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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일이 공개한 최순실의 메모..
사회

노승일이 공개한 최순실의 메모

심종완 기자 입력 2017/06/07 09:48
 국정농단 내부고발자 노승일 전 부장은 지난(5일) 박근혜, 최순실 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뉴스프리존= 심종완기자] 구치소에서 넘어져 다쳤다며 출석하지 않은 최순실 씨 법정엔 대신 최순실 씨의 자필 메모가 등장했다.  증인으로 나온 노승일 전 부장은 메모 5장을 제시하며 독일 코어스포츠 설립 과정에서 최 씨의 지시내용이 적혀 있다고 주장했다.  7일 일부 언론사 입수한 메모 촬영본에는 코어스포츠의 설립에 필요한 내용이 흘려 쓴 글씨와 또박또박 적은 글씨 등 두 가지 필체로 적혀있다. 노 전 부장은 이날 통화에서 "삼성그룹과의 승마 지원 용역 계약을 체결한 ‘코어스포츠’의 실소유주가 최씨임을 밝힐 자필 메모"라고 주장했다.

▲ 노승일 전 K스포츠 부장의 다이어리. 최순실씨(회장님으로 표시) 등 관계자의 명단과 연락처가 적혀있다.

그는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깨알 지시 메모'를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다. 그동안 최씨는 검찰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독일에 설립한 ‘코어스포츠’(사실상 페이퍼 컴퍼니)와의 직접 관련성을 부인해 왔다. 노 전 부장은 "메모에 필기체처럼 알아보기 힘들게 적은 게 최씨 글씨고 또박또박 적은 게 내 글씨다. 필적 감정을 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메모 촬영본 속 '흘려쓴 글씨'는 지금까지 공개된 최씨의 필체와 유사하다.

노 씨는 독일 예거호프 승마장 관련 명단은 본인이 적었지만, 회사 등기공증 절차와 직원 구성, 도메인과 사용 언어 등 회사 홈페이지 제작, 코어스포츠 로고 색상까지 최 씨가 모두 직접 적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법인 설립에 도움을 받아보라며 변호사 연락처도 메모해 줬다고 덧붙였다.  다이어리에는 등기와 스태프 구성 등 최순실씨의 깨알 지시가 고스란히 나와있다.

노 전 부장에 따르면 2015년 8월쯤 최씨가 자신에게 ‘메모할 것을 달라’고 해 수첩과 포스트잇을 주자 거기에 메모했다고 한다. 그는 “4장은 최씨가 직접 자필로 작성했고, 1장은 최씨의 지시를 받아 내가 메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공개한 첫 번째 메모에는 최씨 딸 정유라(21)씨가 2015년 독일에서 훈련했다는 ‘예거호프 승마장’과 관련한 관계자들의 명단과 연락처 등이 적혔다. 노 전 부장은 “최씨가 지시해 내가 받아적은 메모”라고 말했다.

노 전 부장은 이후 메모부터는 최씨가 직접 코어스포츠 설립 관련 업무를 구체적으로 지시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두 번째 메모에는 최씨의 등기ㆍ공증ㆍ스태프 구성ㆍ기구 편성표 관련 지시가 적혔고, 세 번째 메모에는 사무실 구성 관련 지시, 네 번째 메모에는 홈페이지 제작 관련 지시가 언급됐다.
▲ 우측 상단에 흘러 쓴 글씨가 최순실씨 필체. 또박또박 쓴 노승일 전 부장의 글씨와 구분이 된다.
다섯 번째 메모에는 최철 전 더블루K 대표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노 전 부장은 “2015년 독일에 가기 전 최씨를 미승빌딩 옆에서 만났다”며 “최씨는 ‘독일에 가면 (코어스포츠) 법인을 설립해야 하는데 이 분(최 전 대표)에게 연락해 도움을 받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검찰 측은 해당 메모에 대해 “삼성에서 직접 지원받은 페이퍼컴퍼니인 코어스포츠의 설립을 최가 주도하고, 노 전 부장 등으로 하여금 코어스포츠를 만들어 삼성에서 금전적 지원을 받았다는 걸 입증하기 위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씨측은 "삼성 뇌물과 관계 없는 메모지로 노씨가 재판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측도 "메모 속 글씨가 실제 최씨의 필체인지 확인해야한다"고 반박했다. 

오후 재판에선 최 씨 측 변호인이 신문하면서 노 전 부장의 이혼 등 사생활이 거론되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방청객들의 소란도 이어지면서 한 때 재판이 중단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노 전 부장 증인신문 내내 평소와 다름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정면을 응시했다. 

litim@na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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