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중단과 관련 학부모와 시민사회 단체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사진) 경남지사가 "진정한 복지는 어르신들, 독거노인을 돕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통신넷=임병용기자] 홍 지사는 7일 도청에서 열린 실·국장 회의에서 "서민 복지사업은 도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발로 뛰어 시책을 발굴하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보건복지국장에게 "서울 동자동 같은 쪽방촌에 가보면 방세 주고나면 2만∼3만원으로 한 달을 살아가는 독거노인들이 많다. 이는 지방도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국장은 이번 주 중으로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활동을 직접 해보고 서민들의 삶에 대해 깊이 고민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홍 지사의 발언은 도내에도 질병과 가난, 외로움 등으로 홀로 어렵게 사는 노인 등이 많다는 소식을 접하고 복지 사각지대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도는 밝혔다.
홍 지사는 "기계적인 사고로는 진짜 서민들이 필요로 하는 복지를 찾아낼 수 없다"며 "쪽방에서 근근이 생활하시는 어르신들, 독거노인 등 이런 사람들을 도와주는 게 복지이며, 간디학교 같은 귀족형 학교에 무상급식 하는 것이 복지가 아니다. 그건 복지 낭비"라고 덧붙였다.
도내 일부 시·군에서도 제도권을 벗어나 실제 생활이 어려우면서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서민들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홍 지사는 "실제 우리 주변에는 기초생활보장대상자들이 한 달에 20만원으로 집 세주고 생활한다"며 "이런 어려운 분들을 도와 주는게 복지행정"이라고 덧붙였다.
거창군의 경우 '행복나르미 센터'를 통해 복지취약계층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산청군은 올해 현장복지실천, 복지급여 서비스 제공을 위한 복지대상자 통합조사 업무 추진계획을 수립해 사회복지 대상자 발굴 조사를 하고 있다.
한편 리서치 전문업체 한국갤럽은 3월 17~19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Random Digit Dialing·임의전화걸기) 방식으로 홍 지사가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중단하고 저소득층 교육사업 지원에 나선 것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그 결과 '잘했다'는 응답이 49%로 '잘못했다'는 응답 37%보다 높게 나타났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로만 보면 홍 지사의 선택에 다수 국민이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전국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 가운데 지역별 응답 결과를 살펴보면 부산·울산·경남 등 이른바 PK지역에서는 '잘한 일'(43%)이란 응답과 '잘못한 일'(41%)이란 응답 사이에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세대별로도 취학 자녀를 둔 30대에서는 '잘못했다'는 응답자가 59%로 '잘했다'는 응답자(27%)보다 2배 이상 많았다. 40대에서도 '잘못했다'(46%)는 응답이 '잘했다'(41%)는 응답보다 더 많았다.
이어 '경상남도는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한 예산으로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물음에는 '무상급식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은 교육청과 협의해서 추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60%로 '무상급식 예산을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에 쓰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응답 33%보다 월등히 높았다.
전 국민 1002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갤럽 조사와 경남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리얼미터 조사는 조사 대상과 문항, 조사 방법 등의 차이로 단순 비교가 힘들다. 다만 '어떻게 묻느냐'에 따라 조사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리얼미터가 경남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상급식 중단' 관련 여론조사에서 도민 10명 가운데 6명 가까이가 '잘못한 결정'이라고 답한 셈인데, 이는 앞으로 경남도정을 이끌어가야 할 홍 지사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