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편안하고 소중한 손님들과 식사나 술자리가 생기면 초량시장 골목에 간판도 없이 장사를 하는 일명 ‘엄마집’을 이용하곤 하는데 참 재미있는 것이 메뉴가 없는 집이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없는 메뉴가 없는 가게이다.
이는 다시 말해 시장에는 없는 식자재가 없을 정도로 풍부한 자재를 가지고 있다. 그 곳에 오래 있던 일명 ‘엄마’는 손님이 원하는 메뉴를 척척 만들어 낸다.
모든 생선구이가 가능하고, 튀김이나 전, 순대, 치킨, 삼겹살, 회, 해물탕, 연포탕, 백숙, 불고기 등 나열은 음식을 알고 있는 만큼 가능한 메뉴를 만들어 낸다. 말 그대로 정말 상다리가 휠 정도로 푸짐한 구성에 처음 온 손님들은 헛웃음이 날 뿐이며 시장의 온정이 느껴진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푸짐한 걸 좋아하고 넉넉한 것을 미덕으로 여기니 이렇게 남겨서 버려지는 것들은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에 조사를 해 보니 우리나라에만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이 연간 25조 원에 달하고 있고 이 비용에는 농업지, 수산업지에서 버려지는 것을 제외한 비용이니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이 400조이니 5%가 넘는 비율이다.
지금의 농부(농업)나 어부(수산업)와 식품산업의 부재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고 큰 산업이다. 하지만 그 농민들은 불만이 많다. 일부 부농을 제외하고는 예상하기 힘들 정도의 저소득층에 해당된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환경의 문제부터 바라볼 수 있다. 토질의 문제이며 더욱 더 강력해진 해충, 기후가 발목을 잡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 농약이나 비료를 심각할 정도로 투여하여 생산하고 있다. 그것은 비용과 직결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모양을 위해 선택하게 된다.
그 와중에 해당 작물에 물가가 내려가면 울면서 땅과 작물을 갈아엎는 일들까지 일어나니 25조 원의 비용에 얼마나 더 플러스 될지는 감을 잡기도 힘들다. 그렇다면 식품업체는 어떠한가? 작물의 안전은 대안의 약품으로 처리를 할 수 있다. 비용이 늘어나서 원가가 상승 할 것이다. 대형자본의 농업의 잠식률도 무시할 수 없다. 요즘 사람들은 다들 똑똑해서 유전자가 조작된 작물을 두려워한다.
그 대표업체들이 대형자본업체이다 몬 산토, 바이엘, 카길 등 모종에서부터, 제초제등 손닿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로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현실이며 확인되기 힘든 안전에 해당되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실제 소비자들은 풀이면 모두 건강에 좋을 것이다.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굳이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어서 천만다행이라 여길 업체들이 자본가들일 것이다. “당신들은 이미 길들여져 있고 쓰레기 처리비용이야 우리가 신경 쓸 일이 아니잖은가” 라고.
그런데 한국은 언제부터 이렇게 교만해 졌나? 전쟁이 끝나고 먹을 것 없이 초근목피로 연명하던 때를 생각하라면 너무한다 하겠지만 그만큼 먹는 것에 아끼지 않는 국민성도 그에 유래되지 않았을까? 전쟁 세대들(50년도에 청소년이었던)은 굶기가 일수였을 테고 귀하게 먹는 음식의 순 기능을 취했기에 지금의 젊은 사람들 보다 더욱 강단이 있는 것은 아닐까하고 조심스레 예측하기도 하지만 그 세대들은 자녀세대들에게 보상심리로 먹는 것만큼은 얼마든지 해주마 했기 때문에 남기는 일에 둔감하다. 그렇지만 현실은 제대로 보자. 세계 인구 7명 중 1명은 굶고 있다. 산모가 굶으면 젖도 나오지 않는데 말이다.
국가는 농민에게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으려 한다. 중요한 국가의 존망에 필수조건이 농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원은 대책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인데 뚜렷한 대책을 마련해주길 기대한다. 이를테면 대형자본에 대항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는데 직거래를 유도하고자 하는 의도는 좋으나 실제 소비자는 인식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대형마트에 모든 것이 다 있고 깨끗하고 싸게 보인다는 오류에 대한 대안을 마련 해 주는 것이 그것이 될 것이고 또한 농, 수산물의 보관과 유통을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농부는 성실히 안전한 제품을 생산하는데 주력하게끔 하여야 한다. 농부들의 세대교체로 영업과 마케팅에도 많은 관심이 있듯이 좀 더 깨어 있을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 쉽게 말해 유통 업자에 휘둘리는 농부를 깨워내야 한다는 뜻이다. 음식물 쓰레기란 결국 무관심에서 나오는 현상이다.
냉장실에서 관심받길 기다리는 식품들을 잊어버리면 쓰레기가 되듯이 먹을 만큼만 조리하고 영양에 밸런스를 맞춰서 식사를 하는데 관심을 가지자 푸짐하게 먹고 뚱뚱해 지는 것을 피하자는 뜻이기도 하거니와 좀 비싸게 느껴지더라도 안전한 식품을 자녀들에게 공급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게 하자는 뜻을 전하며 필자역시 적정량만 준비하고 남기지 않는 습관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