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통신넷= 김현태기자] 4·29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약 5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새정치민주연합 일각에서 야권연대를 고민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원칙 없는 야권연대는 없다’는 명확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의 야권후보 난립, 텃밭 광주의 불안이라는 속사정 때문에 연대 가능성을 조금 열어두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안덕수 의원(인천 서·강화을)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4.29재보궐선거 지역이 네 곳으로 늘어나 선거결과에 따라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안게 될 정치적 부담도 한층 커졌다.
 

특히, 올해는 커다란 정치적 이벤트가 없어서 선거 결과가 남은 한 해의 정국주도권 행사와 직결되고 당내 리더십을 공고화할 수 있는 계기라는 점에서 여야는 건곤일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체와 소속 의원들에 대한 의원직 박탈 결정으로 서울 관악을(이상규), 경기 성남중원(김미희), 광주 서구을(오병윤) 등 3곳이 4.29 재보궐선거지역으로 결정됐지만 여기에 인천 서·강화을(새누리당 안덕수 전 의원)이 추가됐다.
 

◇ 4.29 재보선…야권분열이 최대 변수
 

이로써 4월 재보선지역은 4곳으로 늘어났다. 인천 서·강화을은 새누리당 우세지역이고 나머지 세 곳은 전통적으로 야권 지지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야당 후보들의 승률이 높은 곳이다.

전통적 지역구 지지성향만 놓고 보면 야권의 선전 가능성이 높고 새누리당의 패배 가능성이 높지만, 이미 많은 변수가 생겨 선거전은 야권 불리 쪽에 가까운 것 아니냐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4.29 재보선에서 패배할 경우 여당보다는 야당이 입게 될 충격파가 더 크다는 점이다.
 

벌써부터 초미의 관심지역으로 부상한 광주 서구을은 야권 후보가 사분오열로 분열된데다 호남의 핵인 광주 민심의 흐름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재보선 최대의 빅매치를 예고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지지기반의 중심지역인 광주에서 1승을 거두고 수도권 2개 지역구 가운데 1석을 건져야 그나마 체면치레를 할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2승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광주, 야권단일화시 '새정치'…분열시 '새누리 어부지리'
 

가장 큰 이유는 안마당인 광주서구을지역 출마를 두고 당의 중진인 천정배 전 의원이 이미 탈당을 결행했고 신당인 '국민모임'과의 연대를 모색하며 야당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정배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야권은 새정치연합과 정의당(강은미 전 시의원), 국민모임으로 쪼개지고 경우에 따라 무소속으로 까지 나뉘어져 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줄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정승 식약처장을 광주서구을 출마후보자로 내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새정치연합과 새누리당, 천정배 3자로 선거구도가 짜여지는 것이 가장 부담스럽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13일 "야권후보가 분열될 경우 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줄 우려가 있어 단일화 쪽으로 구도를 잡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2개 지역도 마음을 놓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성남중원은 새누리당 신상진 전 의원, 새정치연합, 국민모임, 무소속 김미희 전 의원 등 최소한 4명의 출마가 확정적이다.

통합진보당이 종북행위로 해산돼 지지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새정치연합은 이 지역의 전통 강자인 신상진 전 의원 대항마를 찾지 못해 공천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18대 총선거에서는 신상진 의원이 3만4,546표(42.96%)로 통합민주당 조성준 후보(2만9,446표,36.61%)를 콘 표차이로 따돌렸고, 19대 총선거에서는 신상진 후보(4만5,408표)가 김미희(4만6,062표)후보에게 654표 차이로 석패했을 정도로 지역기반이 탄탄하다.
 

◇ 새정치의 고민…마땅치 않은 신상진 대항마
 

때문에 새정치연합에서는 이 지역이 분당 인접지역으로 교육문제가 최대 이슈인 점을 감안 '교육개혁' 이미지가 강한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 영입에 공을 들였지만 국민모임으로부터도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교육감의 새정치연합 후보 출마는 물건너간 분위기다.
 

새누리당에서는 일찌감치 신상진씨를 후보로 확정해 표밭갈이에 나섰으며 우세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서울 관악을은 야권지지성향이 강한 지역이지만 이번 재보선에서 야권 후보단일화 여부가 승부를 가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18대 총선에서는 통합민주당 김희철 후보가 46.5%를 득표해 41.53%에 그친 한나라당 김철수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고 19대총선에서는 통합진보당과 새누리당 무소속이 약 1/3씩 표를 나눠 가지며 최다득표한 이상규 후보가 당선된 곳이다.
 

야 성향이 강한 지역이지만 새누리당은 이 지역에 고정표를 3만7,000~3만8,000표 가량 보유하고 있어서 야권이 분열할 경우 언제든 당선권에 드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천 서·강화을지역은 새누리당 성향이 강한 지역이어서 공천 잡음을 최소화하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보낼 경우 여당 수성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분류된다.
 

이같은 지역구 내부사정을 종합해보면 새정치연합은 서울 관악을과 광주서구을 정도에서 승산이 있지만 그 전제조건은 야권이 단일후보를 내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표가 쓸수 있는 단일화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 새정치연합의 고민이자 아킬레스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