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통신넷=김현기자] 북한이 천안함 폭침 5주년인 26일 또다시 음모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이 아니라 미국 잠수함과 충돌해 침몰했다며 미국을 거세게 비난했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사 보도에서 “(천안함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 건 미군 잠수함”이라며 “천안함은 어뢰 공격이나 폭발이 아니라 미군 잠수함의 의도적인 충돌에 의해 두 동강이 났다”고 주 장했다. 천안함 사건 직전 한·미 독수리 합동군사연습에 참가한 미국 잠수함이 침몰했으며, 이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것이다.
보도는 “침몰수역은 고도의 경계태세가 유지되며 2중·3중의 탐지감시체계가 가동되는 곳이었다. 사건 당시에는 한·미훈련의 일환으로 대함·대잠 작전과 대공사격, 해상차단작전 등이 벌어졌다”며 “이런 정황 속에서 미군 잠수함이 침몰해 그것을 빼내는 것이 미국에겐 급선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천안함 폭침을 독일 나치가 저지른 ‘국회의사당 방화사건’, 일제가 중국을 침략하고자 저지른 ‘노구교 사건’,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의 계기가 된 ‘통킹만 사건’에 비유하며 “(천안함 사건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정치·군사적 환경을 유리하게 전환하려 조작한 아시아판 9·11 사건이며 사기극”이라고 결론지었다.
또한 북한은 24일 천안함 사건과 무관하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5ㆍ24조치 해제를 위해 북한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축했다. 북한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는 이날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북한은 천안함 사건과 관계가 없다”며 “5ㆍ24조치의 해제에 앞서 그 누구의 사과나 유감 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궤변은 통할 수 없다”고 강변했다.
북한은 또 “남북이 5ㆍ24조치 해제 문제를 논의하자는 것 자체도 얼빠진 주장”이라며 “날조한 근거에 기초해 꾸며낸 5ㆍ24조치는 마땅히 지체 없이 해제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변함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 같은 입장은 26일 천안함 사건 5주기를 앞두고 정치권과 언론을 중심으로 5ㆍ24조치 해제 문제가 공론화된 가운데 나왔다. 특히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전날 “북한이 천안함 사건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면 대북전단 살포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하루 만에 거부 입장을 밝히면서 전단 살포를 둘러싼 남북간 긴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천안함 폭침은 이미 국제 공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북한의 소행임이 명백히 밝혀진 사안"이라며 북한의 태도에 유감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