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이주민이 1만1천 명이고, 탈북민은 거의 3만 명 선에 이른다고 합니다. 오는 11월이면 한국에 정착한 탈북 민들이 3만 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아직도 적지 않은 탈북 민들은 남한 사회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탈북 민들은 전반적으로 북한보다 남한에서의 삶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한국사회에서는 하층민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한국 사회 융화’ 문제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부 탈북 민들은 자신들이 중국동포보다 한국에서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며 “탈북 민을 우리의 일부로 인식하도록 하는 정부의 노력과 이에 맞는 탈북 정책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3만 명에 달하는 탈북 민들은 통일 한국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시험대지만 현재는 탈북 민들이 우리 사회의 일부라는 인식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후보시절 전국 3만여 명의 탈북 민 처우 개선을 위해 다음과 같은 약속을 받아냈다고 합니다.
1. 탈북 민 출신 한 부모 가정 복지 지원/ 2. 중국에서 태어난 탈북 자녀도 동일한 지원/ 3. 남북하나재단을 탈북 민 중심으로 개혁/ 4. 탈북 민 지원 정책을 현재 통일부에서 행자부로 이관/ 5. 탈북 민 석박사로 구성한 '한반도평화통일연구원' 설립/ 6. 탈북정착지원촌의 시민 운영 등이라고 합니다.
탈북민의 정착은 통일 이후의 직면하게 될 문제를 대비하는 시험장입니다. 현재는 탈북자가 늘어난 만큼이나 탈북민이 정착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사회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렇다면 탈북민의 남한 정착을 위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무엇일까요?
첫째, 북한 가족부양입니다.
탈북민은 북한에 있는 가족도 부양해야 합니다. 한번 송금액은 평균 2천 달러라고 하는데 연평균 1. 56회를 보낸다고 합니다. 그리고 탈북민의 64%가 북한 가족에게 송금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보내진 돈이 온전히 북한에 전달되는 것이 아닙니다. 중간에 거간꾼에 의하여 30%의 수수료를 떼이고, 일부는 북한가족에게 50%를 주면서 70%받았다라고 말할 것을 강요한다고 합니다.
둘째, 정체성의 확립입니다.
김병욱 북한개발연구소장에 따르면, 탈북민의 4가지 유형의 정체성이 있다 합니다. 첫째는 고향이 북한인 한국 사람은 북한사람의 정체성을 드러내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이 높은 사람입니다. 둘째는 북한 출신 한국국적자의 경우는 북한출신이어서 차별을 받으며 북한 사람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셋째는 탈 북한 한국 국적 자로서 자신을 북한사람 취급하는 것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사람이지요. 넷째는 탈 국적인 개인주의자로서 국가 정체성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셋째, 일자리 문제입니다.
먼저 우리사회는 아직 탈북 민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취업을 위해서는 탈북민이라는 것을 밝히지 못하고 조선족이라고 말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하네요. 탈북민의 안착이 통일의 첫 걸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현실의 문제이기 때문에 크게 보면 정치적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통일 이후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지금 처하고 있는 문제에 기반 하여 제도적 장치들을 미리 준비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남을 돕는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울산 중부경찰서 이장희 경위가 전하는 아름다운 동행이 있습니다.
「이 경위는 며칠 전 아침 출근길에 한 통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안녕하세요. OO마트 OOO입니다. 북한여성, 그분은 잘 계시는지요? 애 키우기 힘들지 않나요? 애기 기저귀 값 좀 드리고 싶은데 어디로 연락해야 할지 몰라서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지난 3월 초 탈북 민 취업을 위해 함께 면접을 보러간 자리에서 뵈었던 인자하신 여성분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도 배려해 주셔서 취업이 가능했으나 탈북민의 개인사정으로 출근을 하지 못해 너무 미안해하던 상황이었지요.
당시 6개월 된 어린 자녀를 데리고 마트에 면접을 보러 왔던 탈북민이 너무 머릿속에 남아서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겼는데 연락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름도 모르는 탈북 민에 대해 잠시 잠깐 어려운 사정만 듣고, 지금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이 얼마나 훈훈한지 모르겠습니다.
고심하던 끝에 탈북 민을 만나 전달할 수 있도록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후원자는 “그분이 언짢아할 수도 있고 부담을 주기 싫다”며 “계좌번호만 알아주면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입금해 주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결국, 그렇게 탈북민의 동의를 얻어 그분께 계좌번호를 전달하게 되었습니다.
잠시 후 탈북민이 “저의 통장에 50만원이 입금되었습니다. 인연도 없는 저에게 아무런 대가도 없이 생활비를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하루 빨리 우리나라에 정착하여 은혜를 꼭 갚겠습니다.” 그리고 그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해 달라고 몇 번이나 부탁을 해 왔습니다. 누구에게는 작은 돈일지 모르겠지만, 어느 누구도 쉽게 내놓을 수 있는 금액이 아님에도 선뜻 베풀어 주신 것입니다.
송금 후에 남겨준 후원자의 문자는 감동의 의미를 더했습니다. “그분에게 조금이나마 한국이라는 곳이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어떻습니까? 탈북민도 함께 살아가야할 이웃입니다. 우리 혹시라도 가지고 있는 편견이 있다면 내려놓아야 합니다. 통일도 화(和)와 유(柔)로써 해결하면 능히 북한의 강(剛)을 이길 수 있고 촉(觸) 없이 통일을 성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통일의 그날은 이런 아름다운 동행이 자꾸 이어지면 자연 성취되지 않을 런지요!
단기 4350년, 불기 2561년, 서기 2017년, 원기 102년 6월 5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