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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치사해서 학부형이 나서 직접배급..
사회

무상급식 치사해서 학부형이 나서 직접배급

김현태, 심종완 기자 입력 2015/04/04 15:50
경남도의원, 학부모 문자에 "그 돈으로 급식비 내라"

유상급식 전환 사흘째인 3일에도 경남의 초·중·고등학생 257명이 급식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교육청은 이날 창원과 진주, 고성, 함양, 산청, 하동 등 13개 시군의 학교 38곳에서 257명이 급식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날보다는 60여명 줄었다. 초등학교는 22곳에서 141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는 11곳에서 56명, 고등학교는 5곳에서 60명이다.
 

이들 가운데 182명은 도시락을 싸왔고, 8명은 집에 가서 점심을 해결했다.

 

↑ 진주 지수초등학교 학부모들이 1일과 2일 이틀간 아이들의 밥을 직접 지어 먹였다.(자료사진)

하동 묵계초등학교에서는 이날 전교생 67명이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65명은 학부모들과 체험학습을 떠났고, 2명은 무단 결석했다.

이들 학부모들은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한 상태지만, 6일부터는 정상 등교하기로 협의했다고 교육청은 밝혔다.
 

당초 이날 하동 쌍계초등학교 학부모들도 등교를 거부하기로 했지만 벚꽃 축제로 취소했다. 금요일인 10일과 17일은 등교를 거부할 예정이다.

반면, 사천과 밀양, 양산, 의령, 창녕 등 5개 시군에서는 정상적으로 급식이 이뤄졌다.
 

또, 이날 도내 전 시군에서 무상급식 중단을 규탄하는 학부모들의 1인 시위와 선전전 등이 펼쳐졌다.

특히, 밀양 지역에서는 '선거 때는 무상급식, 선거 뒤 유상급식', '준표야 쫌', '내가 낸 세금 쓰려면 좀 물어보라' 등의 펼침막 50여개가 거리 곳곳에 내걸렸다.

남해군에서는 오는 8일 학교급식 안정화를 위한 학부모 대회도 열린다.
 

◇ 하동 학부모들, 교육감에게 "강력한 대응, 대책 마련 요구"
 

박종훈 경남교육감이 하동지역 학부모 대표들과 만나 무상급식 중단 사태와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박 교육감은 3일 하동교육지원청에서 하동 지역 학부모 대표 17명과 무상급식 지원 중단 문제에 대해 토론했다.

하동 지역은 급식비 납부 거부 논의가 활발한 곳으로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중단 문제점 해결을 비롯해 보다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하동학부모연대 이순경 회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급식비 납부 거부 운동인데 무상급식이라는 원칙을 지켜야 하는 측면에서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활짝 핀 벚꽃이 원망스러울 정도"라는 한 학부모는 "무상급식은 정부 차원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부모들도 해결하지 못한다"며 "단기적 해결이 어렵다면 장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다른 학부모는 "이번 유상급식은 결과적으로 농어촌 지역, 서민들만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작은 급식소가 폐쇄될 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경남도와 홍준표 지사는 거칠게 싸운다"며 "경남교육청도 강력하게 대응을 해달라"고 주문했고 "다른 예산을 줄여 무상급식에 사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박종훈 교육감은 "솥단지를 걸고 이틀간 학생들에게 직접 밥을 해먹인 지수초등학교를 방문해 참 이런 구걸도 없다 싶었다"며 "교육청 예산만 있으면 무상급식 당장이라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1개월에 100억 원 정도 들어가는 급식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며 "다른 사업 예산을 중단해 비용을 확보할 사업이 없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학부모들이 우리 아이들의 급식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하는 노력들을 보면서 학교급식 문제 해결에 대한 큰 동력을 얻고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잘 주무셨나요? 아침부터 너무 눈물이 나네요. 울 딸래미가 초등 3학년인데요. 어제 저한테 엄마 오늘부터 학교에 돈 내고 밥 먹어? 어! 이러니 그럼 나 밥 먹지 말까? 엄마 돈 없잖아! 이러는 겁니다. 한번 보십시오. 10살짜리 꼬맹이도 무상·유상을 알아요. 왜 천진난만한 애들에게 밥값 걱정을 하게 만들까요? 우리가 뽑은 높으신 분들이 부모나 애들에게 왜 이렇게 상처를 줄까요? 너무 힘듭니다. 다시 우리 아이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돌려주세요. 눈물로써 호소합니다."(학부모)
 

"이렇게 보내는 문자 공짜 아니죠. 문자 남발하는 돈으로 아이 기 죽이지 말고 급식비 당당하게 내세요. 어릴 때부터 공짜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게 현명한 건지 한 번쯤 생각해보시는 건 어떤지. 외벌이로 빠듯한 속에서도 우리 아이들 급식비 내며 키웠기에 저는 이해할 수가 없네요."(이성애 경남도의원)
 

경상남도 무상급식 중단 사태와 관련해 양산에 사는 한 학부모와 이성애 새누리당 경남도의원(비례)이 2일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다. 이 의원으로부터 답변을 받은 학부모는 "어떻게 이런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느냐"고 했다.


▲양산에 사는 한 학부모가 무상급식 정상화를 호소하며 새누리당 이성애 경남도의원한테 보냈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다.

 

▲양산에 사는 한 학부모가 무상급식 정상화를 호소하며 새누리당 이성애 경남도의원한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받은 답변이다.
 

학부모 "마음 아팠다"... 이성애 도의원, 이후 "죄송하다" 사과
 

이 학부모는 초등학교 3학년인 딸이 급식비를 내야 한다는 사실에 "그럼 나 밥 먹지 말까? 엄마 돈 없잖아"라며 오히려 부모를 걱정할 정도라고 호소했다.

그런데 이성애 의원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보낼 돈으로 급식비 당당하게 내라고 답변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어릴 때부터 공짜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면 안 된다"고도 했다.
 

이성애 의원은 지난 3월 19일 열린 경남도의회 임시회 본회의 때 학교 무상급식 식품경비로 지원할 예산을 전용해 사용하는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성애 의원은 3일 저녁 전화통화에서 "요즘 무상급식과 관련해 문자메시지를 많이 받는다, 한 사람이 열 통씩 보내기도 한다, 어떤 내용은 짠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어떤 내용은 인격적으로 해도 너무한다 싶은 것도 있다"고 말했다.
 

'마음이 아팠다'는 양산 학부모의 답변을 전하자, 이 의원은 "죄송하다, 그분이 마음을 많이 상했을 것 같다, 그분 입장에서는 충분히 마음을 다쳤을 수도 있겠다 싶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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