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통신넷= 이형노기자] 24일 오전(현지시각) 승객과 승무원 등 150명을 태우고 프랑스 알프스 산악지대에서 추락한 독일 대표 저가항공사 저먼윙스의 항공기 4U 9525편의 사고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현재로서는 테러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내무부 대변인은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출발해 독일 뒤셀도르프로 향하던 해당 여객기가 알프스 산악 지역의 2000m 지점에 추락했으며, 프랑스 남부 바르셀로네트 인근 디뉴레뱅에서 여객기 잔해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여객기가 추락한 것으로 알려진 메올랑르벨은 유명 스키 리조트 프라루 인근이다.
루프트한자 계열 저가항공사 소속
기상은 특별히 나쁘지 않아
고도 1500m 상공서 조난 신고
당시 비정상적 비행
독일·스페인·터키인 탑승 추정
독일 조사단 급파하기로추락한 저먼윙스 4U 9525편 A320 여객기는 24년 된 항공기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저가항공사인 저먼윙스는 독일 도시들에서 지중해 휴양지로 가는 독일인들을 많이 실어나른다"며 "이 항공사가 보유한 에어버스 여객기들은 평균 취항연수는 9년이다"라고 보도했다. 이번에 추락한 여객기는 이 항공사 보유의 에어버스 기종 평균보다 훨씬 오래된 셈이다. 이 때문에 이번 사고 원인으로 기체 이상 가능성이 먼저 거론되고 있다. A320은 에어버스가 중·단거리용으로 개발한 항공기로, 보잉 727과 737에 맞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320 계통 기종은 연료 효율이 뛰어나 유럽 저가항공사들이 많이 이용한다.
이날 사고가 나기 전에 여객기가 구조 신호를 보냈다고 항공당국은 밝히고 있다. 사고기는 바르셀로나 공항을 오전 9시55분께 이륙했으며, 오전 10시47분께 구조 신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바르셀로나 공항 대변인은 "구조 신호를 보낼 당시 비행기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5000피트(1500여m) 상공을 비행중이었다"고 했다. 비행기가 정상고도보다 낮게 날다가 추락했을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 이 경우 여객기 조종사의 과실 가능성도 나온다. 프랑스 내무장관은 "사고기는 에스트로프 산악지역에 추락했다"며 "이 지역은 눈으로 덮여 있고 차량으로 접근이 불가능하다. 헬기로는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독일 연방 항공사고 조사국은 프랑스에 3명을 파견해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밝혔다.
여객기가 추락한 곳의 기상 상황도 특별히 나쁘지 않아 기상 악화에 따른 추락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난 인근의 디뉴레뱅 경찰서장은 사고 시각 해당 지역에 구름이 조금 있었지만 구름이 낮지 않았고 터뷸런스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사고 뒤 저먼윙스의 모회사 루프트한자의 카르스텐 슈포어 최고경영자(CEO)는 "4U 9525 여객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직 알 수 없다. 우리 우려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오늘은 루프트한자에 암흑의 날이다"라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탑승객에는 독일인과 스페인인, 그리고 아마도 터키인 승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승객의 대부분은 독일인으로 추정된다고 프랑스 당국이 밝혔지만, 스페인 정부는 탑승객 중 45명은 스페인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통화해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고 프랑스 대통령 집무실이 성명을 통해 밝혔다. 프랑스를 방문 중이던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 부부는 사고 이후 프랑스 방문을 중단하고 귀국했다.
저먼윙스는 독일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그룹 계열의 저가항공사로 2002년부터 운항해왔다. 저먼윙스의 본사는 쾰른에 있으며, 독일 연방 16개주 주요 도시와 가까운 유럽 핵심 도시, 관광지들을 주로 운항한다. 이 항공사가 주로 이용하는 허브 공항은 쾰른 외에 수도 베를린의 쇠네펠트, 도르트문트, 하노버, 슈투트가르트이다. 루프트한자는 안전한 운행으로 유명하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저가항공사의 안전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에는 승객과 승무원 58명을 태운 대만 푸싱 항공 국내선 여객기가 이륙 직후 공항 인근의 고가다리에 부딪힌 뒤 하천으로 추락해 20여명이 숨졌다. 또 지난해 12월28일 한국인 일가족 3명 등 승객과 승무원 162명을 태우고 인도네시아에서 싱가포르로 가다 추락한 에어아시아 QZ8501편은 탑승객 전원이 숨졌다. 당시 추락 항공기 역시 에어버스에서 만든 A320-200 기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