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에서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기부천사'의 선행이 주변을 따뜻하게 밝힌 것이다.
사연의 내용은 윤종섭(68) 충북 제천문화원장이 2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의 유언에 따라 장학금 기탁을 이어가고 있다.
사랑한 아내의 유언을 지키고있는 윤 원장은 최근 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 1080만원을 기탁했다. 이 장학금은 윤 원장이 아내인 고 김기숙 전 제천시 미래전략사업단장의 사망으로 지난해 수령한 1년 치 공무원 유족연금이다.
2년전 윤 원장의 아내는 뇌종양에 걸려 투병하다가 2017년 12월 세상을 떠났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윤 원장은 29일 “아내가 투병 와중에도 ‘사람이 명을 다하고 난 뒤에도 보람 있는 일을 해야 되지 않겠냐’면서 매월 나오는 유족 연금을 장학금으로 써달라는 유언을 남겼다”며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3년째 장학금 기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하여 윤 원장은 고인의 뜻에 따라 2018년 6월 인재육성재단에 1억원을 쾌척했고, 지난해 2월 1년 치 유족연금 1080만원을 추가로 기탁했다. 윤 원장은 “2억5000여만 원의 유족 연금을 일시금으로 받을 수도 있었지만, 평소 봉사에 앞장섰던 아내의 숭고한 뜻을 따르기 위해 매월 나오는 90만원의 유족연금을 모아 기탁하고 있다”고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윤 원장의 아내는 지금의 제천시인재육성재단이 자리를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2008년께 제천시 평생학습팀장으로 근무하며 제천의 각 사회단체와 시민들을 설득해 100억원 규모의 재단 기금을 마련했다. 제천인재육성재단 최명훈 사무국장은 “김 전 서기관은 1~2억원 장학기금을 약 3년 만에 100억원 규모로 키워 지역 인재 양성의 산파 역할을 했다”며 “밤낮으로 사람을 만나 장학사업과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알렸던 모습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43년전 윤 원장의 아내는 1977년 공직에 입문해 병환으로 명예퇴직하기까지 40여 년을 제천시청에서 근무했다. 윤 원장과는 제천시 부부 공무원이었다. 불우이웃을 돕거나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을 보살폈다. 주말이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집을 찾아 청소를 해주고 말동무를 해줬다고 한다. 윤 원장은 “90년대 후반 아내가 가족이 없는 한 할아버지를 집에 데려와 함께 살면서 모셨다”며 “13년을 한집에 살았고, 돌아가실 때 장례도 치러줬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봉사를 실천한 아내가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장학금재도를 만든 이유는 고인은 지역인재가 육성에도 관심이 많았다. 윤 원장은 “아내는 지역이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인재를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늘 강조했다”며 “제천은 교통이 편리하다 보니 사람이 모이고 외지로 떠나는 사람도 많아 애향심이 희박해진다고 느낀 것 같다. 이후 장학기금 모으기 시민운동을 벌이게 된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아내의 뜻을 이어가며 앞으로도 윤 원장은 장학금을 기탁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아내의 유족연금을 모아 앞으로도 장학금을 낼 것”이라며 “아내의 숭고한 뜻이 지역 인재 양성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나 또한 생을 다하더라도 아내처럼 장학금 기부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천인재육성재단 관계자는 “고인은 깊은 뜻에 따라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이 소중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