 석주(石柱)였습니다.

‘아소카 석주’는 현장 스님의 기록과 같이 윗부분은 없어진데다 몸체만 남아있습니다. 석주 맨 위에 있었을 말머리는 사라지고 없었지만 이곳이 부처님의 탄생지라고 소리 없는 외침을 하고 있었습니다. 석주에 새겨져 있는 5줄의 ‘아소카왕 법칙’으로 2,200여 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너무도 선명하게 남아 있는 것입니다. 해석된 아소카왕 법칙을 알아볼까요?

「신들에게서 사랑 받는 인자한 왕은 즉위 20년이 지나서 친히 여기에 와서 참배했다. 여기에서 붓다 샤카무니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돌로 울타리를 만들고 석주를 세우게 했다. 이곳에서 세존이 탄생하신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룸비니 마을은 세금을 면제해 주고 또 생산의 6분의 1 대신에 8분의 1만을 거두게 했다.」

아소카(Ashoka Maurya : BC 265년경~BC 238)는 인도 마가다 국 제 3왕조인 마우리아 제국의 세 번째 임금으로 인도사상 최초의 통일국가를 이룬 왕입니다. 아소카 대왕은 인도에서 가장 위대한 왕의 하나이자 왕 중의 왕인 전륜성왕(轉輪聖王)으로 불립니다.

아소카왕은 한자 문화권에서 ‘아육왕(阿育王)’으로 표기되기도 합니다. 권좌에 있는 동안 불교 장려책을 강력하게 추진하여 인도 전역에 불교를 퍼트렸습니다. 아소카는 자신의 가르침과 사업을 널리 알리기 위해 구두 포고(布告) 뿐만 아니라 마애(磨崖)와 돌기둥(石柱)에 그것을 새겨 적절한 곳에 세워두었습니다.

그 아소카 대왕의 ‘진실의 힘’에 관한 일화가 있습니다.「아소카 법왕이 파아탈리풋타에서, 시민과 지방민과 근신(近臣)과 군대와 대신들 가운데 서 있을 때였습니다. 산골짜기에서 흘러 내려온 신선한 물이 뚝 까지 가득 채우고 흘러가는 간지스강을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봐라, 이 간지스강 물줄기를 거슬러 흐르게 할 사람은 없는가?” 신하들은 불가능하다고 대답했습니다. 마침 그때 강가 군중 속에 ‘빈두마티이’라는 창녀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사람들이 왕의 질문을 되풀이하는 소리를 듣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파아탈리풋타에서 몸을 팔아 생계를 꾸려가는 가장 미천한 창녀입니다. 임금께 제가 맹서에 의하여 진실을 실행하는 힘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진실을 실행할 것을 맹서했습니다. 그 순간 대 간지스강은 모든 사람의 눈앞에서 굉장한 소리를 내며 거꾸로 흘러갔습니다. 그 때 왕은 대 간지스강 물이 소용돌이치며 거슬러 흐르는 소음을 듣고 깜작 놀라 경외(敬畏)하는 마음으로 근신들에게 물었습니다. “여봐라, 어떻게 해서 대 간지스강 물이 거꾸로 흐르느냐?”

그리고 왕은 몸소 급히 창녀에게 가서 물었습니다. “네가 진실로 이 간지스강 물을 거꾸로 흐르게 한 것이 사실인가?” “대왕이시여! 그렇습니다.” “어떻게 해서 너에게 그런 힘이 있는가? 아니 너의 말을 들어주는 자는 대체 누구인가? 하찮은 네가 무슨 힘으로 이 간지스강 물을 거꾸로 흐르게 할 수 있단 말인가?” “대왕이시여! 저는 진실의 힘에 의하여 이 간지스 강물을 거꾸로 흐르게 하였습니다.”

“어떻게 너에게 진실의 힘이 있을 수 있는가! 너야말로 부도덕한 자요, 타락한 자요, 불성실한 자요, 방탕자요, 죄 많은 자요, 방종자요, 범법자요, 눈먼 바보들로부터 돈을 갈취해서 살아가는 자가 아닌가?” “대왕이시여!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저는 바로 그러한 족속입니다. 그러나 제게는 진실을 실행하는 힘이 있어 제가 하려고 하면, 진실의 실행력에 의하여 신(神)과 인간 세계를 변전(變轉)시킬 수 있습니다.”

왕은 또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너에게서 진실을 실행하는 힘이란 무엇인가? 그것을 나에게 들려 달라.” “대왕이시여! 저는 귀족이든 바라문이든 평민이든, 노예든, 저에게 돈을 주는 사람에게는 그들을 평등하게 대합니다. 귀족이라 해서 존경한다거나, 노예라 해서 경멸한다거나 하는 일이 없습니다. 저는 친애(親愛)와 혐오(嫌惡)를 떠나 저의 몸을 사는 사람에게는 평등하게 봉사합니다. 대왕이시여! 이것이 제가 진실을 실행하는 근거이며, 그 힘에 의하여 저는 대 간지스강 물을 거슬러 흐르게 하였습니다.”

어떻습니까? 진실의 힘이란 친애와 혐오를 떠나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대하는데서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에겐 빈부귀천(貧富貴賤)도 없습니다. 원근친소(遠近親疎)도 없습니다. 분별심도 없습니다. 오직 우리의 마음엔 허공처럼 텅 빈 마음만 있을 뿐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마음이 허공처럼 되었을 때 대 간지스강도 역류시킬 진실의 힘이 생기는 것입니다.

여의보주(如意寶珠)가 따로 없습니다. 마음에 욕심을 떼고,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일을 자유자재로 하고 보면, 그것이 곧 여의보주인 것입니다. 그리고 천진(天眞)하여 사(邪)없는 마음이 곧 천심(天心)이요, 천심으로 하는 심판이 곧 하늘의 심판입니다.

거짓은 여지없이 무너집니다. 그러나 진실은 천지도 없앨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을 천심으로 판정해 보아 허공처럼 텅 비게 만들면 무엇이나 원하면 원하는 대로 이룰 수 있는 진실의 힘이 생기지 않을 까요!

단기 4350년, 불기 2561년, 서기 2017년, 원기 102년 5월 29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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