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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 칼럼] 독립독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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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 칼럼] 독립독행

김덕권 기자 duksan4037@daum.net 입력 2017/08/21 10:39 수정 2017.08.22 08:16

독립독행

▲ 김덕권 전 원불교문인협회장,칼럼니스트

독립독행(獨立獨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행동한다.’라는 뜻이지요.《예기(禮記)》<유행편(儒行篇)>에 나오는 이 말은 자신의 주관과 소신을 확고부동하게 세우고 관철시켜서 남의 도움이 없이 떳떳하게 세상에 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유유조신이욕덕(儒有澡身而浴德) : 선비는 몸을 깨끗이 하고 덕을 쌓아서

세치불경(世治不輕) : 세상이 잘 다스려질 때도 언행을 가벼이 하지 않으며

세란불저(世亂不沮) : 세상이 어지러울 때도 좌절하지 않는다.

기특립독행유여차자(其特立獨行有如此者) : 홀로 행함을 이처럼 하는 사람이 있도다.」

의지력(意志力)은 어떠한 일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을 꿋꿋하게 지켜 나가는 힘을 말합니다. 의지란 마치 강물과 같아서 어딘가로 계속 흐르게 하는 힘입니다. 자신의 꿋꿋한 의지를 바탕으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것’입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노래가 있습니다.《숫타니파타(Sutta Nipāta, 經集,》는 최초로 성립된 불교의 경전에 나오는 노래입니다. 그 불경(佛經) ‘숫타니파타’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하략-」

숫타니파타는《자타카(Jataka)》또는《본생담(本生譚)》이라고도 불립니다. 팔리어로 쓰인 고대 인도의 불교 설화집으로 고타마 붓다의 전생(前生)의 이야기, 즉 고타마 붓다가 석가족(釋迦族)의 왕자로 태어나기 이전, 보살로서 생을 거듭하는 사이에 천인(天人) · 국왕 · 대신 · 장자(長子) · 서민 · 도둑 또는 코끼리 · 원숭이 · 공작 · 물고기 등의 동물로서 허다한 생을 누리며 갖가지 선행 공덕(善行功德)을 행한 이야기 547종을 수집하여 기원전 3세기경, 당시의 민간 설화를 모아 불교적 색채를 가하여 성립된 책입니다. 그《본생담》에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옛날 소티세나 왕자에겐 더할 수 없이 아름다운 왕자비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왕자 비는 진심으로 왕자를 사랑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어느 날 왕자의 손등에 작은 종기가 나기 시작하더니 온몸이 종기와 고름으로 뒤덮였습니다. 숱한 궁녀와 신하들은 흉측한 왕자를 피하였고 왕자는 몸과 마음이 함께 병들어 버렸습니다.

왕자는 자신이 놀림감이 되는 것 같아 아내와 함께 숲속으로 도망쳐 들어갔습니다. 자연 속에서 아내는 극진하게 남편을 보살폈지요. 열매를 따와서 식사준비를 하였고 맑은 물을 길어 와서 고름으로 가득 찬 남편의 몸을 씻어 주었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극진한 병간호로 하루하루를 보냈고, 그렇게 세월이 흐르자 남편의 아픈 병이 조금씩 치유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느 날 아내는 맑은 샘에서 머리를 감으려고 검은 머리를 풀어헤쳤습니다. 바로 그때 숲에 살고 있던 귀신이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보고 반하여 겁탈하려 하였습니다. 자신이 변을 당하면 남편이 얼마나 괴롭고 힘들어 할까만을 걱정한 아내는 필사적으로 반항하였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러다 귀신에게 붙잡힌 순간, 아내는 이렇게 소리 질렀습니다. “네 아무리 귀신이라지만 이렇게 무도한 짓을 범해도 좋단 말이냐! 정의를 지키고 있는 하늘의 신들은 모두 어디에 계신단 말인가!”

아내의 목소리는 제석천(帝釋天)의 궁전을 두드렸고 제석천의 도움으로 아내는 귀신의 손에서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돌아온 아내의 흐트러진 모습을 보고 깊은 의심에 사로잡혔지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던 아내는 마침내 물 항아리를 들고 이렇게 노래합니다. “진실이야말로 그대를 지켜 주리니 진실이여! 내게 가피(加被)를 내리소서. 나는 남편 아닌 다른 이를 사랑하지 않았네. 남편보다 더 사랑하는 이가 내겐 없나니 오오, 이 말이 진실하다면 내 남편의 병은 치유되리라.”

그녀가 남편의 머리에 물을 붓자 기적처럼 온 몸에 났던 종기가 씻은 듯이 사라지고 허물이 벗겨진 피부도 예전의 몸으로 되돌아갔습니다. 마침내 그들은 궁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내에 대해 의심과 불만이 가득 찬 남편은 궁으로 돌아가서 다시 왕자의 신분을 회복하자 아름다운 궁녀들과 어울릴 뿐 아내의 처소에는 발길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남편의 사랑을 얻지 못한 아내는 차츰 야위어 갔고 아름답던 피부도 거칠어져 빛을 잃어갔습니다. 이런 일들을 지켜본 부왕은 왕자에게 일러주었지요. “다른 여인들은 네가 병들었을 때나 건강했을 때나 한 결 같이 아름답게 치장하고 있었지만 왕자 비는 오직 너와 함께 지내면서 사랑으로 마음을 주고받았다. 여인의 응석을 받아주는 남자는 많지만 남자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여인은 찾아보기 힘들다. 왕자여! 그런 여인을 배신해선 안 되느니라.”

부왕의 가르침으로 아내를 찾아간 왕자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아내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빌었습니다. 왕자 비는 그런 남편을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평생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이 왕자 비는 바로 승만부인(勝鬘夫人)의 전생이라고 합니다. 이것은《본생경》에 나오는 부처님 말씀입니다.《승만경》은 사위국 바사닉왕의 딸로서 아유사국으로 시집간 승만부인(勝鬘夫人)이 석존에게 자신의 견해를 여쭙고, 부처님이 이를 기쁘게 받아들인 것을 담은 경전이라 하네요.

우리는 지금 사랑하는 사람을 진실로 위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사람을 사악하게 만드는 것은 진실을 잊어버리는 그 ‘마음’ 때문이 아닐까요? 오로지 진리를 믿고 어떠한 고난이 올지라도 진실을 행하면 그 사람에게 가피가 내리는 것입니다.

우리 <지성여불(至誠如佛)>의 심정으로 사랑과 수행 그리고 사업을 하면 진리의 도움으로 불보살의 경지에 올라 복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정신수양(精神修養) 사리연구(事理硏究) 작업취사(作業取捨)’ 이 삼학수행(三學修行)을 행하면 능히 불보살의 위에 오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일편단심(一片丹心) 일구월심(日久月深) 그 마음 하나가 우리를 성공으로 이끄는 ‘독립독행’의 경지 아닐 까요!

단기 4350년, 불기 2561년, 서기 2017년, 원기 102년 8월 21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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