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현태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친박 핵심 서청원 의원의 대립이 날로 친박(친박근혜) 청산을 두고 격화 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수사 관련해 협조를 요청했다는 서청원 의원에게 비난의 수위를 더 높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 핵심 의원들의 징계를 두고 당내 갈등이 깊어지고, 홍 대표는 서청원 의원이 주장하는 녹취록 얘기가 나오자 바로 목소리가 커졌다. 본인은 서 의원에게 측근인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왜 자기를 엮냐며 자제시켜 달라는 말만 했다는 것이다. 서 의원이 지난 26일 홍 대표와 관련한 녹취록을 밝히겠다고 말한 데 따른 것이다. 홍 대표는 “지난 9월 3일 서 의원과 식사를 할 때 1시간30분 동안 듣기만 했다”며 “듣는 도중 얼핏 (녹취록) 이야기를 하면서 협박을 하길래 이런 사람과 정치를 같이 하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8선이나 되는 분이 유치하게 새카만 후배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협박이나 한다”며 “할 대로 해보라”고 목청을 높였다.
서청원 의원 측도 바로 반박 입장을 냈다. 홍 대표가 서 의원 측근이라고 주장하는 윤승모 부사장이 한 때 홍 대표의 언론 특보를 지냈는데 홍 대표가 불리한 사실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홍 대표는 “나는 성완종을 모른다.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돈을 받은 게 이상하니 성완종과 내가 돈을 주기 전 호텔에서 만난 것으로 각본을 짜 놨었다”며 “그런데 그것이 나중에 항소심에서 검사와 윤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짠 각본이라는 게 들통났다”고 주장했다. 또 “나에게 돈을 줬다는 사람(윤 전 부사장)은 서 의원을 20년 따라다닌 꼬붕(부하)”이라며 윤 전 부사장이 서 의원 쪽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내가 올무에 걸려서 정말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을 때 나를 도와준 사람이 없었다”며 “오히려 얽어 넣어야 친박이 누명을 벗는다고 여겼던 사람들이 나를 두고 지금 협박하는가”라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른바 녹취록을 둘러싼 두 사람의 갈등은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면 서 의원 측은 윤 전 부사장이 홍 대표의 언론특보를 지냈다며 그의 주장을 반박했다. 서 의원 측은 이날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홍 대표는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이야기하는 탁월한 기술자”라며 “윤 전 부사장이 2010년, 2011년 당대표 경선 당시 홍 대표의 언론 특보였다는 사실은 왜 이야기를 안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곧 진실이 밝혀질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이미 친박계는 홍준표 대표에 대한 비난 발언을 이어가며 세 결집에 나서고 있고 비박계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다며 벼르고 있다. 대표와 서 의원의 싸움은 친박 청산에서부터 시작됐다. 서 의원은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탈당 권유 징계를 받은 뒤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성완종 사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홍 대표가 내게 협조를 요청했다”며 녹취록이 있음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이튿날인 23일에는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홍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 수사 과정에서 서 의원에게 ‘자신과 관련된 법정 진술을 번복해 달라’고 요청한 객관적 자료를 확보했다”고 주장하며 참전했다. 이에 홍 대표는 이 의원을 가리켜 “그런 거짓폭로를 하면 천벌을 받을 것”이라며 “앞으로 두고 보겠다”고 경고했다. 서 의원에 대해서는 “정치를 더럽게 배웠다”며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등은 다음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을 논의할 최고위원회에서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