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부산=김하경기자]마필관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렛츠런파크) 소속 마필관리사 13년차 이모(36)씨가 지난 1일 경남 창원 진해에서 변사채로 발견됐다.
진해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0분경 창원시 진해구 한 농장 입구에 주차된 아반떼 승용차 안에서 이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차 트렁크 안에서는 번개탄 피운 흔적과 술병, 약봉지가 발견됐다.
숨진 이 씨 휴대전화에는 가족에게 남기려 했던 "미안하다"는 문자메시지가 전송되지 않은 채 남아 있고,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씨는 얼마 전 조교사와 함께 저녁을 먹은뒤 복통을 호소하며 4일간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그러나 마방인력 부족으로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지난 31일 사건 전날까지 정상 출근했다.
양정찬 공공운수노주 부산경남경마공원 지부장은 "이씨는 업무 과중 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가족은 이씨가 인력 부족하 상황에서 병가로 빠진 팀장의 업무까지 더 떠맡게 되면서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고 설명했다.
마필관리사의 자살 사망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같은 렛츠런파크 소속 노동자가 과로로 자살한 이후 2개월 만에 다시 발생했다. 14년차 마필관리사이자 '국내1호' 말마사지사로 유명했던 박경근(38)씨는 지난 5월 27일 부산경남경마공원 마굿간 주변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됐다.
사고 발생 후 공공운수노조는 마사회를 상대로 '마필관리사의 마사회 직접 고용'과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양측 입장은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로써 마사회가 거센 비난에 휩싸이고, 마필관리사의 불합리한 고용구조와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실태 파악과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