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심종완기자]변호인과 상의 없이 돌연 재판에 출석해 특검과 변호인단 사이에 때 아닌 '증언 회유' 공방을 촉발한 정유라(21) 씨가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예측불가능한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순실(61)씨 딸 정유라(21)씨가 변호인단의 만류를 뿌리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모친을 궁지에 몰아넣는 증언을 쏟아내 관심이 쏠린다. 정씨는 재판 출석 이후 변호인단과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14일 정 씨 변호인단의 말을 종합하면, 정 씨는 지난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후 변호인단과 연락이 두절됐다. 이와 관련 정씨의 변호인단은 특검 측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정씨를 회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씨는 이 부회장 재판이 있었던 12일 오전 2시 6분 거처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에서 나와 특검 측이 제공한 승용차를 타고 시내 모처로 이동했다. 이 과정은 건물 폐쇄회로(CC)TV 영상에 그대로 담겼다.
특히 정 씨가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서 증언한 내용 중에는 모친인 최순실 씨의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도 있어 변호인단은 곤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변호인 측은 “야반도주하듯 이동해 연락조차 안 되는 건 옛날 왕조 시대, 원시 시대에나 있을법한 보쌈 증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검 측은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마음을 굳힌 정씨의 요청에 따라 출석에 도움을 줬을 뿐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특검은 “회유, 협박이 있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이 점은 정유라 본인이 직접 확인해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정씨의 입장은 변호인단이 아닌 특검이 내놓고 있는 상황. 최순실씨는 딸의 돌출 행동에 격분하며 연을 끊겠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전해진다. 변호인인 오태희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우리는 최순실 씨 변호인 입장에서 딸을 변호해준 것인데 그 딸이 엄마의 뜻과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고 우리는 그 증언을 탄핵해야 할 입장"이라며 "그래서 변호를 계속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내부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인 오태희 변호사는 정씨의 행동을 두고 “장시호보다 더한 살모사(어머니를 잡아먹는 뱀) 같은 행동”이라면서 사임계까지 염두하고 있다고 했지만 변호인단은 일단 경위부터 알아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정씨의 아버지인 정윤회씨를 포함한 주변인들에게 접촉을 하고 있지만 정작 정씨와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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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씨 역시 돌발 행동에 허탈해하면서도 딸이 앞으로 맞이할 상황에 대한 걱정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장시호씨는 제2의 태블릿PC를 제공하는 등 특검 조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면서 ‘특검 도우미’로 활약했다. 이에 특검과 검찰은 재판 중 장씨의 구속 기간이 만료됐음에도 구속영장을 재청구하지 않고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일각에선 정씨가 사촌 언니 장시호씨처럼 검찰에 협조한 뒤 향후 기소와 재판 구형 등에서 선처를 받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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