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현태기자]문재인 정부 인사 문제로 여야 관계가 꼬이면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도 한 달 가깝게 표류하고 있다.문재인 정부 1기 내각 인선이 완료됐지만, 김이수(64ㆍ사법연수원 9기)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은 감감무소식이다. 국회는 지난달 8일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마쳤지만, 헌재소장 임명을 위해 필요한 국회 본회의 표결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른바 ‘김이수 실종사건’
청와대가 4일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까지 지명한 가운데 “국회 표결이 필요한 헌재소장은 나 몰라라 내팽개쳐놓고, 동의 없이도 가능한 장관들 임명만 잇따라 강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이른바 ‘김이수 실종사건’으로 명명됐다. 하지만 여야가 장관 후보자 인사 문제와 추가경정예산처리 등 다른 현안 논의에 집중하면서 김 후보자 인준 문제는 뒷전으로 밀린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5일 “7월 임시국회 내에 김 후보자 인준 문제를 처리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현재 여야 상황을 보면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더구나 통합진보당 해산 반대 결정 등을 이유로 인준에 강한 반대 입장을 보여왔던 자유한국당에 보수색이 짙은 홍준표 대표가 취임하면서 여야 합의 처리는 더욱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19일 청와대 기자실에서 김 후보자 지명 사실을 직접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당시 “박한철 전 소장의 임기가 만료된 후 넉 달 가량 헌재소장이 공석으로 있었다”며 “대행체제가 너무 장기화하는 데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커서 우선적으로 지명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선 배경에 대해선 “헌법수호와 인권 보호 의지가 확고할 뿐만 아니라 그동안 공권력 견제나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소수의견을 지속해서 내는 등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왔고, 또 그런 다양한 목소리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여야 간 정쟁 속에 헌재소장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비판도 적지 않게 제기된다. 김 후보자 인준 문제는 7월 임시국회 처리가 물 건너 갈 경우 9월 정기국회 때까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지난 1월 박한철 전 헌재소장 퇴임 이후 8개월 넘게 수장 공백 상태가 이어지는 것이다. 헌재 헌법연구관을 지낸 노희범 변호사는 “헌재소장 공석 사태가 길어질수록 재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공석 사태를 조속히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헌재소장의 중립성 보장 등을 위해서라도 임명 절차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최근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가 재판관 9인의 호선(互選)으로 헌재소장을 선임하는 내용의 개헌안 초안을 마련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김 후보자는 전북 고창 출신으로 특허법원장과 사법연수원장 등을 거쳐 2012년 9월 20일 국회 추천 몫으로 헌법재판관에 임명돼 잔여 임기는 2018년 9월 19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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