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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은 기독교의 부끄러운 자화상, 기독교계 전광훈과 ..
사회

“전광훈은 기독교의 부끄러운 자화상, 기독교계 전광훈과 절연해야.”

임두만(위원) 기자 limdoo1@hanmail.net 입력 2020/08/26 10:58 수정 2020.08.26 11:06

전광훈(64)씨는 8.15 집회를 주도하고, 본인과 가족 나아가 자신이 섬기는 교회의 수백명 성도들이 감염병 환자가 되어 격리되어 있음에도 병상에서까지 ‘바이러스 테러’를 말하며 작금의 사태는 문재인 정부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가 24일 교단 총회장 명의로 전광훈 씨를 ‘한국교회의 수치’라며 “전광훈과 절연해야 한국교회가 산다”는 목소리를 내며 보수 기독교계의 각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기독교장로회 대표로고와 향린교회예배모습
한국기독교장로회 대표로고와 향린교회예배모습

이날 이 성명을 낸 기장은 한국의 진보 기독교계 본진이라고 해도 된다.

이러한 교단이 “코로나19 재확산에 즈음하여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성명서”라는 제목으로 낸 성명에서 “코로나19 감염사태는 멈추어 서서 돌아보고 잘못된 길에서 돌이키라는 하늘의 음성”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그동안 기독교계의 팽창주의를 반성하고, 특히 보수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 극우세력을 이끌고 있는 전광훈 씨와의 절연을 촉구한 것이다.

기장 측은 이날 성명에서 “극우적 정치이념과 근본주의적 믿음이 결합한 ‘전광훈 현상’은 한국교회의 민낯”이라며 “분단체제에서 화해의 가교가 되어야 할 교회가 대결과 증오를 부추겼다”고 기독교 극우세력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기장은 “극단적 혐오와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거나 “급기야 ‘전광훈 현상’은 이 엄중한 시기에 국가적 방역체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기장 측은 “사랑제일교회 발 확진자만 800백 명이 넘어섰음에도 ‘바이러스 테러다.’, ‘확진자 조작이다.’는 등의 가짜 뉴스를 유포하고, 병원을 탈출하는 등 일반적 상식과 규범마저 무너뜨렸다”고 전광훈 씨와 그를 따르는 사람들의 행태를 비난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한국교회는 즉각 전광훈 목사와의 관계 절연을 선언하고, 그를 교계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다음 “그러나 그보다 앞서 전광훈 현상을 배태하고 비호하거나 또는 방관해온 그동안의 한국교회의 잘못을 통렬하게 참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헌법과 법을 논하기 이전에, 교회는 세상의 구원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십자가를 짐으로써 하나님의 나라를 보여주어야 할 공동체”라며 “그러나 현실은 교회가 세상에 십자가를 지워주는 꼴이 되었다. 자기주장을 위해 세상의 희생에 무관심할 때, 이미 그것은 교회도 아니고 신앙도 아니다”라고 자성했다.

그리고 끝으로 “우리는 2020년의 한국교회의 부끄러움과 수치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한 뒤 “무엇보다 코로나 재확산의 위기 앞에서 모든 교회들이 방역에 앞장서 협력함으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이 같은 성명을 낸 한국기독교장로회는 한신대를 모태로 한 진보적 개신교 교단이다.

이 땅에 개신교가 전파된 초기 평양을 비롯한 북한지역에서 많은 신자가 나오면서 미국 북장로교 교단을 중심으로 한 장로교 선교사들은 평양에 최초로 장로교신학교인 평양신학교를 개교했다.

하지만 일제 말기 신사참배 과정에서 목사들의 반일을 이유로 평양신학교는 휴교되었다. 이후 1940년 장로교계는 서울 수유동에 조선신학교(오늘날의 한신대학교)를 개교했다.

그리고 해방 후 장로교단은 1947년 대한예수교장로회를 복원했으나 일제강점기 신사참배를 두고 끝까지 신사참배를 반대했던 측이 1952년 부산에 고려신학교를 세워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으로 독립했으며, 이후 다시 크게는 기독교장로회(기장)와 예수교장로회(예장)로 분열된다.

1953년, 장로회 교단(총회)은 김재준 목사를 중심으로 한 조선신학교(현재의 한신대학교) 출신의 목회자들을 “자유주의 신학파”로 공격하면서 끝내 김재준 목사를 장로교 목사직에서 파면하고, 조선신학교 출신 신학생들의 목사안수를 거부했다.

이에 김재준 목사를 중심으로 그를 따르는 조선신학교 출신 목회자들이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을 설립하여 분립해 나가게 된다. 그리고 이후 기장은 교회의 사회참여를 인정하는 교리에 따라 대한성공회와 함께 한국의 가장 진보적인 개신교 교단이 된다.

