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통화전쟁 중
한국도 통화전쟁 가세, 연초 우즈벡 시작으로 中 등 줄줄이 금리인하
수출 경쟁력 약화 초래 저유가로 소비 회복돼야
12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대로 전격 인하하면서 한국은 타의적으로 통화전쟁에 동참하게 됐다.
세계 경기 침체 장기화로 글로벌 통화전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가하락 효과가 나타나고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시화되면 해소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한은은 연초부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받아왔다.
[연합통신넷= 이진용기자] 시작은 우즈베키스탄이었다. 지난 1월 1일 우즈베키스탄은 기준금리를 9%로 1%포인트 낮췄다. 이어 지난 1월 22일 유럽중앙은행(ECB)은 총 11조유로 규모의 양적완화 계획을 발표했고 지난달에는 호주, 중국, 스웨덴, 인도네시아, 보츠와나, 이스라엘이 금리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호주가 지난달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2.5%에서 2.25%로 인하했고, 중국 인민은행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각각 2.5%, 5.35%로 0.25%포인트 두 차례에 걸쳐 내렸다.
실제 올해 들어 금리를 인하한 국가만 18곳에 이른다.
이처럼 주변국들의 경쟁적 금리인하는 원화강세를 부르며 우리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악화를 불렀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각국 간 물가변동을 감안한 지난 1월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114.41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8년 2월(118.79) 이후 7년 만의 최고치다. 실질실효환율이 114.41이라는 건 기준연도인 2010년(100) 대비 원화가치가 14.41% 절상됐다는 의미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통화정책을 벗어나서 보면 다른 주요통화가치가 절하되면서 우리나라의 실효 통화가치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며 "여기에 올해 경상수지 1000억달러가 나면 원화의 나홀로 강세가 지금은 아니더라도 위험은 있다"고 지적했다.
타의적 통화전쟁은 유가와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가하락의 효과가 소비증대로 나타나면 디플레이션 우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금리인상을 기점으로 경쟁적으로 이뤄지는 각국의 양적완화나 기준금리 인하 흐름이 멈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각국의 기준금리 인하 및 양적완화 흐름은 길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배 책임연구원은 "올해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이번으로 끝일 것"이라며 "유가하락 효과 등이 나타나면서 금리인하 사이클이 끝났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윤영교 IBK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6~9월 사이에 (금리를)인상한다고 본다"며 "환율전쟁 가능성은 없다. 조건이 되려면 미국의 금리인상 시 자국 통화를 (가치)절하할 때 가능한데, 달러가 추가 절하(가치 하락)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