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는 스타벅스 매장만큼이나 많은 수의 티 전문점이 자리한다.
현재 영국 차 협회British Tea Council에 등록된 티 룸만 130곳에 이른다.
사실 최고의 서비스를 경험하고 싶다면 5성급 호텔 애프터눈 티만 한 것이 없지만,
여행자 입장에서 1인당 40~50파운드를 지불하기란 꽤 부담스러운 일.
왕실 궁전에서 즐기는 한낮의 여유
사우스 켄싱턴 오랑제리 South Kensington Orangery
푸른 하늘 아래 정원사가 정성스레 가꾼 뜰 안에서 즐기는 차 한 잔…….
오랜 세월 왕실 정원으로 사용되어 온 사우스 켄싱턴 가든은 정통 애프터눈 티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공원 내 자리한 레스토랑 '오랑제리Orangery'는 '오렌지 나무 온실'이라는 이름처럼 아늑하고 평온한 외관을 뽐낸다.건물 전면을 유리창으로 설계한 레스토랑 안에 들어서면 쏟아지는 채광에눈이 부시다.좌측 끝에 자리한 '별실'은 티를 즐기기 위한 최적의 공간.
평온한 외관을 뽐낸다.건물 전면을 유리창으로 설계한 레스토랑 안에 들어서면 쏟아지는 채광에눈이 부시다.좌측 끝에 자리한 '별실'은 티를 즐기기 위한 최적의 공간.
흰색 회랑과 아치형 지붕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티 룸에 앉아 있다 보면 마치 왕실 애프터눈 티 파티에 초대된 듯하다.애프터눈 티 세트는 총 두 가지. '잉글리시 오랑제리 애프터눈 티English Orangery Afternoon Tea'(24파운드)는 차와다과를 포함한 클래식한 메뉴로 구성되며, '로열 애프터눈 티Royal Afternoon Tea'(30~34파운드)는 여기에 샴페인을 추가한 것이다. 3단 트레이에 담겨 나오는 티 푸드는 연어, 달걀 샐러드를 곁들인 핑거 샌드위치, 스콘 그리고 레몬 무스 케이크로 구성된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정원 풍경과 우아한 건축 양식은 그 자체로 가치 있다.
afternoon tea 오후 2시~5시
tube High Street Kensington
add. Kensington Palace, Kensington Gardens, Kensington, W8 4PX
contact 020-3166-6113, www.orangerykensingtonpalace.co.uk
'패션'을 입은 애프터눈 티
프레타 포르티 Prêt-à-Portea
세계적 패션 컬렉션을 일컫는 '프레타 포르테Prêt-à-Porter'와 '티tea'를 결합한 '프레타 포르티Prêt-à-Portea'는 매년 2회, 디자이너들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창의적인 티 푸드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웨지우드가 특별 제작한 화려한 패턴의 찻잔과 접시, 네온컬러의 메뉴판. 마놀로 블라닉 구두를 모티프로 한 네임카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비주얼에 집중한 탓에 맛은 상대적으로 덜할 것이라는 선입견은 보기 좋게 빗나간다. 마카롱은 쫀득한 식감이 살아 있고, 새콤달콤한 젤리 무스는 티와 좋은 궁합을 이룬다. 프레타 포르테 애프터눈 티는 1인당 45파운드. 드레스 코드는 '엘레간트 스마트 캐주얼elegant smart casual'로 운동화 대신 단화나 단정한 원피스를 착용할 것을 권한다.
afternoon tea 월~일요일 오후 1시~5시 30분
tube Hyde Park Corner
add. Wilton Pl, SW1X 7RL
contact 020 7107 8866, www.the-berkeley.co.uk
'앨리스'에 대한 오마주
매드 해터스 애프터눈 티 Mad Hatter’s Afternoon Tea
옥스퍼드 서커스역 근처, 샌더슨 호텔 1층 야외 테라스에서 즐기는 'Mad Hatter's Afternoon Tea'는『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에서 영감을 얻은 독창적인 애프터눈티다. 애프터눈티에 '이야기'를 더했다는 점에서 런던에서 가장 문학적인 티타임이라 할 만하다. 테이블마다 메뉴판을 품은 소설책이 놓여있고, 설탕통에서는 발레리나 인형이 튀어나와 낭만적인 춤사위를 선보인다. 왕과 여왕의 얼굴을 새긴 티폿, 블랙 앤 화이트 톤으로 심플하게 통일한 지브라 패턴 접시가 기대를 한껏 높인다.『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야기를 디저트로 구현한 티푸드는 먹기 아까울 정도다.
afternoon tea 오전11시~오후5시30분
tube Oxford Circus, Tottenham Court Rd
add. Sanderson Hotel 50 Berners St, W1T 3NG
contact 0207 300 5588, www.sandersonlondon.com
로컬들이 찾는 가정식 애프터눈 티
하이 티 오브 하이게이트 High Tea of Highgate
런던 북부 3존에 자리한 하이게이트 지역에는 가파른 언덕을 오르는 '노동'을 감수하면서까지 한 번쯤 들를 만한 매력적인 찻집이 숨어 있다. 다수의 방문객이 "Just Perfect(그저 완벽하다)"를 외치는 '하이 티 오브 하이게이트High Tea of Highgate'가 그 주인공. 달콤한 분홍색 페인팅으로 외관을 꾸민 이 매장은 6년 남짓한 티 전문 카페.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 백발의 노신사, 하교한 아이와 함께 간식을 즐기는 학부모할 것 없이 스콘과 케이크를 마주한 채 각자의 시간을 누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접근성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추천하는 이유는 카페 주인 조지나 워싱톤Georgina Worthington이 직접 블렌딩한 스페셜 티를 즐길 수 있기 때문! 유기농 밀가루, 버터, 계란 등으로 만든 '건강 케이크'도 빼놓을 수 없다. 티타월과 앞치마, 티 포트, 머그잔, 에코백 등 주인이 직접 선별해판매하는 아이템들도 소소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afternoon tea 화~목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5시 30분, 월요일 휴무
tube Highgate
add. 50 Highgate High Street, Highgate Village, N6 5NX
contact 020-8348-3162, www.highteaofhighg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