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통신넷=안데레사기자] 부모가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하는데 반발해 자해소동을 벌이는 고교생을 50대 여경이 다독여 진정시킨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26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5시52분경 강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고교 2학년생 K군(16)이 자해를 하고 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앞서 K군의 부모는 이날 오후 아들이 갑자기 집에서 뛰쳐나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신고한 상태였고 얼마 지나지않아 K군은 곧 귀가했지만 재차 부모와 언쟁을 벌이다 감정이 폭발해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인근 지구대 경찰관들과 강력팀, 수서서 여성청소년계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K군은 20㎝ 길이의 날카로운 유리조각을 든 채 베란다 문을 두들기고 있었고 K군의 어머니는 새끼손가락을 베여 피를 흘리는 상태로 다른 가족들과 당황해 안절부절한 상황이었다.
경찰관들이 집에 들어오자 A군은 더욱 흥분해 "더 이상 다가오면 당신들도 죽이고 나도 목을 찔러 죽겠다"고 위협하며 20분 넘게 대치했다.
K군은 부모가 게임을 못하게 인터넷 선을 끊어 버리자 이에 격분해 집을 나갔다가 귀가해 난동을 부리며 자해 소동을 벌였던 것이다.
위급한 상황을 진정시킨 것은 인근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정다복(50·여) 경위였다.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정 경위는 K군에게 "누가 널 이렇게 화나게 만들었니. 우리 한 번 대화를 해보자. 그렇게만 하면 네 마음이 전달이 잘 안 되니까 경찰 이모랑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해보자"고 설득했다.
이어 K군의 마음이 다소 흔들렸고 정 경위는 나머지 경찰관들을 모두 내보내고 대화를 유도했다.
정경위는 10여분간 자신과 자녀가 어떻게 사춘기를 극복했는지 등을 이야기하며 "다 지나고 보면 지금 이런 상황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고 A군의 마음을 가라앉혔다.
정 경위는 고교 1년생 아들과 중학교 1학년 딸을 둔 어머니였다.
결국 K군은 눈물을 보이며 유리조각을 내려놓고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정 경위는 "경찰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 , "이런 아이들은 원래는 착한 심성을 가진 경우가 많다"면서 "부모가 조금 더 관심을 갖고 기다려주고 자녀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면 모두 원래대로 돌아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