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부산=박인수기자] 이번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기울어진 ㄷ오피스텔은 사하구청 확인 결과 준공 당시 '펄' 지역인 연약 지반을 무시하고 말뚝(파일) 없이 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하구청에서는 ㄷ오피스텔은 준공 당시 지반 아래로 말뚝(파일)을 박지 않고 90㎝ 크기의 매트만 깐 것으로 확인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공사 측은 지반에 충전재를 주입하는 '디록(D-ROG) 공법'을 통해 복원할 경우 수평이 유지되고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구청 측은 추가로 기울거나 바닥 등에 균열이 발생할 경우 복원 공사를 멈추고 철거 여부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 따라 시공사 측은 '디록 공법'으로 복원할 준비를 하고 있고, 현재 이 공법은 서울의 한 업체에 1억 5000만 원 상당을 주고 용역을 맡겼다.
'디록 공법'은 지하 기둥 안에다 향후 고체로 굳어버리는 액체 상태의 그라우트재(충전재)를 주입해 수평을 맞추는 공법인데, 이를 위해 복원 업체는 지난 13일부터 23일까지 지하 20m까지 시멘트와 모래를 주입해 28개의 기둥을 세웠다.
현재는 H빔 등으로 건물을 지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후 10월 말까지 정문을 기준으로 기울어진 왼쪽 편 기둥 쪽으로 충전재를 주입해 수평을 맞출 계획이다.
사하구청과 안전 진단 기관, 시공사 등은 이 공법을 통해 복원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는 있지만 인근 다발성 공사 등으로 인해 약해질대로 약해진 지반이 추가로 침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이다.
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전문가 의견이지만 100% 신뢰할 수는 없는 상황이며 복원되더라도 정밀 안전진단을 거친 후 입주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면서 "24시간 계측을 통해 공사 과정에서 추가 균열, 기움이 발생하면 주변 대피령과 철거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산의 한 건축사는 "보강 공사라면 충분한 검토를 거쳐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러나 어떤 공법이든 한 번 기울어진 건물을 다시 세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되며, 특히 연약지반에서는 어떠한 물리적 변형을 가져다 줄지 예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구청의 안전관리 자문단의 현장 확인 결과 ㄷ오피스텔과 인접한 ㅁ오피스텔, ㄷ빌라, ㅈ빌라 3곳도 오른쪽과 뒤쪽 등으로 기울어진 사실이 확인됐고, 구청은 인근 건물 3곳에 대한 계측 결과를 바탕으로 정밀 안전진단 여부를 우선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7일 오후 자유한국당 조경태, 이헌승 의원,이경훈 사하구청장은 현장 ㄷ오피스텔을 둘러보며 기울어진 원인과 현 실태에 대한 대책 등을 살폈다.
이날 이경훈 사하구청장은 "안전 관련 전문 위원들을 통해 감리일지, 지반조사 등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 실효성 있는 안전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