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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박정희생가,.1000억의 신격화 끝판왕..
사회

구미 박정희생가,.1000억의 신격화 끝판왕

박인수 기자 입력 2017/08/13 16:03 수정 2017.08.14 17:28
▲ 2015년에 열렸던 박정희 등굣길 걷기 체험행사 계획 ⓒ 구미시

1000억원에 가까운 세금을 들여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 인근에 짓는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의 완공이 4개월여 앞으로 임박한 가운데 이 공원의 운영권을 놓고 경북도와 구미시가 서로 떠넘기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운영권을 서로 갖겠다고 싸우는 게 아니라 서로 안 갖겠다고 미루고 있는 것이다. 연간 수십억원이 들어갈 운영비 부담 때문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문객 수가 최 몇 년 새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구미시는 올해 상반기(1~6월)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방문객 수가 12만2024명으로 공식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구미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는 2010~2012년 매년 50만명 정도가 방문하다 제18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2년 12월을 기점으로 크게 늘었다. 2012년 55만4310명을 기록한 뒤 이듬해에는 41.2% 증가한 78만2600명이 생가를 찾았다.

지난 9일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인근에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조성 현장. 경북도는 올해 연말까지 이 일대에 총 사업비 870억원을 투입해 전시관을 비롯해 글로벌관, 연수관, 새마을테마촌 등을 갖춘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인근에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조성 현장. 경북도는 올해 연말까지 이 일대에 총 사업비 870억원을 투입해 전시관을 비롯해 글로벌관, 연수관, 새마을테마촌 등을 갖춘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올 연말 준공을 목표로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 전 대통령 생가 인근 터 25만여㎡에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870억원(국비 293억원, 경북도비 151억원, 구미시비 426억원)이며, 현재 공정률은 62%다. 이 사업은 2009년 9월 경북도가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하면서 시작됐다.

▲ 경북 구미시 열린시장실 포토앨범에 올라온 박정희 기념 행사 사진들 ⓒ 구미시

문제는 이 공원이 완공된 다음이다. 경북도는 구미시가 관리·운영권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이 도시공원의 설치·관리 권한을 특별시장·광역시장·시장 또는 군수로 제한했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운다. 도 관계자는 “도(지사)가 새마을테마공원을 운영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구미시는 이 사업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경북도가 운영도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의 재정여건상 연간 30억원(용역기관별 운영비 27억~36억원)의 운영비 전액을 자부담하는 것이 어렵다는 게 이유다. 시는 이미 도가 부지매입비 275억원 부담을 회피하는 바람에 과도한 재정 부담까지 떠안았다고 주장한다.

도는 운영권을 떠안지 않는 대신 오는 10월 준공 예정인 구미시 ‘박정희로’ 6차로 확장 공사비 5억원 등을 지원해준다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구미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새마을테마공원 조성 사업은 전적으로 경북도 책임하에 이뤄지고 있는 만큼 운영권 또한 마땅히 경북도가 가져야 한다”며 “경북도가 구미시에 운영권까지 떠넘길 경우 구미시의회와 시민단체 등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경북도 관계자는 “구미시는 새마을테마공원 조성으로 인한 국내외 관람객 유치와 도시 브랜드 제고 효과를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69만600명과 51만9211명이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고, 이전 정부에서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 여파로 지난해에는 38만279명이 방문해 처음으로 4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 경북 구미시 열린시장실 포토앨범에 올라온 박정희 기념 행사 사진들 ⓒ 구미시

올해 월평균 방문객 수는 2만337명으로, 2013년 6만5216명보다 3배가량 적다. 구미시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 이후 방문객 수가 많이 늘었지만 지금은 평상시 수준을 되찾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인 만큼 하반기에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나대활 구미YMCA 사무총장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객관적인 증거”라면서 “구미시가 추진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 관련 우상화 사업들을 전면 재검토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구미시는 올해 박 전 대통령 출생 100년을 맞아 예산 5억5000만원을 들여 기념사진 전시회 등 8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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