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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58회

한애자 기자 haj2010@hanmail.net 입력 2017/08/01 13:31 수정 2017.08.01 15:56

〖모델하우스〗제58회

방문

학교 지킴이는 아찔했다. 급히 여자 아이를 데리고 보건실로 갔다. 난희는 정신을 잃고 빈혈로 쓰러졌다. 난희가 깨어나자 곁에는 교장선생님과 담임선생님 보건교사가 지켜보고 있었다.
“왜 자살을 하려고 했지? 누가 폭력으로 괴롭혔니?”
난희는 급식을 받아먹으려 할 때 자신의 식판에 침을 뱉어 먹지 못하게 한 성숙이와 규영이가 떠올랐다. 

그러나 그 이름을 대면 또 초죽음 당할지 모르므로 겁이 덜컥 났다. 분명 학교 뒷산으로 데리고 가 머리채를 잡고 발길로 걷어차고 죽도록 맞을 것이 눈에 뵈듯 뻔하기 때문이다.
“선생님, 무… 무서워요, 무서워요!”
“제발 아무도 모르게 할 테니 이름을 대라니까! 그래야 다른 학생도 당하지 않도록 할 수 있잖아!”
담임인 한상선은 난희가 입을 다물고 있어 매우 난처했다. 이때 교장과 교감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 선생, 이것 설마 했더니 우리 학교도 학교폭력 행사와 집단 따돌림이 있는 게 분명하오. 학생부와 진로상담부장 그리고 한 선생은 즉시 교장실로 오시오.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소?”
매우 초췌한 표정으로 교장은 보건실에서 나갔다.
‘이건 분명히 학교폭력, 집단 따돌림의 사건이구나. 설마 했더니 우리 반에서 이런 일이… 왜 여태껏, 난 그것도 몰랐을까…’

▲ 이미지=블로그캡쳐

상선은 아연해 했다. 그는 갑자기 어려울 때마다 도움을 받던 정세원이 떠올랐다. 장애춘에게 좀 잘해주라고 부탁했던 자신의 당부를 그는 성실히 응해 주는 듯해 고마웠다. 그는 즉시 정세원을 찾았다. 정세원에게 난희가 오갈 때 없이 버려진 학생임을 하소연했다.
“따뜻하게 보살펴 줄 부모도 없고 할머니와 생활하다가 할머니마저 지병으로 누워 아주 딱한 처지네. 부모는 일찍 이혼하여 난희를 버리고 각자 제 갈 길로 가버리고 말이야. 이거 자식 버리고 떠나는 부모도 처벌하는 법은 없나? 너무 무관심하고 무책임하고, 일종의 큰 사회범죄 행위야!”
한상선은 정말 열이 받쳐 올랐다.
“우리 학교에 같이 근무하는 민지선 선생님께서 오갈 데 없는 학생들을 돌보는 사회사업을 하고 있소. 바로 남편이 송문학 박사인데….”
“송문학 박사? 유명한 분이잖아?”
“맞네. 그 분이 운영하는 그 모델하우스 센터에 도움을 받도록 내가 한 번 의뢰해 보지!”
“고맙네!”
정세원이 민지선에게 난희를 의뢰해 이곳에 보호와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절망과 좌절 속에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난희는 웃음치료사의 치료접근으로 요즘은 좀 얼굴에 웃는 모습도 보였다.

이때 지선은 난희만 보면 정세원이 떠올랐다.
“이것 얼마 안 되지만 난희의 치료비에 좀 보탰으면 합니다!”
“아아, 아니, 이렇게 큰돈을…?”
“별 말씀을! 너무 약소합니다. 민 선생님께서 그렇게 훌륭한 일을 하시는 데 언제나 마음속으로 성심껏 도와주지 못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가진 자들이 이 일에 열심을 가지고 나서야 하는데 말이죠. 우리나라의 권력가들, 기업인, 높은 지위의 사람들이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자기들만 잘 살고 호화롭고 잘 먹고 잘 살고 이웃이나 사회에 대해선 나 몰라라 하는 의식수준, 정말 부끄럽고 안타깝습니다. 선진 외국인들은 기부문화가 아주 잘되어 있고 재벌들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차원에서 사회와 국가를 위해 함께 꿈을 이루고 있잖습니까! 우리나라는 어느 때나 그런 수준이 될는지요! 정치도 여전히 질이 낮고….”
그는 진정 나라와 민족을 걱정하는 애국자였다. 말없이 송문학 박사의 사업을 그늘에서 돕고 싶다고 했다. 지선은 그의 선량한 인품에 가슴이 뭉클했다.
“그리고…, 민 선생님을 만나고부터 장 선생이 좋은 모습으로 회복되는 것 같아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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