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편완식 기자] BTS는 스스로 메시지가 됐다. 대중들은 열광하고 용기와 위로를 받는다. 어쩌면 종교나 순수예술이 해야할 일을 대신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BTS가 세계 미술작가들과 협업해 글로벌 현대미술 전시프로젝트까지 마련했다. 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미국 뉴욕, 서울 등 5개 도시에서 전시회가 열린다. 미술이라는 영역으로 까지 소통의 방법을 확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커넥트, BTS’는 토마스 사라세노, 앤터니 곰리, 제이컵 스킨슨 등 유명 현대미술 작가 22명이 BTS의 음악적 철학을 현대미술 언어로 구현한 작품을 런던 베를린 부에노스아이레스 뉴욕 서울 5개 도시에서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서울에서는 28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강이연, 영국 작가 앤 베로니카 얀센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BTS의 리더 RM(김남준)은 종종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부산시립미술관,산미술관)을 찾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8년 유엔총회 무대에서도 BTS는 메시지가 됐다. RM은 깔끔한 영어로 “여러분들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무엇이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합니까. 자신의 목소리를 내주세요. 조금씩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 나갑시다" 라고해 세계인의 눈길을 끌었다.
RM은 한때 밤하늘과 별을 바라보는 것을 멈췄고, 꿈꾸는 것을 멈췄다고 고백했다. 대신 다른 사람들이 만드는 시선에 자신을 스스로를 가뒀다고 했다.
”저는 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멈췄고,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도 제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고, 저조차도 제 이름을 부르지 않았습니다. 제 심장은 멈췄고, 제 눈은 감겼습니다.이런 것들이 우리와 다른 사람들에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령이 됐습니다. 이때 음악이 작은 소리로 ‘일어나서 너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음악이 저의 진짜 이름을 부르는 소릴 듣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BTS메시지의 힘은 진실에서 온다. BTS는 기획사가 써준 가사, 전문음악인들이 만들어주는 곡을 부르지 않는다. 스스로 책 읽기 등을 통해 함께 배우고 작업하며 자신들의 고민과 희망을 가사로 녹여냈다. 앨범을 만들 때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 등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실제로 노래 가사에서도 스스로 만들어 낸 것임을 엿볼 수 있다. ‘너의 길을 가라고/단 하루를 살아도/뭐라도 하라고(‘No More Dream’ 중에서),니 꿈을 따라가 Like Breaker/부서진대도 Oh Better/니 꿈을 따라가 Like Breaker/무너진대도 OH 뒤로 달아나지마/NEVER(‘TOMORROW’ 중에서).
이 지점에서 ‘인간이 그리는 무늬’(소나무)의 저자 최진석 철학자의 메시지가 오버랩 된다. 최씨는 ‘지금,자신만의 무늬를 그리고 있습니까’라고 묻는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바람직한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아니면 바라는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여러분은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아니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여러분은 좋은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아니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 최씨는 ‘인문학적 통찰은 자기가 자기로 존재하는 일”이라며 “이념이나 가치관이나 신념을 뚫고 이 세계에서 자기 스스로 우뚝 서는 일”이라고 했다. BTS의 창작과정이 그렇다.
BTS의 요즘 행보를 보면 201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밥 딜런을 떠올려 보게된다.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 그것만이 중요할 뿐”이라고 설파했던 음유시인 밥 딜런은 철학적 통찰과 반전(反戰) 등의 메시지로 사람들의 가슴에 울림이 됐다. 사람은 얼마나 먼 길을 걸어야 비로소 사람이 될 수 있을까/하얀 비둘기는 얼마나 넓은 바다를 날아야 모래 위에서 쉴 수 있을까/얼마나 많은 포탄들이 오가야 그것이 영원히 금지될 수 있을까/친구여, 그 답은 불어오는 바람 속에 있다네/답은 불어오는 바람에 있네.
얼마나 오랜 세월 서있어야 산은 바다로 씻겨갈 수 있을까/얼마나 오랜 시간 존재해야 누군가는 비로소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을까/사람은 언제까지 고개를 돌리고, 못 본 척 할 수 있을까/친구여, 그 답은 불어오는 바람 속에 있다네/답은 불어오는 바람에 있네.
얼마나 자주 하늘을 올려다봐야 사람은 진정 하늘을 볼 수 있을까/얼마나 더 많은 세월을 살아야 그가 진정 타인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될까/얼마나 더 많은 죽음이 있어야 이미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될까/친구여, 그 답은 불어오는 바람 속에 있다네/답은 불어오는 바람에 있네. (바람만이 아는 대답)
밥 딜런,BTS,철학자 최진석의 메시지는 다른 것 같지만 같다. 스스로 바람과 별을 보고 통찰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