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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 칼럼] 일금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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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 칼럼] 일금일학

김덕권 기자 duksan4037@daum.net 입력 2017/09/18 07:14 수정 2017.09.18 07:18

일금일학

▲ 김덕권 전 원불교문인협회장,칼럼니스트

이 나라에 왜 이렇게 인재가 없는가요? 아니면 인재를 찾지 못하는 것인가요? 문재인 정부의 인사시스템에 또 제동이 걸렸습니다.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사퇴 논란에 이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국회인준이 부결 되어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또 지난 13일 국회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보고서를 채택했습니다. 결국 박 후보자는 9월 15일 자진사퇴하고 말았습니다.

중기부장관 지명은 이미 많은 어려움을 겪은 모양입니다. 보도에 의하면 청와대가 원하던 기업인이 모두 고사했다고 합니다. 박성진 후보자에 앞서 27명이 거절하고 박 후보자가 28번째 만에 채택됐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확인된 숫자는 아니지만 그만큼 장관 찾기가 어려웠다는 뜻입니다.

조선 초기의 문신 고불(古佛) 맹사성(孟思誠 : 1360~1438)은 조선 세종 때의 재상입니다. 성격이 소탈했던 그는 외출할 때면 소타기를 즐겼고 손수 악기를 만들어 연주도 했습니다. 집에 벼슬이 낮은 사람이 찾아와도 복장을 갖추고 예의를 다해 맞이했으며, 손님에게는 반드시 상석을 내줄 정도로 겸손했습니다.

청렴한 정승이었던 맹사성의 일화가 있습니다. 비가 오는 어느 날 한 대감이 맹사성의 집을 방문합니다. 그런데 집이 너무 낡아서 방안에는 비가 새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대감은 정승이나 된 사람이 비가 새는 집에 사는 것을 안타까워하였지요. 그런데 맹사성이 어떻게 대답했을까요? “이런 집도 없는 백성을 생각하면 내가 본분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부끄럽다”고 대답합니다. 진정 일금일학(一琴一鶴)만을 가진 관리의 모습이었습니다.

<송사(宋史)> 조변전(趙抃傳)에 ‘일금일학’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말은 ‘하나의 거문고와 한 마리의 학이 가진 것의 전부’라는 뜻으로, 세속에는 별로 뜻이 없는 청렴한 관리의 생활을 이르는 말입니다. 청렴한 지도자는 마음이 편합니다. 그래서 경륜(經綸)을 마음껏 펼칠 수 있고, 조직원들을 챙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청렴하지 못한 지도자는 부하들에게 당당할 수 없습니다. 꼭 올무에 걸린 것처럼 부자연스럽게 되고 당연히 위축되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맹사성은 주어진 녹봉으로 살았고 녹봉이 적어 가난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는 가난하지만 풍류의식이 있기 때문에 당당했고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즉, 맹사성의 삶은 마음이 부자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세계입니다. 정말 일금일학의 고불 맹사성 같은 인재는 이 나라에 없는 것인가요?

<조조(曹操)의 인재 관리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을 골라 써야만 하는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 한 번 알아봅니다.

<조조(曹操)의 인재 관리법>

첫째, 훌륭한 목수는 좋은 연장을 씁니다.

모든 문제의 시작과 끝은 사람입니다.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사람이요, 그 문제를 끝내는 것도 사람입니다. 천하대업에 뛰어든 조조는 초창기에 마땅한 인물이 없었던 탓에 스스로 계획하고 행동했습니다. 사람 귀한 줄 알았던 조조는 인재들을 잘 대접했고, 인재들은 자신의 능력을 알아보고 높이 평가해주는 조조의 휘하(麾下)로 몰려들었던 것입니다.

둘째, 세상이 곧 나의 스승입니다.

천하의 인재를 모집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조조를 위해 몸 바칠 각오를 한 인재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고, 이로 인하여 조조는 적벽대전의 그늘에서 일찌감치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조조는 ‘인재를 등용하는데 그 사람에 대한 도덕적 평가에만 얽매이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를 중시하는 조조의 태도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곁으로 구름떼처럼 몰려들었습니다.

셋째, 교류의 폭을 넓히는 것입니다.

무릇 성공은 남의 도움을 받으면 더 빨리 성공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조조와는 혈연관계에 있거나 같은 고향 출신인 사람들이 조조가 처음 세력을 잡을 때 든든한 기반이 되어 주었습니다. 이런 인맥을 기반으로 시작하여 차츰 교류의 폭을 넓힌 조조는 권력의 정상에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넷째, 귀중한 것일수록 얻기 어렵습니다.

1천 명의 병사는 얻기 쉽습니다. 하지만 뛰어난 장수 한 명을 거두기란 쉽지 않지요. 혼란한 정국을 수습하고 천하를 통일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재들의 활약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남다른 재능을 가진 인재는 깊은 곳에 숨어서 지내는 일이 많습니다. 조조는 천하를 제패하기 위하여 이런 인재들을 찾는데 주력했고, 진심으로 그들을 대했습니다.

다섯째, 최고의 인재 사냥꾼이 되는 것입니다.

능력이 비범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성공으로 이끄는 나침반을 얻는 것과도 같습니다. 조조에게는 초야에 묻혀 있다가 재능을 인정받아 등용된 인재들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자진해서 찾아온 인재들도 많았습니다. 심지어는 ‘사마의(司馬懿)를 체포하라’는 칙서(勅書)까지 내린 후에 그를 벼슬자리에 앉히기도 했습니다.

여섯째,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빕니다.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직접 부딪힌 체험을 통한 성찰을 통해 얻는 것이며, 둘은 현명한 사람들에게서 지혜를 빌리는 것이지요. 조조가 천하대업을 실현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 자신의 비범한 재능에다가 당대 최고의 인재사냥꾼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곱째, 틀 밖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각자의 능력을 크게 발휘하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조조가 거느리던 책사들은 제갈량처럼 만사에 능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서로 머리를 맞대고 노력한 결과 결코 그에 뒤지지 않았습니다. 조조는 말합니다.「天地間 人爲貴」‘하늘과 땅 사이에 사람이 제일 귀하구나!’

어떻습니까? 이 일곱 가지 <인재관립법>을 가지고, 천하에 인재를 널리 구한다고 방(旁)을 붙이면 어떨까요? 돌아오는 세상에는 실력이 충실하여야만 서게 됩니다. 그 실력의 조건은 지식이나 수완보다는 첫째, 진실함이요, 둘은 공심(公心) 있음이며, 셋은 덕이 있음입니다. 지금부터는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 진실과 공심 그리고 덕 있는 사람을 널리 찾아 등용 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네요!

단기 4350년, 불기 2561년, 서기 2017년, 원기 102년 9월 18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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