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전남=이병석 기자] 전국 지방의료원 중 유일하게 시립으로 운영되고 있는 목포시의료원을 도립의료원으로 전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시 의료원은 지난 2006년 ‘목포시의료원’으로 간판을 바꿔 단 이후 각종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된데 이어 지난 2015년에는 개원 이래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서는 등 전남 서남권 지역거점 공공보건의료기관으로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목포시의료원 리모델링과 재활요양병동 건립을 위해 국비를 유치하는 등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당시 목포시의회 의원이자 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부비서실장으로 재직중인 조요한 비서실장 과 지금은 고인이 된 박흠주 부장 두분의 노력이 절실했다.
지난 2006년 당시 목포시 의회 조요한 의원은 시의료원이 적자에 허덕이는 것을 지켜보며 서남권에 노인 인구가 많다는 점에 착안 의료원측에 노인전문병원 신축을 제안하면서 재활요양병동 건립의 단초를 제공했다.
당시 조요한 의원은 필요한 조사를 마친 후 조성평 목포시 기획국장, 고박흠주 시의료원 관리부장과 함께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을 직접 찾아가 노인 전문병원 건립 계획서 등을 내놓고 목포의료원의 현주소와 앞으로 거점 공공기관으로서 거듭나야 한다고 설득, 국비 지원을 약속 받았다.
이에따라 재활요양병동은 112억7000만원을 투입 지난 2009년 5월 착공해 지난 2011년 1월에 준공됐다.
더불어 만성 적자에 허덕이던 의료원은 지난 2007년 제8대 최태옥 원장이 취임하면서부터 급변했다.
최 원장은 의료인으로 신망이 두터운데다 리더십과 포옹력까지 겸비해 노조와도 상생관계를 유지해 왔다. 8대부터 내리 12대까지 5대째 원장을 맡고 있는 최 원장의 임기 만료가 4개월 뒤로 다가오면서 변곡점을 맞게 됐다.
최근에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시의회와 지역 언론 등 외풍을 막고 궂은일을 도맡아 처리해온 박 모 관리부장이 유고로 공석이 됐지만, 이 자리를 대신할 적합한 인물이 없다는 게 의료원 안팎의 중론이다.
게다가 최 원장이 의료원을 떠나면 당장 의사 수급에 차질이 생기는 게 더 큰 문제다. 의료원 수입에 있어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정형외과 과장 등 2~3명의 의사들이 의료원을 떠나 개인병원을 개업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목포시 의료원은 의사가 17명(정원 20명), 간호직렬 95명(109명) 직원 226명(정원 216명)이다. (2018년 경영공시 기준)
목포시와 규모가 유사한 남원시의료원의 경우 의사가 42명(31명), 간호직렬 113명(141명) 직원 295명(329명)으로, 차이가 크다. 인력뿐만 아니라 의료장비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그 원인은 단순하면서도 극명하다. 남원시의료원은 전라북도가 운영하는 ‘도립의료원’이기 때문이다.
지역 의료인들의 말을 종합하면 ‘우수 의료인력 확보’가 의료기관의 성패를 좌우하며,우수 인력이 확보돼야 환자들이 많아지고 더불어 병원 수입도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우수 인력을 영입하려면 최소 월 1500만원선을 맞춰줘야 하지만 재정이 열악해 엄두를 못낸다. 우수 인력 확보가 안 되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도립전환의 당위성이다.
이처럼 원장 퇴임과 관리부장 부재에 우수인력 유출 등 3대 악재가 겹치면서 시 의료원이 또 다시 위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시의회와 의료원 안팎에서 이번 기회에 목포시의료원을 도립으로 기능 전환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장복성 목포시의회의원(기획복지위원회)은 “의료공급은 단순히 비용의 문제가 아니다. 전남 서남권 6개 시·군을 담당하는 거점병원인 만큼 전남도의회가 보건복지환경위원회 우선 정책과제로 삼아 도립으로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원 적정 운영인력, 적정 운영원가, 도립 장단점 비교, 운영주체별 공공성·목적달성·전문성 등 운영 효율성, 지역경제·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따져보는 ‘목포시의료원 도립 전환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여기에 서남권 6개 시·군을 담당하는 거점병원으로써 연관 있는 도의원만 15명이나 되고, 전경선 도의원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환경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어, 지금이 최적기라는 분위기도 가세했다.
이와 관련 전경선 보건복지환경위원장은 “타당성 조사용역 실시를 위해 내년도 예산에 용역비 1억원(예정)이 반영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 목포시 안팎에서 남원시의료원은 관리부·간호부·진료부 외에 별도의 경영지원실을 운영하고 있어 시 의료원도 ‘경영전략 본부장, 또는 실장’ 체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새로운 경영 마인드를 도입하지 않고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그 배경에 깔려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목포시 공무원(6급)이 파견됐으나 시의회 요구로 올해 초부터 중단된 공무원을 다시 파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의료원 노조에서는 만일 시가 다시 공무원을 파견한다면 관리부장의 부재를 대신할 수 있게 직급을 격상에 사무관(5급)을 파견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립 중앙의료원 2018 운영평가에서 시 의료원은 병원별 특화서비스와 일반진료서비스 부문이 취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래환자의 경우 ‘병원 내 대기시간’이 점진 개선분야로, 입원환자는 ‘의사 진료서비스’가 중점 개선분야로 나타났다. 또 이사 8명 중 지역주민을 대표하는 이사가 없다는 지적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