문익환 서남동 조현정 목사 등에서 알 수 있듯 민중신학을 중심으로 반독재 민주화 투쟁, 인권, 노동, 통일운동, 촛불집회에도 적극 참여했으며, 최근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 동성애 반대를 명분으로 차별금지법 반대로 뭉치고 있는 보수 기독교계의 핵심 축인 예장측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래는 이날 힌국기독교장로회가 교단 총회장 이름으로 낸 성명서 전문이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즈음하여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성명서

코로나19 감염사태는 멈추어 서서 돌아보고 잘못된 길에서 돌이키라는 하늘의 음성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회가 멈추어 선 동안에도 욕망의 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돌아보는 일에 게을렀습니다. 삶의 대전환을 요구하는 거대한 문명사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돌이켜 사는 길을 찾지 않았습니다.

결국 복음을 전파해야 할 교회는 도리어 코로나19의 슈퍼전파자가 되어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게 되었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만일 소금이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없어 밖에 버려져 다만 사람들에게 밟힐 뿐이니라.”(마 5:13)는 말씀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교회를 향한 분노와 아우성 속에서 하늘의 음성을 듣습니다, ‘너희가 결코 세상보다 이타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합리적이지도 윤리적이지도 않다.’는 준엄한 꾸짖음을 듣습니다.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 하나님 앞에 죄송하고 세상 앞에 미안합니다. 회개로 무릎을 꿇고 참회로 엎드립니다.

극우적 정치이념과 근본주의적 믿음이 결합한 ‘전광훈 현상’은 한국교회의 민낯이었습니다. 분단체제에서 화해의 가교가 되어야 할 교회가 대결과 증오를 부추겼습니다. 극단적 혐오와 막말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전광훈 현상’은 이 엄중한 시기에 국가적 방역체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었습니다. 사랑제일교회 발 확진자만 800백 명이 넘어섰음에도 ‘바이러스 테러다.’, ‘확진자 조작이다.’는 등의 가짜 뉴스를 유포하고, 병원을 탈출하는 등 일반적 상식과 규범마저 무너뜨렸습니다.

한국교회는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한국교회는 즉각 전광훈목사와의 관계절연을 선언하고, 그를 교계에서 추방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전광훈 현상을 배태하고 비호하거나 또는 방관해온 그동안의 한국교회의 잘못을 통렬하게 참회해야 합니다.

지금의 코로나 상황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교회에 대해서, 예배에 대해서, 믿음에 대해서 숱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야 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교회는 세상 가운데에, 생명을 살리신 그리스도의 몸으로 존재하는 공동체입니다. 그럼에도 종교의 자유, 헌법상의 자유를 내세우며 대면 예배를 비대면 예배로 전환하라는 방역당국의 요청을 거부하고 나서는 목사와 교회들이 있습니다. 나의 종교적 자유가 남을 위험에 빠트릴 자유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닙니다.

헌법과 법을 논하기 이전에, 교회는 세상의 구원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십자가를 짐으로써 하나님의 나라를 보여주어야 할 공동체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교회가 세상에 십자가를 지워주는 꼴이 되었습니다. 자기주장을 위해 세상의 희생에 무관심할 때, 이미 그것은 교회도 아니고 신앙도 아닙니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교회는 집단이기주의, 거짓우월감과 자가당착,편견과 혐오를 전파하는 집단이 되었습니다. 생명의 하나님은 코로나19를 통해 생명의 존엄을 위협하는 개인과 집단과 문명을 심판하실 것입니다. 우리는 교회가 그 심판의 대상이 아닌지 두려운 마음으로 성찰하고 돌이켜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한국의 근대화와 민주화에 기여한 소중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 섬기고 봉사하는 현장에는 교회가 있었습니다. 국가적 위기 때마다 힘을 보탠 아름다운 전통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그 전통의 깃발은 찢겨졌고 땅에 버려져 밟히고 있습니다. 그 깃발은 우리로 인해 빛을 잃었습니다.

우리는 온전한 참회 가운데서,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손과 발이 되어 세상의 아픔을 보듬고 섬겨야 합니다. 분단과 대결의 상처를 가슴에 품고 평화를 여는 거름이 되어야 합니다. 복음을 몸으로 살고, 삶으로 복음을 선포해야 합니다.

우리는 2020년의 한국교회의 부끄러움과 수치를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은 실패하지만, 하나님의 나라는 실패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이 땅 위에 생명을 살리는 교회를 세우기 위해 다시 일어설 것입니다. 기장교회는 물론 깨어있는 신앙의 형제 교회들과 손을 마주 잡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코로나 재확산의 위기 앞에서 모든 교회들이 방역에 앞장서 협력함으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이 다짐을 실행하는 기장교단의 모든 교회와 또한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그리고 코로나19방역을 위해 애쓰는 수많은 사람들과 사회경제적 피해자들에게 하늘의 위로가 가득하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 5: 14, 16)

2020. 8. 24.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육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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