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현태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이유정 전 후보자 낙마 이후 47일 만에 유남석 광주고법원장을 새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했다. 청와대가 신임 헌법재판소장 인선과 관련 복수의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고, 또한, 유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게 되면 9명의 헌법재판소장 후보가 꾸려지며 강일원 재판관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날 재판관도 헌재소장 후보군에 거론된다. 2012년 여야 합의로 재판관에 지명된 강 재판관은 진보·보수 양측에서 모두 호감을 가진 인물이다. 헌재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주심재판관을 맡았다. 진보성향 법관모임 '우리법 연구회'의 창립 회원이었던 유 후보자는 전남 목포 출신으로 헌법 연구관 경험을 거친 정통 법관이다. 유 후보자는 국회 청문회를 거쳐야 하지만, 국회 동의 사안은 아니어서, 이로써 헌법재판소장으로 지명될 수 있는 헌법재판관 9인 체제가 완성됐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유남석 후보자가 임명되면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헌법재판소장을 법의 절차대로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이수 전 헌재소장 후보자 낙마 이후 국회 상황과 헌재 내부 반응 등을 살펴 헌재소장을 낙점하기 위한 수순이다. 대부분 박근혜 전 대통령 추천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명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추천이어서 가능성이 매우 적다. 헌재소장으로 지명하더라도 내년 9월엔 퇴임해야 한다. 따라서 국회가 헌재소장 임기 문제를 해결할 입법을 마칠 경우에 헌재소장으로 지명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청와대가 유 후보자를 바로 헌재소장으로 지명하지 않은 것도 국회 상황을 지켜본 뒤 헌재소장을 지명하겠다는 의도다. 청와대 관계자는 19일 “아직 헌재소장 후보자가 낙점된 상황은 아니다.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이수 전 후보자 낙마 이후 청와대 내에서는 국회와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했던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구성해 헌재소장 인선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의지도 갖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일단 협의체 구성을 최대한 앞당기려 한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잘 되지 않는다”며 “협의체가 가동되면 헌재소장 지명 문제도 야당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강력한 반대로 협의체 구성은 어려운 상태다. 여기에 유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도 한 달 정도 소요된다. 헌재소장 지명은 빨라도 다음달 중순쯤이나 가능할 전망이다. 국회와의 논의가 지지부진하고 헌재소장 임기 문제도 매듭지어지지 않을 경우엔 유 후보자가 헌재소장으로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유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요청서를 다음주 중 국회에 보낼 예정이다. 유 후보자도 헌법 재판관과 헌법재판소장 청문회를 2번 해야 하는 부담도 있어, 결국 여야 합의로 임명되고 상대적으로 진보성향인 강일원 재판관이 헌재소장으로 유력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