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 좋은 생각을 갖게 되어 있다. 자기가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아끼지 않으면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를 잘 대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즉 자기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여 남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자존감을 지녀야 된다. 이것은 자기가 잘 났다고 스스로 여기며 자기중심으로 생각하는 자존심과는 다르다. 자존심은 자신을 남 앞에 드러내보이려고 하는 것이지만 자존감은 오히려 자기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자기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공자는 ‘무의 무필 무고 무아(毋意 毋必 毋固 毋我)’ 곧 ‘자신의 뜻을 내세우지 않고, 장담하는 일이 없으며 고집을 부리지 않고, 자신만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가 주위 사람으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얻으려면 자존심부터 버려야 한다.
자존감은 자기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자기를 아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내가 누구인가를 아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남을 알려고 무던히 애쓰지만 정작 자신을 아는 데는 무관심하다. 자신의 내면에 담긴 욕구가 무엇인지, 또 한계는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 마디로 자기에 대한 평가가 소홀하다는 것이다.
자존감은 자신의 현주소를 냉정히 들여다보게 한다. 그래서 자신의 현재의식에서 선택하는 것과 잠재의식에 내재된 욕구가 다른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 수도 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어떤 그릇인지를 아는 자존감 있는 사람은 자기의 한계를 넓혀나갈 수 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자세를 갖는다.
그렇지 않으면 그 한계 속에 갇혀 버리게 되어 있다. 자존감은 바로 ‘내가 누구인가’를 아는 능력이다. 그것은 바로 자신감이기도 하다. 세바시 명강사이자 소통전문가로 활동하는 김창옥 교수는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자존감이고, ‘내가 잘 났다’고 생각하는 마음은 자존심이다”고 말한다.
세계적인 리더십 전문가인 워렌 베니스는 개인의 지적 자산 중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자존감이라고 말한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혼란스럽고 불확실한 시대 속에서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요소가 자존감이다.
그렇다면 왜 자존감이 중요할까? 자존감이란 ‘자아상’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자신이 만든 자아상을 뛰어넘어 행동하기 어렵다. 짧은 기간 동안에 마음먹은 대로 어느 정도 행동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자아상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자존감은 오랜 시간의 인성 단련을 통해 몸에 배어지는 '마음의 습관'인 것이다.
자녀들의 교육에서도 자존감이 아주 중요하다. 미국의 교육학자들은 학습효과를 높이는 방법의 첫 번째는 학생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임을 강조한다. 그래서 스스로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데 교육의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교육은 학생들에게 자존심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어 성적의 결과에 따라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갖도록 만든다.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인간은 무한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그 중 평생 10분의 1정도만 활용하고 만다”고 했다. 그 원인은 자존심과 관련된 열등감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자녀들에게 무엇보다 자존감을 세워 자신감을 회복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 마디로 자존심은 아집이 담긴 확신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바라다보는 것이다. 한국사회가 스트레스가 많은 것은 바로 개인마다 강한 자존심을 굽히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저 잘난 맛에 살아가려고들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사회는 남에 대한 배려와 인정이 메말라지게 된다.
자존심으로 넘친 한국사회, 그것은 출세주의적인 성향 때문이다. 말하자면 무엇인가든 외형적 조건으로 남보다 특출해야 된다는 심리적인 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명문 대학을 나와야 한다던가, 좋은 집안과 인척을 맺어야 한다든가, 돈이 많아야 한다던가, 심지어 어는 특정지역에 살아야한다던가 등등이다.
이런 풍조가 아직 세상의 물정을 파악하기도 전 어린아이들에게까지도 퍼져 있다니 안타깝다. 서울 어느 특정지역에 사는 아이들은 벌써부터 물질로 잘나고 못남을 가린다고 하니 말이다. 자기가 사는 아파트의 평수나 부모들의 승용차 종류나 크기로 우열을 저울질한다. 이는 어릴적부터 자존심을 주입하는 것이 된다.
어릴 적부터 이런 외형적인 물질관으로 가치의 기준을 삼는다면 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충족감이나 행복감을 누리기가 쉽지 않다. 물론 원하는 것을 손에 쥐는 순간은 뿌듯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감정이 그리 오래 지속되지는 못한다.
'쾌락의 쳇바퀴(Heronic Treadmill)'라는 이론이 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성취하지만 그 만족감은 이내 사라지고 또 다시 새로운 것을 원하게 된다는 심리를 말한다. 다시 말해 인간은 끊임없이 욕망을 추구하여 그것을 채우면 만족해 하지만, 그 행복감은 잠시 있다 없어지고 또 다른 욕망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성공의 가치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다르다. 그들은 어떤 여건에서도 자존감으로 넘쳐 있다. 자존감은 ‘자아존중감’을 줄인 말이다.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인가? 또 어떤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이런 물음에 긍정적으로 답변할 수 있다면 자존감이 있는 것이다.
■ 이인권 논설위원장 / 커리어 컨설턴트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과 문예진흥실장을 거쳐 2003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CEO)를 역임하였다. ASEM ‘아시아-유럽 젊은 지도자회의(AEYLS)' 한국대표단,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FACP) 국제이사 부회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 한국공연예술경영인협회 부회장,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예원예술대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아트센터의 예술경영 리더십> <예술의 공연 매니지먼트>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경쟁의 지혜> <긍정으로 성공하라> 등 13권을 저술했으며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우수 모범 예술 거버넌스 지식경영을 통한 최다 보임으로 대한민국 최초 공식기록을 인증 받은 예술경영가이다. 한국공연예술경영인대상, 창조경영인대상, 대한민국 베스트 퍼스널 브랜드 인증, 2017 자랑스런 한국인 인물대상, 문화부장관상(5회)을 수상했으며 칼럼니스트, 문화커뮤니케이터, 긍정성공학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