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통신넷=이진용기자] 농심이 특약점에 매출목표를 강제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판매장려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물품을 떠넘기다 공정위 제재를 받았다.
 
농심 특약점은 판매가격이 낮아 판매장려금을 받지 못하면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를 악용한 것이다. 이런 수퍼 갑질에 5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서울에 있는 농심 특약점. 전국에 550여 곳이 있는 이런 특약점들은 대형마트가 생기면서 사실상 마진이 사라졌다. 

제조사인 농심이 출고가를 대형마트와 같게 책정하다보니 특약점은 유통마진을 챙기기가 어렵습니다. 출고가보다 판매가가 낮을 수 밖에 없다.

농심의 유통구조는 특약점을 통해 제품을 소매점에 공급하는 ‘특약점 채널’과 대형마트·편의점·슈퍼마켓 등 소매점에 제품을 직접 공급하는 ‘직거래 채널’로 나뉜다.

판매장려금은 통상 인센티브 성격이지만 농심 특약점의 경우 주요 제품 판매가격이 매입가(농심의 출고가)보다 낮아 판매마진이 마이너스다. 이 때문에 판매장려금이 특약점의 실질적인 수익원 역할을 해왔고 농심은 이런 점을 악용한 것이다. 농심은 2012년 5월 특정 상품(켈로그)의 판매실적이 나쁜 특약점에 대해 장려금을 최고 50%까지 감액하기도 했다

최초 신고 후 공정거래위원회 결정이 있기까지 무려 2년 7개월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신속한 조사와 결과를 내놓지 못하는 바람에 어느 신고인은 농심본사 앞에서 목숨을 건 단신을 진행했어야 했고, 또 다른 신고인은 농심과 거래를 더 이상 할 수 없을 정도로 빚이 쌓여 결국 농심과의 거래가 어쩔 수없이 중단되고야 말았다.

공정위는 다만 법 위반 기간 등을 특정할 수 없고, 강제할당이나 주문량 조작 등 적극적인 수단으로 밀어내기를 한 남양유업 건과는 달리 소극적 법 위반 행위라는 점을 감안해 정액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공정위가 재벌·대기업의 각종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서 엄정한 제재를 가하고, 신속한 개선을 추진하면서 국민 경제 주체들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