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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양섭 작가의 순백...색은 빛이되려는 생명체다..
문화

신양섭 작가의 순백...색은 빛이되려는 생명체다

편완식 기자 wansikv@gmail.com 입력 2020/02/13 18:27 수정 2020.02.14 04:08
마지막 국전 대상수상 작가.

정안수 떠놓고 두 손 모은 어머니의 순백의 마음 담아...25일까지 인사동 노화랑 전시

색은 빛이되려는 질료다. 신양섭 작가는 순백의 힌색을 통해 빛을 구현하려 한다. 색에 생명성을 부여하고 있다. 주로 닥종이 죽에 색이 스며들도록 해 화폭에 붙여가는 방식이다. 물론 일부는 화폭에 붙여진 닥종이 죽에 색을 칠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색이 스스로 물들게 만들고 있다. 색이 스스로 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색을 하나의 생명체로 바라보고 있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신 작가가 10년만에 인사동 노화랑에서 25일까지 전시를 갖는다. 이번 출품작에선 힌색과 하늘색과의 어우러짐 이 두두러진다. 빛이 어둠을 통해 드러나듯이 하늘색을 통해 힌색을 드러내고 있다. 대비를 통해 힌색의 순수를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미술평론가 오광수는 “한지의 재료인 닥을 사용한 표면 만들기는 안료의 기름기를 걸러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아크릴 물감과 젯소 그리고 닥을 사용하여 화면에 일정한 두께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색료의 질감은 그만큼 순화되어진다”며 “닥죽에서 오는 질박한 질감이 바탕을 덮어가면서 화면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순백의 단계에 이른다”고 평했을 정도다.

작가는 이지점에서 우리 어머니들이 새벽녘 우물에서 길을 맑음 물인 정안수를 백사발에 담아 장독대 위에 고이 올려놓고 아이들이 잘 되라고 정성들이는 그 순백의 마음도 환기시키고 있다. 추수가 끝난후엔 정안수와 함께 시루떡을 올려 한해의 가내무탈을 두손모아 기원했던 모습도 떠올리게 된다. 층층인 시루떡 맨위에는 보통 하얀 백설기가 위치하곤 했고 정안수를 품은 백자사발은 빛이 났다. 모두가 간절함에서 오는 순백의 마음들이다. 새벽녘 하늘을 더욱 푸르고, 그 색은 정안수 위에 내려 앉게 된다.  주지적인 절대주의 화가  말레비치의 '힌 바탕에 힌 사각형'과는 결을 다르게 하고 있는 것이다. 주정적인 작가란 얘기다.

작가는 힌색의 감성을 화폭에 만들어 내기까지 수많은 망설임과 시행착오를 감내하며 느림보 걸음을 해왔다. 오랜 세월 인연을 맺어온 노화랑 노승진 대표는 “자신의 작품세계를 성찰하고 지속적으로 변모시키면서 작품이 웬만히 쌓여갈 때, 그제야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는 작가'라고 인물평을 했다.

작가는 1981년 마지막으로 개최된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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