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박재홍 문학마당 주간] 문학적 표현을 얻기 위해서는‘ 스스로 작동하는 사유의 활동은 외부의 사물들과 접촉하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부터 이어나가야 하는 이영옥 시인의 작품에 깃든 생각의 見地(견지)를 탐색하다 보면 현상세계는 분명해지고 그러므로써 다양한 정서적 상황에 대한 감응을 讀者(독자)들과 함께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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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터진 겨울을 건너느라
노곤했을 이 봄
마중할 틈 없이
불쑥
내 머리를 환하게
쓰다듬던 그대
오늘 잠들기는
글렀습니다 -벚꽃이 피었습니다
창작하는데 있어 개성적인 작품의 품격을 논하기 전에 體性(체성)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하여 문학작품의 모양이나 작가의 개성이 깊게 배인 풍취등이 가리키는 방향성이 있는 바 여기서 이영옥의 시집 『어둠을 탐하다』는 ‘여성성’에 대해 전체적으로 흐르는 體性(체성)이 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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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은 사타구니 감춘 채
가임기를 마친 다리를 꼬고 앉아
한 번쯤 허락될지 모를
아랫도리를 만지고 있다
아름다운 목숨 하나 건져놓고
때로는 꽃이라도 슬픈
어둠의 산도를 빠져나와
사계절 가름 없이 침묵했을
봉인된 삶의 언저리-봉인
살아온 삶의 정체성이 녹아드는 작품으로 우리나라 가부장적 사유체계 속에서 봉인에서 헤쳐 나온 다양한 여인들의 삶이 체화되어 辛酸(신산)함으로 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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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으로부터 시작된 목숨이
누구에게 빛났던 적 있을까
•탐하다
쉰을 넘긴 삶의 여정속에서 스스로 거추장스럽고 이제는 군더더기 없는 위 시 한편을 통해 이영옥 시인은 되묻고 있었다. 그는 39도의 열속에서 편도샘을 통한 경험을 통해 ‘생각이 생각을 자르고/마음이 마응을 주저앉혀/오롯이 안으로만 궁굴린/말들을 통해내고 싶었다’고 소리보다 온몸을 통해 피력하고 있었다.
절박함이 깊어지면 손목터널 증후군 통해서도 드러난다. ‘...생략 너무 오래외로워서/ 눈빛만 닿아도 심장을 두들기며/ 시린 세상 뜨겁게 뎁히던/그 터널에서/팬티끈 하나 걷어 올리지 못해’는 외로움이 혹독하게 차오르고 있었다. 뿐만아니라 ‘어둠이 긾어지도록/ 두 몸이 웅크리고 숨어/찾으려던 그림은 무엇이었을까/ ...생락’를 통하여 ’길마져 사라진 오늘’을 묻고 있었다.
이영옥 시인의 시는 ‘감정의 흐름을 통해 물길처럼 언어가 형성되고 이성이 발동하여 현실세계가 구현된다’라는 사실을 확인 시키는 몇가지의 팩트를 앞에서의 작품군들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살아온 삶의 여정을 통해 조성되고 시인의 생태적 환경을 통해 관습과 풍습에 의해 길러지고 도야되는 것 그것이 바로 시대적 상황이고 작가에 따라 매우 다양한 모습의 작품으로 드러나지 않는가라고 묻고 싶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시인에게는 시가 위로가 되지 않을까 ?그것은 동일한 질감으로 체화된 삶의 ‘여성성’에 대한 증거이자 피안같은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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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좁쌀만한 사리 하나 남기지 못하고
마지막 몸을 뉘였을 장생포에서
아버지 냄새가 났다
- 고래의 눈물
지그문트 프로이드의 논리를 떠올리는 대목일 뿐 아니라 현재에서 반추하는 묵은 신화 속에서 길을 찾고자 하는 아니면 정착하게 되는 햇살이 바다위를 더듬는 잔상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시인의 정신적 지향점의 일치 같은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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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품으려다
성근 살갗, 날카로운 잎 부리에
움찔 뒷걸음치지만
내 옆에 있어 달라
떼쓸 수 없어도
묵을수록 뭉근한 향기가 되는
당신을 가졌습니다... 중략
-나무야 나무야
道家(도가) 에서는 문장에서 법도가 있다고 하는데 자연의 은밀하고 내밀함에 대한 이해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나무도 나이테가 있고 이영옥 시인도 살아온 날 수 만큼의 반추함의 족적이 있는데 그것은 누군가 묻지 말아야 할 내밀함 그것이 있으니 그 또한 여류시인으로서의 풍취 아니겠는가? ‘ ...생략 자, 타시지요/ 내일을 비집고 앉는다’라는 이영옥 시인의 삶의 눙친 모습이 무료한 햇살아래 디오니소스를 보는 듯 하다.
심하게 한번
피었던 적 없는
나를
이쁘다
살갗에 닿는 손끝까지
조심스럽게 만져주던 바람
못 다한 고백
아직 남았는지
닫힌 문밖에서
여진히
시들시들
가난한
젖가슴을 만진다 -시든 꽃
세월속에서 ‘누구든 실하게 피었던 적 없을까’ 마는 그 깊은 이해는 밝음은 어둠속에서 혹은 어둠으로부터 나오지 않는가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생략 내 스무살에 만난 이도/때까 가깝다 했지/ 십 년이 세 바퀴를 넘어가도록/ 망설이는 믿음 앞에/ 그때는/ 실직과 부조리 그 모든/실직과 부조리 그 모든/부정의 사탄을 거두어 갈 수 있을까 중략...』라고 이영옥 시인의 시 샬롬을 통해서 내어놓고 있다. 이러한 삶의 궤적속에서 그는 거기에 대한 답을 내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생략 흔적이 짐이 될 무렵/ 그가 내 손 지그시 잡아 준 것뿐인데/울음주머니 탱탱 불어/ 주저앉아 엉엉 울어버린 작년, 이맘때 ..중략』 시인의 시 갈게숲이라는 시는 앞에서 다양한 꽃들이 작품으로 승화되었지만 의미가 시인의 삶의 일상에 밝고 분명하게 드러나 있어 돋보였다.
엄마가 남겨둔
절구통에 물이 가득찼습니다
달빛 다녀가고
하늘이 내려와
새 몇 마리 날아가는 동안
엄마의 얼굴이 말갛게 찰랑거립니다
사라지지 않게
가만히 만져봅니다
-절구통 전문
유려한 문체나 비유 작품의 규모가 웅대하며 문체가 뛰어나고 싶은게 모든 문학을 하는 사람들의 로망이다. 그러다 기묘함에 빠져 문장은 화려하나 유약함에 빠지거나 시류에 영합한 글을 쓰다보면 처음 見地(견지)했던 스스로를 잃어버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영옥 시인의 詩集『어둠을 탐하다』를 살피건데 처음의 堅持(견지)함에 있어 如如(여여)하다.
‘절구통’에서 드러난 스스로의 기질은 작품의 서정성에 사상과 감정의 언어적 확립이 분명했고, 살아온 성격과 기질에 맞추어 작품성에서 일정한 원칙아래 세련되게 통합되어 있었다. 현장성있는 생업적 환경에서 밎어지는 훈련이 남다른 것도 사실이다. 그 변화의 법칙이 온전히 유지 되어진다면 앞으로의 행보가 많은 이들에게 찾기 힘든 귀결점에 도달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풍이고 읽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본원적인 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