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두만 선임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게 흐르고 있다.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전날에 비해 197명 늘었다. 이중 해외유입 확진자는 9명, 이들을 제외한 188명이 지역발생 감염자다.
이는 현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담임목사 전광훈) 발 확진자가 늘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즉 사랑제일교회 확진자가 나타난 12일 이후 이 교회 확진자는 15일까지 198명, 16일 116명이 추가 확진되어 관련 확진자는 총 315명이며 이 중 서울시 확진자는 209명이다.
이 때문에 전체 확진자 수도 지난 14일 103명에서 15일 166명, 16일 279명, 17일 197명으로 나흘간 확진자만 745명에 달한다. 나아가 이 교회 교인과 방문자 등 1천207명의 진단검사 중 최초 확진자 포함 209명, 음성 624명… 현재까지 양성률이 20%대다. 물론 나머지는 검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인데다 지방의 확진자를 포함하면 양성률은 더 높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더욱 긴장하고 있으나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 목사 측은 아직도 당당하다.
즉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을 주축으로 수천 명이 모인 광화문 8.15집회 이후 전 국민이 긴장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책임은 도외시하고 도리어 자신을 고발한 박능후 복지부 장관과 서정협 서울시장 직무대행을 고발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하지만 당국은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급격히 커지자 수도권의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으며, 이에 관련업계는 또 가슴을 치고 있다.
더구나 이 급격한 확신세가 하루이틀 더 지속된다면 당국은 거리두기 3단계 조치에 들어갈 수도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리되면 거의 모든 국가경제가 올스톱 상태가 될 우려도 있다.
만약 그리 된다면 이는 그 원인이 사랑제일교회와 한기총, 나아가 범투본을 이끌고 있는 전광훈 목사에게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전 목사와 그가 이끄는 세력에 대해 “국가방역 시스템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며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고 작심 비판했다. 또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지도부, 그리고 당 대표 후보로 뛰고 있는 이낙연 의원도 전 목사의 구속취소 재수감을 촉구한 상태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입을 다물고 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광화문 집회는 ‘4·15 부정선거 국민투쟁본부’(국투본)가 주관했다.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대표자는 미래통합당 민경욱 전 의원이다. 민 전 의원은 지난 4,15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당시 투표가 부정선거라며 현재 선거무효 투쟁에 앞장서고 있다.
나아가 현재는 원외지만 강성 보수정치인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김진태 전 미래통합당 의원 또한 이 집회에 참석 “제 밥값은 제가 하겠습니다”라며 문재인 정권 비난에 앞장섰다.
그리고 이 집회에서 전광훈 목사는 물론 민경욱 김진태 모두 발언 당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태에서 마이크를 돌려가며 사용했다. 방역수칙 전면 위반이다.
그래도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에 대한 언급이 없다.
물론 이들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는 미래통합당 지도부의 고충을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오르고 있으며, 특히 중도와 호남에서 호의적 반응이 나타나 고무되고 있는 당 지도부로서 극우 색깔을 띠고 있는 이들과의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음직도 하다.
그러나 민경욱 김진태 등의 소속 당이자 국가운영의 한 축이라며 정부여당의 자신들과 협치하지 않고 독주한다고 비판했던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이 같은 침묵은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통합당은 그동안 조국 윤미향 사태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물론 이들을 옹호하는 진보진영에 대해서도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리고 보수언론들은 이러한 비판을 가감없이 기사화, 이들이 여론의 질타를 받도록 협조(?)했다.
이번 광화문 집회는 국가방역시스템에 대한 정면도전이란 문 대통령 지적 외에도 국가의 정체성에 정면으로 도전한 집회였다. 스스로 보수를 참칭하는 사람들이 광복절임에도 서울 한복판인 광화문에서 일장기를 흔들며 집회했다. 75년 전 선조들은 해방의 기쁨에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는데 75년 후 스스로 보수라는 사람들이 일장기를 들고 거리로 나온 것이다.
이 집회에 통합당 지도부는 입을 다물고, 보수 정치인도 보수 언론도 이들을 비판하지 않고 있다. 책임정치를 입에 달고 살던 통합당의 김종인 주호영 등 지도부는 왜 입을 다무나?
책임정치를 주장했던 통합당 지도부의 침묵은 소속당원이자 자당의 공천으로 국회의원을 지내고, 또 직전 선거에서 공천까지 받았던 인사들이 초래한 이 ‘반역적’ 행위를 용인한 것이라고 봐도 되나?
하태경 의원이 개인적으로 전 목사를 비판하고 구속 수감이 원칙이라고 말하고는 있으나 그 또한 일장기 집회는 거론도 하지 않았다. 일장기를 흔든 세력이 한통속이어서인가?
당 대변인의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모든 국민은 정부 대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한다”고 말할 정도의 두루뭉실한 대처, 이것으로 할 말을 했다고 보는 것인가?
그러나 당 지도부와 당 스피커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여론의 흐름에 불리해질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이 심각한 현안에 입을 다물고 있다는 것은 국가를 책임질 자격이 없다는 것을 자인한 것도 된다.
통합당은 그동안 조국 윤미향 사태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물론 이들을 옹호하는 진보진영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리고 보수언론들은 이러한 비판을 가감없이 기사화, 이들이 여론의 질타를 받도록 협조(?)했다.
그래서다. 통합당은 지금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광복절에 일장기를 들고 나온 사람들, 그들을 제지하지 않은 세력, 스스로 자가격리 대상이라고 발언하면서도 마스크없이 여럿이 쓰는 마이크를 사용 연설한 목사, 마찬가지로 감염병 대유행 경고에도 밀집 집회를 열어 사람들을 모으고, 그 단상에서 마스크 없이 연설한 전직 국회의원들, 통합당은 그들과 한편인지 아닌지를 확실히 말해야 한다.
그래야 통합당에 지지를 표명한 사람들의 정체성도 확인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말한 통합당의 ‘책임정치’ 주장은 다 거짓이었다는 비판을 심각하게 물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