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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악인(惡人)’들이 죽어서 고통 받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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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악인(惡人)’들이 죽어서 고통 받는 곳..?

김덕권 기자 duksan4037@daum.net 입력 2020/10/07 22:18 수정 2020.10.07 22:23
천국과 지옥

‘천국(天國)’과 ‘지옥(地獄)’은 어느 곳에 있으며, 그 곳은 어떤 곳일까요? 그런데 지옥이 없다면 천국도 존재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천국이 존재한다면 지옥도 당연히 존재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그러므로 천국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옥에 대하여 보다 더 확실하게 알아야 내일이 밝습니다.

그러면 《불경(佛經)》이 말하는 지옥은 어떤 곳이며, 《성경(聖經)》에서 말하고 있는 지옥은 어떤 곳일까요? 《불경》에서 말하고 있는 지옥은 ‘악인(惡人)’들이 죽어서 고통 받는 곳을 말하고, 《성경》에서 말하는 지옥도 《불경》에서 말하는 지옥과 같이 ‘악’을 행한 자들, 즉 죄를 지은 자들이 사후에 고통 받는 곳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사후는 ‘육신’이 죽고 난 후의 세계, 즉 ‘혼(魂)’이 육신의 몸을 벗은 후의 세계로만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육(肉)’의 몸을 벗으면 혼의 세계, 또는 ‘귀신’의 세계라 말합니다. 그런데 사람은 육신이 존재하기 때문에 고통을 받기도 하고 고통을 느끼기도 하는 것인데, 만일 육신이 없다면 무엇이 고통을 받으며 어떻게 고통을 느낀단 말인가요?

이렇게 육신을 벗은 후, ‘혼’이 되어 구천(九天)을 떠돌고 있는 ‘영혼’들은 몸이 없기 때문에 고통을 받을 수 없고 느낄 수도 없는 것입니다. 결국 지옥은 육신에 종노릇하고 있는 ‘혼’이 육신 안에 들어가 살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불경》이나 《성경》이 말하는 지옥은 죄를 범한 인간들이 형벌로 인한 고통을 받는 곳입니다.

그렇다면 육신이 없으면 고통도 받을 수 없는 것이 아닌가요? 이 말은 육신이 없다면 지옥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옥도 모두 같은 지옥이 아니라 사람의 상태에 따라서 각기 다른 것입니다. 즉, 지옥은 사람들이 ‘전생(前生)’에 지은 ‘업(業)’의 죄과(罪過)에 따라 어떤 환경 가운데서 어떤 육신의 옷을 입고 태어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전생에 ‘악(惡)’을 행 한자는 현생에서 지옥과 같은 삶을 사는 것이요, 전생에 ‘선(善)’을 행 한자는 현생에서 천국과 같은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이처럼 지옥도 천국과 같이 어떤 장소가 아니라 존재적 개념으로 영적인 존재들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천국과 지옥은 어느 곳에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천국과 지옥은 내 마음에 있는 것입니다. 아니 내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한 노승(老僧)에게 어느 날 권세 있는 무사(武士)가 찾아왔습니다.

“천국과 지옥의 차이를 가르쳐 주십시오.” 노승은 매우 마땅찮은 표정으로 답을 합니다. “말해 줄 수야 있네만 자네가 그걸 이해할 만한 머리가 있나 모르겠네.” 무사는 불쾌감을 참으며 말했습니다. “무례하오. 당신이 지금 누구와 이야기하고 있는지 알고 있소?” 목소리에 노여움이 묻어났지만, 노승은 깔보는 태도를 굽히지 않고 말합니다.

“별로 대단한 사람은 아닐 테지. 자네는 어리석어서 그 사실을 모르는 것 같지만.” 무사는 분해서 몸을 떨었습니다. 그럴수록 노승은 한층 더 놀리는 투로 말합니다. “저 허리에 찬 것은 검(劍)이라 부르는 물건인가? 음식 자르는 칼처럼 보잘 것 없어 보이는군.” 무사에게 이보다더한 모욕은 없지요.

당장 칼로 목을 칠 기세로 검을 잡는 순간 노승이 말합니다. “바로 그것이 지옥이라네.” 무사의 얼굴에 깨달음이 스쳤습니다. ‘스스로 다스릴 수 없는 마음이 바로 지옥이로다.’ ​무사가 조용히 칼집에 칼을 꽂자 노승이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지금이 바로 천국일세.” 그러니까 내가 내 마음을 다스릴 수 없을 때가 ‘지옥’이고, 내가 내 마음을 다스릴 수 있을 때가 ‘천국’인 것입니다.

천국과 지옥만 언급하는 개신교나 거기에 더해 연옥(煉獄)의 개념이 있는 가톨릭과는 다르게 대승불교에서는 천국과 지옥 및 그 외의 장소들까지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대승불교에는 욕계(欲界) 6천, 색계(色界) 18천, 무색계(無色界) 4천까지 수많은 하늘을 정밀하게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석가모니는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따위를 고민치 말고, 지금 당장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에 집중하여 현실을 살라.”며 저승에 대해 비중을 두지도 관심을 가지지도 말라 고 가르치셨습니다. 이는 현실을 직시하는 경향이 강한 불가(佛家)의 색감이 강하게 드러나는 부분이지요.

석가모니는 해탈(解脫)에 도움이 안 되는 쓸데없는 형이상학적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이 천국과 지옥은 현재의 마음 상태에 따라 결정되는 것입니다. 육신의 삶을 다 산 후, 또는 세상의 종말이 올 때 심판을 받아 천국이나 지옥으로 가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자신이 당면한 삶의 상황에서 기쁘고 즐겁게, 선하게 사는 사람은 천국으로 가고, 현재 자신이 처한 삶의 상황에서 슬프고 고통스럽게, 악하게 사는 사람은 지옥으로 가는 것이 당연한 이치입니다. 우리 오직 이생에서 선한 공덕(功德)을 많이 쌓으면 자연 천국으로 가지 않을 까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10월 8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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