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이상윤기자]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뜨거운 바람이 금융권 ‘금리 전쟁’에 불을 붙였다.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은 고객에게 유리한 금리를 주는 상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지난 4월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두달 만에 올해 목표한 여·수신액을 달성하는 등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케이뱅크 수신액은 5200억원, 여신액은 4800억원을 기록해 여·수신액이 1조원을 넘었다. 케이뱅크는 출범 당시 올해 목표를 수신은 5000억원, 여신은 4000억원으로 잡았다. 이달 중 두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창구가 없어 다른 은행에 비해 수신금리는 높고 여신금리는 낮은 게 특징이다. 이에 은행들은 특별금리 이벤트 등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에 견줄 만한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을 겨냥해 이달 31일까지 정기예금 특별금리 이벤트를 시행한다. 예치기간 1년 만기지급식 상품은 연 2.0%, 예치기간 6개월 만기지급식의 경우 연 1.7% 금리를 제공한다. 최저 가입금액은 1000만원이다. 이번 이벤트는 총 한도 3000억원으로 운용돼 한도 소진 시 또는 은행 사정에 따라 조기 종료될 수 있다.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영업점 중 편리한 채널을 통해 이벤트를 이용할 수 있다.
신한은행의 ‘신한 두배 드림 적금’도 인터넷전문은행 상품에 견줄 만하다. 상품은 기본 이자율의 두 배까지 이율을 제공한다. 고객이 목표금액 100만, 300만, 500만원 중 하나를 선택해 매월 정해진 금액을 납입해 꾸준한 저축습관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적금 가입기간 24개월 중 신한은행 입출금 통장으로 매월 10만원 이상의 금액이 12개월 이상 입금되면 기본 이자율의 2배인 연 2.6%를 적용받을 수 있다. 또 이달 31일까지 ‘신한FAN클럽’과 ‘신한 두배 드림 적금’을 동시에 가입하고 신한FAN클럽 애플리케이션에서 응모한 고객 전원에게는 선택한 적금 목표금액에 따라 1000, 3000, 5000 마이신한포인트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이 지난 5월 출시한 스마트폰 전용 적금상품 ‘위비 짠테크 적금’도 높은 금리를 자랑한다. 출시 이후 약 한 달 만에 7800계좌가 만들어질 정도로 시장 반응도 좋다. 위비 짠테크 적금은 위비뱅크 전용 적금상품으로 1년제, 2년제, 3년제 중 선택할 수 있고 월 최대 50만원까지 자유롭게 적립 가능하다. 1년제 기준으로 금리는 최대 연 2.3%이다.
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 특화 은행답게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비대면 전용 거치식 상품인 ‘#All4biz(이하 올포비즈)’ 예금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을 견제한다. 올포비즈 예금은 기업인터넷뱅킹과 모바일 플랫폼 ‘아이원뱅크’에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으로 기업당 1000만원 이상 5억원까지 가입가능하다. 추가 상품가입 및 거래실적 충족 여부에 따라 최대 0.7%포인트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기업은행은 상품 출시를 기념해 이달 말까지 상품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올해 말까지 전자금융 수수료를 면제하고, 추첨을 통해 최대 연 2.0%의 금리도 제공한다.
SC제일은행도 ‘제일EZ통장’과 ‘e-그린세이브예금’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에 비교할 만한 금리를 제공한다. 자유입출금식 통장인 제일EZ통장은 다음달 31일까지 SC제일은행 첫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최대 1.7%의 금리를 제공한다. 스마트폰과 인터넷뱅킹을 통해 가입가능한 비대면전용 상품이다. 1년제 상품인 e-그린세이브예금도 눈에 띈다. 이달 14일까지 진행되는 이 상품은 전체 모집금액에 따라 금리가 결정된다. 14일까지 600억원 이상이 모일 경우 연 2.0%의 금리가 제공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영업시작 3일 만인 지난 6일에 신규 가입자 수 10만329명을 달성했다. 시중은행들의 비대면 계좌 개설 실적(월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수신계좌도 10만개를 넘겼다. 대출건수는 8021건(410억원 규모)을 기록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6일 이후로도 가입자와 계좌 수, 대출건수 모두 늘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면(온라인·모바일) 경쟁’도 속도가 붙었다. 우리은행은 음성인식 인공지능 뱅킹 ‘소리(SORI)’에 이어 모바일 전자입찰에 지문인증을 도입한 ‘지문인증 스마트카드’를 출시했다. 하나은행은 삼성페이 앱으로 현금입출금기(ATM) 입출금 거래 및 계좌 내역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별도의 앱 설치나 회원가입 없이 신용대출과 신용카드 발급을 신청할 수 있는 ‘모바일브랜치’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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