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강원=오상수 기자] 지난 2017년 7월 1일 서울 양양 고속도로가 개통했다. 덕분에 수도권에서 동해안으로 가는 거리도 짧아졌고 동해안 가는 길은 수월해졌다?
수도권과 강원도를 가장 빠르게 잇는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된 지 어느새 (2017년 개통) 3년을넘어섰다.
그러나 ▶ 3년이 지난 영동고속도로 교통량 분산 효과…홍천·인제 44번 국도 상권 붕괴, 여름철 동해안을 찾는 피서객에게 '짜증 길'의 대명사였던 영동고속도로 분산 효과는 나타났다. 동해안 가는 길은 그만큼 한결 수월하고 빨라졌다. 한반도의 동과 서를 최북단 최단 거리로 연결한 이 고속도로는 동해안 시대와 남북 경제협력을 여는 첨병 도로임은 명백하다.
▶ 또한, 물자·인력 유입 효과 '글쎄'…설악권 '획기적 변화' 기대 못 미쳐, 그러나 설악권 관광객 연간 1천만 명 시대와 수도권 물자·인력이 대거 유입해 획기적 변화가 올 것이라는 당초 기대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상권은 무너저 우려했던 대로 노선이 스쳐 지나가는 홍천군과 인제군은 방문객이 줄어 울상을 짓는 등 지역 간 희비는 풀어야 할 과제다.
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지난 5월 말까지 서울∼양양고속도로 전체 교통량(입·출구 기준)은 7천513만여 대다. 하루 평균 20만5천855만 대의 차량이 이용한 셈이다.
또한, 지난해 6월 30일 동홍천∼양양 구간이 신규 개통하기 전 서울∼춘천 구간의 하루 평균 교통량이 19만5천713대인 점을 고려하면 개통 후 교통량은 5%가량 증가했다.
이렇게 본다면, 같은 기간 영동고속도로 하루 평균 교통량은 21만2천878대로, 동홍천∼양양 구간의 개통 전 23만3천693대보다 9%가량 감소했다.
무엇보다도 개통 전 기대했던 교통량 분산 효과가 현실로 나타나 동해안 가는 길이 한결 수월해진 셈이다.
반면, 2017년 6월 30일 개통한 동홍천∼양양 구간의 교통량은 얼마나 될까. 7월부터 지난 5월 말까지 이 구간의 교통량은 575만8천552대로, 하루평균 1만5천777대다.
고속도로 개통으로 지역 경제는 개통 전 기대했던 하루평균 2만5천 대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특히 월별 교통량은 개통 직후인 지난해 8월 77만84대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같은 해 9월 52만9천대, 10월 72만9천118대였다가 겨울철에는 37만∼42만여 대로 감소했다.
이런 현상은 여름철이나 행락철을 제외한 기간에는 동홍천∼양양 구간을 통한 관광객 유입 효과가 미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동해안 관광지로 가는 여름·가을 행락차량의 분산이라는 제한적 역할에 머무는 셈이다. 고속도로 개통의 효과 서울∼양양고속도로 완전 개통으로 설악권 등 강원 북부지역에 관광객을 사계절 내내 대거 유입시키는 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은 다소 빗나간 셈이다.
심각해진 홍천·인제 44번 국도 상권 붕괴 vs 속초·양양 '경기 활성화'
26일 홍천간 구도로를 중심으로 가보니, 서울∼양양고속도로 완전 개통은 동해안 특히 설악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첫번째 수도권과의 접근성 향상에 따른 관광객 유입 증가는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줬다.
평소에도 관광객으로 붐볐던 속초관광수산시장은 서울∼양양고속도로 완전 개통 이후에는 찾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 주말이나 휴일에는 주변 도로가 마비될 정도의 교통체증이 반복되고 있다.
화양강 랜드와 청정조작공원 휴게소 속초해수욕장과 청호동 아바이마을, 설악산 국립공원을 찾는 관광객들도 증가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전반적인 반응이다.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양양 낙산지구는 완전 개통 이후 눈에 띄는 변화를 겪고 있다.
길에 핀 잡초풀은 찾는 사람들이 적어 한산하기만 했던 숙박업소와 음식점들은 늘어난 손님들로 고속도로 개통을 실감하고 있다.
우려했던 모습은 접근금지 간판이 즐비 했으며 고속도로 개통으로 수도권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의료와 쇼핑 등은 큰 타격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아직도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직격탄을 맞은 홍천과 인제는 개통 1년여가 지나도록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인제군 신남면 어론리 홍천의 경계를 지나면 눈에 띄는 곳이 청정 조각공원이다. 각종 장승과 희귀한 조각 들이 많지만 그 중에 남근형상의 조각들이 많은 곳으로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지만 이곳 조차도 손님을 맞한지도 오래라고 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동해안으로 향하는 또 다른 길인 홍천∼인제 경유 44번 국도 주변 상권은 서울∼양양고속도로 완전 개통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개통 전 주말마다 행락차량으로 꽉꽉 들어차던 홍천 화양강 휴게소와 두촌휴게소 주차장은 텅텅 빈 지 오래다.
산의 절경을 이루었던 한계령, 미시령 관통 도로의 하루 평균 통행량은 6천517대로 서울∼양양고속도로 완전 개통 전보다 60% 이상이 급감했다. 이로 인해 인제 북면 용대리 등 44번 국도 주변 상권은 사실상 붕괴했다.
한편, 강원연구원 관계자는 "개통한 고속도로와 연계한 도로망의 확충이 뒷받침되지 않다 보니 내륙 지자체와 기존 국도변 상권의 피해가 장기화하고 있다"며 "개통 효과를 누린 지자체도 당일치기 여행객보다는 체류형 관광객 유입을 위해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