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일곱 가지 덕
옛말에 ‘사람이 큰 나무의 덕을 입는 것 같이 사람은 큰사람의 덕을 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훌륭한 사람에게 음으로나 양으로나 덕을 입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지요. 즉, 사람은 큰사람의 혜택을 입어 성공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런데 며칠 전 뉴스에서, 7월 26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이명리 시동마을 공동 우물가에 있던 150년생 향나무를 훔친 일당이 붙잡혔다고 전했습니다. 이 마을 우물가에서 자란 토종 향나무로, 마을 수호신 같은 존재이지요. 도둑들은 수천만 원의 값어치가 탐나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하는데, 그들이 나무의 덕을 알고나 훔쳤는지 모르겠습니다.
흔히 말하기를 상생(相生)은 좋은 것이고 상극(相克)은 좋지 않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오행(五行)의 기능은 한편으로 상생원리를 통해 서로 돕고, 다른 한편으로 상극원리를 통해 서로의 멸실(滅失) 위협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쉬운 예로 물과 불은 상극이라고 합니다. 불에 물을 끼얹으면 불이 꺼지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물과 불이 상극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다릅니다. 물을 끓여먹기 위해서는 불을 이용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물과 불은 상생 및 상극관계이기 때문에 우리 인간에게 유용하게 쓰이는 것이지요.
그 오행(五行)의 상생 · 상극관계를 알아봅니다. 오행은 ‘금목수화토(金木水火土)’를 말합니다. 오행의 상생관계는 ‘수생목(水生木), 목생화(木生火), 화생토(火生土), 토생금(土生金), 금생수(金生水)’이지요. 수생목은 물이 수분을 공급하여 나무의 생장(生長)을 돕는 것입니다.
목생화는 나무가 서로 마찰하여 불을 낳게 하고 불을 잘 타게 한다는 뜻이고, 화생토는 불이 모든 것을 태워 재로 만들어 흙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이릅니다. 그리고 토생금은 토양이 땅속에서 금이 형성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한다는 의미이고, 금생수는 금이 있는 곳에 물이 나고 물 있는 곳에서 금이 난다는 말입니다.
이에 반하여 오행의 상극관계는 ‘수극화(水克火), 화극금(火克金), 금극목(金克木), 목극토(木克土), 토극수(土克水)’이지요. 수극화란 물이 불을 끄니 물이 불을 이긴다는 것이요, 화극금이란 불이 금을 녹이니 불이 금을 이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금극목은 쇠가 나무를 자르니 쇠가 나무를 이긴다는 뜻입니다, 또한 목극토는 나무뿌리가 땅속으로 뻗으니 흙을 이긴다는 것입니다. 또 토극수란 흙으로 된 제방이 물을 막으니 흙이 이긴다는 뜻인 것입니다.
이처럼 상생원리는 조장(助長)기능을 통해 보다 아름답고 조화로운 삶의 여건을 마련해 주며, 상극원리는 억제기능을 통해 위해(危害)와 재앙(災殃)을 막아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나무는 잎과 꽃과 열매로 만물의 번영을 약속하는 생명의 보증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무 그늘은 모든 생령(生靈)에게 음덕(陰德)을 베푼다는 것이지요.
그 뿐만이 아닙니다. 목불택조(木不擇鳥)라 했습니다. 나무는 스스로 새를 불러들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무가 무성하면 자연 새가 날아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인간도 나무의 칠덕(七德)을 갖춘다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인생을 성공으로 이끌지 않을까요?
<목유칠덕(木有七德)>
첫째, 뿌리(根)의 덕
우리가 어떤 비바람에도 꿋꿋이 견뎌낼 수 있는 것은 뿌리의 덕입니다, 가정 국가 사회가 다 마찬 가지이지요. 뿌리 깊은 나무! 우리 세상의 뿌리가 됩시다.
둘째, 줄기(幹)의 덕
재목(材木)을 말합니다. 장차 큰일을 할 만한 능력이 있거나 어떤 직위에 적절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릅니다. 우리 큰 재목이 되어 어느 곳에서나 동량(棟梁)이 되면 어떨까요.
셋째, 꽃(花)의 덕
마음을 잘 다스려 평화로운 사람은 한 송이 꽃이 피듯 침묵하고 있어도 저절로 향기가 납니다. 우리는 많은 사람과 만나고 헤어집니다. 꽃처럼 마음 속 깊이 향기를 남기시지요.
넷째, 열매(果)의 덕
부정이 아닌 정직함과 독선이 아닌 겸손함과 충족이 아닌 자족의 삶이 인생의 열매입니다. 가을의 풍성한 열매를 바라보며 인생의 열매는 어떤 모습인가 성찰해 보시면 어떨까요?
다섯째, 가지(支)의 덕
나무는 가지를 통해서 열매를 맺습니다. 가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풍성한 열매를 맺는 것이지요. 우리 인생의 가지가지에 열매를 풍성하게 맺는 꿈을 키워 가시지요.
여섯쨰, 잎(葉)의 덕
무성한 잎에는 기쁨과 환희가 있습니다. 인생에는 보시(布施)보다 더한 공덕이 없습니다. 태양의 열기를 견디며 생명의 에너지를 만든 저 무성한 잎들의 노고가 바로 공덕입니다.
일곱째, 그늘(陰)의 덕
남에게 알려지지 않은 덕행을 음덕(陰德)이라 합니다. 무상의 공덕은 음덕입니다. 우리 큰 나무에 쿳 새가 날아들듯 모두에게 음덕(陰德)을 베풀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떻습니까? ‘목유칠덕’은 뿌리는 근본을 의미하고, 줄기는 주체를 뜻하며, 아울러 그 근간(根幹)은 정체성(正體性)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지는 정체성의 맥락(脈絡)을 의미하며, 나뭇잎은 그 무성함을 상징하는 것이라 하여 지엽창달(枝葉暢達)이라고 말합니다. 지엽창달의 아름다움은 향내 그윽한 꽃으로 피어나고 그 꽃은 푸짐한 열매를 맺어주면서 스스로 산화(散華) 합니다.
이와 같이 나무의 무성함은 두터운 그늘이 모든 사람들에게 더위를 피해갈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처럼 모든 생령(生靈)에게 음덕을 베풉니다. 덕도 음조(陰助)하는 덕이 더 크고, 죄도 음해(陰害)하는 죄가 더 큽니다, 우리 이 ‘목유칠덕’과 같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면 어떨 까요!
단기 4350년, 불기 2561년, 서기 2017년, 원기 102년 8월 2일
덕 산 김 덕 궝(길호)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