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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문화담론] 일과 삶을 통합하는 ‘하비 프러너’

이인권 논설위원장 기자 leeingweon@hanmail.net 입력 2019/10/01 14:55 수정 2019.10.02 09:53
이인권 문화경영컨설턴트
이인권 본지 논설위원장/문화경영컨설턴트

요즘 ‘하비 프러너’(hobby-preneur)란 새로운 분야가 뜨고 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취미를 전문적인 일로 기획하여 사업으로 발전시켜나가는 사람을 일컫는다. 말하자면 단순한 취미로 활동하던 분야를 시대의 흐름에 맞춰 블루오션의 영역으로 개척해 가는 것이다.

이제는 취미가 직업이 되는 시대다.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버는 일석이조의 창업이다. 지금 이렇게 창의적인 도전이 가능하게 된 것은 잘 구축된 온라인 인프라의 덕택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누구보다도 당연히 디지털 세대들이 얼마든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다양한 소재의 취미를 바탕으로 자신이 열정을 쏟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가는 하비 프러너들을 보면서 이제는 직업의 개념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취미 생활 속에서 창업의 아이디어를 얻어 인생을 즐기는 ‘일과 삶의 통합’(Work and Life Integration)인 셈이다.

한 마디로 하비 프러너들은 자신들이 즐기는 것이나, 하고 싶은 것에 열정을 쏟는다. 그속에서 자신이나 활동의 참여자들과 행복감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것은 밀레니얼 젊은 세대들이 추구하는 새로운 삶의 한 양식이 되고 있다.

지금처럼 직장에서의 일과 개인의 삶을 구분해 이 두 가지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벨과는 다른 차원이다. 일상의 생활에 취미가 일로 스며들다보니 언제나 활력이 넘치고 의욕이 솟게 돼 삶의 가치를 새롭게 느끼게 된다.

이들을 보노라면 최고의 신화학자인 조셉 캠벨이 떠오른다. 그는 인생을 가치 있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의 희열을 따르라”(Follow your bliss)고 했다. 그러면 자신은 알지 못하지만 내게 올 수밖에 없는 기회의 문이 열리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여 자신의 기쁨을 따라 가면 새로운 삶을 펼쳐갈 수 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은 각자가 남의 뒤를 따라가지 않고 주도적으로 자신의 할 일을 찾아 ‘영웅의 여정’(Hero's Journey)을 시작하라는 것이다.

자신에게 큰 행복감을 가져다주는 하고 싶은 일로 인생의 진로를 선택한다면 그에 합당한 생활의 방편은 저절로 마련될 수 있다. 캠벨의 말대로 자신만의 덕력을 쌓아 그에 몰입해 열정을 쏟는다면 인생은 아름다울 것이다. 그리고 뒷날 인생을 회상할 때 충족감에 넘치게 될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레드오션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쉼 없이 쳇바퀴를 돌리며 나 자신의 가치 보다 모두가 좇는 획일화된 목표를 추구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행복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인생의 의미와 목적을 내면의 성취감과 충만감에 두지 않고 외형적 세상 정욕(情欲)에 두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은 삶의 의미와 동기이며 인간 존재의 완전한 목적이자 목표’라고 했다.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다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하고 싶은 일보다도 생활을 영위하거나 사회적 목표 달성을 위해 해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에 얽매이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일의 보람이나 삶의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슴으로는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머리로는 지금 할 수밖에 없는 일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며 갈등을 빚는다. 이런 환경 속에서 세월을 보내다보면 언젠가는 인생을 돌이켜 봤을 때 보람과 의미를 찾을 수 없게 된다. 오히려 공허함과 소진감만 밀려오게 되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래서 취미가 직업이 되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하비 프러너들의 세계가 새롭게 느껴진다. 그들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된다면 인생의 추억은 무지개처럼 아름다울 것이다. ‘덕업일치’-자신이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을 일컫는 신개념, 곧 그것이 바로 하비 프러너 정신(hobby-preneurship)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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