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오브 뮤직' 탄생 50주년...작품이 남긴 의미 있는 기록들
[연합통신넷= 디지털뉴스팀]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 올해 3월로 개봉 5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2월 진행된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축하 공연을 통해 이를 기념할 만큼 <사운드 오브 뮤직>은 그만한 가치를 남긴 걸작 중 하나였다. (제38회 아카데미상 작품/감독상 등 주요 5개 부문 수상)
견습 수녀 마리아의 좌충우돌 가정교사 생활과 독일 나치의 탄입을 피해 스위스로 탈출하는 오스트리아 폰트랩 대령 일가족의 이야기가 유쾌하게 어울어진 이 영화는 아직도 많은 영화팬들이 추억의 명작으로 거론할 만큼 국내에서도 적잖은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탄생 50주년을 맞아 <사운드 오브 뮤직>가 남긴 위대한 업적과 발자취를 되짚어 보자.
◆ 1959년 브로드웨이 초연 뮤지컬을 영화화
우선 <사운드 오브 뮤직>은 <남태평양> <왕과 나>등을 만든 리처드 로저스 그리고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 콤비의 동명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1959년 11월 첫 선을 보임과 동시에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했고 출연진들의 노래를 담은 오리지널 캐스트 음반 역시 이듬해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무려 16주간 1위를 차지하는 인기를 누렸다.
당연히 할리우드 영화계가 이만한 작품을 그냥 놔둘리 만무했으니 치열한 판권 경쟁 끝에 20세기 폭스가 거액을 들여 구입, 영화화에 돌입하게 된다.
◆ 줄리 앤드류스 발탁, 신의 한수가 되다
당초 제작사 측에서 주인공 마리아 역으로 고려했던 배우는 후일 모나코 왕비가 되는 그레이스 켈리 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당시 한창 촬영이 진행되던 또다른 뮤지컬 영화 <메리 포핀스>(1964)의 일부 영상을 미리 보게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로버트 와이즈 감독에 의해 줄리 앤드류스가 당당히 주연으로 발탁되었다.
21살 어린 나이에 주연을 맡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1956년)로 이듬해 토니상 뮤지컬 부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그녀는 이후 <카멜롯>(1960년)으로 또 한번 여우주연상 후보에 지명, 탄탄한 무대 경력을 쌓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 출연 경력은 전무한 탓에 그녀는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마이 페어 레이디>의 극장판 주인공 자리를 톱스타 오드리 헵번에게 내줄 만큼 흥행 가능성에선 여전히 물음표가 붙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줄리 앤드류스의 첫 주연작 <메리 포핀스>는 개봉과 함께 폭발적인 흥행에 성공했고 (당시 북미 3100만달러 수입) 이러한 기세를 모아 이듬해 <사운드 오브 뮤직>은 당시 1억1460만달러 수입을 기록했다.
결국 그녀의 발탁은 신의 한 수가 된 셈이었다.
◆ 크리스토퍼 플러머의 과감한 캐스팅
줄리 앤드류스와 마찬가지로 당시 영화 경력이 거의 없었던 크리스토퍼 플러머 역시 애초에 고려되던 주연 배우는 아니었다. <왕과 나> 율 브리너, <007>의 숀 코네리 등 당시 인기 절정의 남자 배우들이 언급되었지만 와이즈 감독이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열연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과감히 캐스팅을 결정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흥행 성공으로 인해 플러머는 이후 성공적으로 할리우드에 안착했고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비기너스>(2012년)의 열연으로 최고령 아카데미상 수상(당시 82세, 남우조연상)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할 만큼 왕성한 활동을 지금까지 펼치고 있다.
◆ 스테디셀러가 된 사운드트랙
<사운드 오브 뮤직> 사운드트랙은 극 중 삽입된 빼어난 노래들로 인해 영화 못잖게 큰 인기를 얻어왔다. 음반이 발매된 1965년은 록그룹 비틀즈의 인기가 하늘을 치솟던 시기였지만 오히려 그들의 고향인 영국에선 1965~66년,68년 등 총 3년간 그해의 최다 판매 음반으로 이 OST가 선정될 만큼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미국에선 1965년 11월 빌보드 앨범 차트 2주간 정상 차지)
또한 동명의 타이틀 곡을 비롯해 '도레미 송','식스틴 고잉 온 세븐틴', '에델바이스', '소 롱 페어웰' 등의 삽입곡들은 합창곡은 물론 음악 교과서에도 수록될 만큼 우리에게도 보편적인 노래가 된지 오래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지금도 사랑받는 작품 답게 40주년, 45주년 기념반 형식으로 여러차례 재발매가 이뤄질 만큼 꾸준한 판매고를 기록중이다.
지난 2005년 발매된 40주년 음반은 2디스크로 구성, 다채로운 미공개 트랙을 수록했고 2010년 45주년판에는 TV뮤지컬 <글리>의 여주인공 레아 미셸이 부른 '마이 페이보릿 씽'이 보너스 트랙으로 담겨져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발매된 50주년 기념판에는 이전 판본에선 공개되지 않았던 곡, 사진 등이 추가 수록되어 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리메이크
뮤지컬 무대에선 지금도 꾸준히 공연되는 인기 레파토리 중 하나지만 막상 영화로는 이 작품을 선뜻 리메이크하겠다고 나선 제작사들이 아직 없는 상태다. 하지만 지난 2013년 12월 미국 NBC 방송국은 용감하게도 연말 특집쇼 <사운드 오브 뮤직 라이브!>를 제작, 방영했다.
TV스튜디오를 활용한 뮤지컬 라이브 공연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인기 팝스타 캐리 언더우드를 마리아 역에 기용했고 주요 배역들을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왕성히 활동중인 현역 뮤지컬 배우들로 채워 만들어졌다.
비록 비평가들의 평가는 엇갈렸지만 방영 당시 1800만 뷰어라는 기록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미국 안방극장에서 큰 반향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NBC 측에선 지난해 <피터팬 라이브!>를 선보였고 올해엔 <뮤직 맨 라이브!>라는 작품을 방영할 예정이다.
◆ 각종 흥행 신기록 수립
<사운드 오브 뮤직>은 개봉과 동시에 당시 영화 흥행 기록을 가볍게 갈아치웠다. 이듬해인 1966년 집계에 따르면 그때까지 최고 인기작이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을 제치고 역대 세계 흥행 1위의 자리에 올라섰다.
그 무렵 <클레오파트라>(1963)의 흥행 실패로 인해 파산 위기에 놓였던 20세기 폭스는 이 영화의 성공에 힘입어 회사를 재건할 수 있었다.
비록 이 기록은 수년 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연이은 재개봉으로 인해 다시 깨지게 되었지만 현재 역대 5위(수입 23억달러 이상)에 오를 만큼 여전히 인기 영화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아직도 이만한 성적을 거둔 뮤지컬 영화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