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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다녀간 교황, 섬기는 자세가 필요..
사회

한국을 다녀간 교황, 섬기는 자세가 필요

온라인뉴스 기자 입력 2015/03/15 10:20

한국 주교단과 두번째 만남에서 “남북은 한 민족” 강조도
김희중 대주교 “가난한 이들 위한 가난한 교회 될 것” 보고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 두 번째)이 12일 바티칸을 방문 중인 한국 주교단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평화신문 제공

프란치스코 교황이 12일(현지시각) 바티칸을 정기 방문중인 한국 주교들에게 “섬김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섬기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이어 사제들에 대해 “안락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신자 위에 군림하는 경향도 있다. 착한 신부, 봉사하는 신부가 있다는 것도 안다. 한국 교회는 평신도로부터 시작됐고, 사제들은 한국 교회에 맨 마지막에 도착한 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교회에서 (직위가) 올라간다는 것은 내려간다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사제들이 겸손한 자세로 평신도와 교회에 봉사할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특히 주교들로부터 올해가 남북분단 70주년이라는 말을 듣고는 “남한과 북한은 같은 언어를 쓰는 한 민족”이라며 “순교자의 피는 남한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피의 열매를 맺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 주교단은 두 그룹으로 나눠 교황을 만났으며, 교황은 지난 9일 첫 그룹 14명의 주교와 만남에서 세월호에 대해 물었고, 두번째 그룹인 11명과 이날 만난 자리에서 남북이 한민족임을 강조했다.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는 “세속화와 물질주의의 확산으로 한국 교회 구성원이 중산층으로 변화되면서 다양한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다”라면서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이 줄고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세속화·관료화되고 있으며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신자들의 성사 생활과 신앙 의식이 쇠퇴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김 대주교는 “교황의 방한 이후 한국 교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두고 고민했다”라면서 “결론은 복음으로 돌아가 저희(주교들)가 먼저 ‘복음의 기쁨’을 살면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 즉 고통받는 이들과 연대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올해부터 수입 일부를 모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착한 사마리아인 통장’을 개설하기로 했으며 교회 안에서는 사제들과 교우들이 공감하고 소통하는 복음적 리더십을 회복하고 흔들리는 한국 가정 교회를 바로 세우고자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주교단은 이날 오후 5시 바티칸 성베드로대성전에서 지난해 복자품에 오른 124위 시복미사를 봉헌했고, 교황은 미사 직전 대성전을 방문해 미사 참례자들을 격려했다.

 

교회법에 따라 모든 교구의 주교들은 5년마다 교황청을 공식 방문해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의 묘소를 참배하고 세계 주교단의 단장인 교황에게 지역 교회의 현황을 보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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