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압승으로 막을 내린 21대 총선 승리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모든 언론은 일제히 민주당 당권과 원내대표 경쟁, 그리고 대권 경쟁의 연관성에 대한 보도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원내대표 선거가 5월 7일, 당대표 선거가 8월 24일까지 치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당내 선거는 대권 경쟁과 맞물려 전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급박한 정치일정 상 이런 추측성 보도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그런데, 보도기사의 대체적인 내용이 당권 도전자로 이낙연 송영길 우원식 이인영 우상호 홍영표 이광재 최재성 김두관 김영춘 김부겸 등을 꼽고 있다. 또한 원내대표 도전자로 조정식 윤호중 김태년 안규백 전해철 박광온 노웅래 박홍근 윤관석 박완주 등이 기사에 오르내리고 있다.
일부 언론은 당권에 대해서만 크게 관심을 갖고 있으나 원내대표는 총선 직후 선출되는 만큼 국회의장단 구성과 국회의원의 상임위원회 배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 등을 놓고 야당과 협상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포지션이 될 수 있다.
지난 정치보도기사를 분석해 본 결과 앞으로 당내 헤게모니경쟁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지 짐작이 어렴풋이 된다. 민주당 당내 헤게모니경쟁은 대권 경쟁과 맞물려 있어, 앞으로 민주당 정치일정이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야 비교적 정확한 추정이 가능하다. 먼저 원내대표 선거일은 5월 7일이고 당대표 선거일은 8월 24일까지이다. 대통령 후보 출마자 당직사퇴 시한은 2021년 3월 10일 이전이다.
대통령 선거는 2022년 3월 9일에 치뤄질 예정이고 지방자치단체장(지자체)선거는 2022년 6월 1일 치룰 예정이다. 민주당의 정치일정이 이러함에도 극우보수언론은 대권주자를 당권을 거쳐 대권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대체로 이낙연의 독주를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먼저 물리적 시간상, 대권주자의 6개월 반짜리 당대표가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본다. 당대표 경선에만 수 개월이 걸리는데, 공백이 없으려면 당대표 취임 후 2 - 3개월 후 또 다시 당대표 선거를 시작하거나 차기 당대표가 대권 도전을 위해 6개월 반 만에 사퇴하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가던지 그게 아니면 공백을 감수하면서 당대표 선거를 시작해야 하는데 과연 이런 무리한 정치일정이 가능하겠는가.
그런데, 민주당 중진의원들 대부분은 통합당과 달리 의원 한 명 한 명이 정권을 상대로 민주화 투쟁을 하던 사람이 많다. 이들이 개혁과제가 즐비한 상황에서 당권. 대권 둘 다 갖겠다고 당대표 뽑는 일로 날밤 새는 정치일정을 강행하자고 고집하는 대권 주자가 있다면,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대권 주자도 대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는 원내대표. 당대표. 대권의 역할 분담을 통한 합종연횡이 유리하기 때문에 역할 분담하는 쪽을 선택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라 예측이 턱도 없이 빗나가는 경우가 다반사라 예측이 조심스럽긴 하지만 필자가 쓴 글의 영향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냥 흥미를 위해 용감하게 추론해 본 것이니 혹여 틀리더라도 양해를 바란다.
그런데, 필자의 추론이 맞다면 이제 민주당의 헤게모니경쟁은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본다. 대략 추측해 본다면, 이낙연과 김부겸 또는 다른 대권 주자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세력이 일찌감치 원내대표. 당대표. 대권의 역할을 분담하고 원내대표. 당대표선거는 전략상 대권주자의 지원 하에 치루게 될 것으로 본다.
물론 독자출마 가능성도 있으나 이들의 영향력은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지면을 할애할 가치가 없을 것 같다. 뿐만이 아니라, 이번에 민주당 몫 국회의장과 부의장 까지 선출해야 하는데 이 선출 또한 필자가 예측하는 헤게모니경쟁의 연장선상에서 결정 될 것 같다.
그런데, 필자가 민주당 헤게모니 경쟁에서 이낙연. 김부겸 두 대권 주자는 특별히 실명으로 거론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낙연은 필자가 설명할 필요도 없이 언론에 보도된 대로, 높은 대권 주자 지지율을 바탕으로 이제부터 당내 세력을 시급하게 형성해 나갈 것이라는 추론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상황이라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김부겸을 이낙연의 강력한 경쟁자로 지목했는지 의아해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필자도 언론에 보도된 내용 말고는 어떤 정보도 없다. 그런데, 과거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대해 보도되었던 내용을 필자의 예리한 눈으로 잘 살펴보니 거기에 답이 있었다.
2016년 당대표 선거는 추미애와 김상곤이 경쟁했는데, 친문세력을 등에 업은 추미애가 당선되었다. 그런데, 당시 기사에 따르면 김상곤은 이해찬과 김부겸이 지원했다고 보도되었다. 2018년 당대표 선거에서 당시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던 김부겸의 당대표 출마가 장관직 사퇴불발로 무산되자, 이해찬이 나서게 되었고 당시 기사에 따르면 김부겸이 이해찬을 지원했다며 보도되었다.
지금 와서 되돌아 보면, 당시 김부겸이 대통령의 요청을 거절하고 당대표가 되었었다면 그의 이번 총선의 결과와 차기 대권의 향방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다시 생각하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어쨌든, 보도된 기사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그리고 김부겸이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장기간 원내활동을 해온 점을 고려하면 그의 당내 영향력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치는 특히 당내 헤게모니 경쟁을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민주당을 장악하고 있다가 대통령이 된 후 민주당의 헤게모니 공백을 누가 선점했느냐 하는 점을 앞으로 당권. 대권경쟁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는 틀림없다. 이 부분에서 필자의 추측으로는 김부겸이 이낙연 보다 크게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김부겸이 언론에서 거론되는 대권주자 중 지지율이 꼴찌권지만, 일찌감치 김부겸을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로 지목했던 것이다. 이렇듯, 총선에서 민주당 압승의 희생양으로 김부겸씨가 낙선하여 국민적 안타까움의 대상이 됨으로, 지고도 이긴 싸움이 되는 김부겸의 일거수일투족이 매우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되었다.
그러나, 추측은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앞으로 원내대표와 당대표에 누가 당선되는지를 보면, 향후 대권 경쟁의 향방도 어렴풋이나마 추정해 볼 수 있겠다고 하겠다. 그에 앞서 이번 민주당 당내 각 세력이 원내대표. 당대표. 대권라인업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윤곽이 드러나면 민주당의 대권경쟁은 당내선거에서 부터 조기에 점화될 수 있겠다는 추측이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