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통신넷= 김현태, 박정익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례적으로 휴일인 12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성완종 리스트'의 엄정 수사를 검찰에 촉구했다. "외압이 없도록 책임지겠다"고 '검찰 지킴이'도 자처했다.
최초 폭로가 나온 지난 10일만 해도 "거기에 대해 내가 얘기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회피하고, "사실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는 대변인 논평을 냈던 것에 비하면 전향적 변화다.
의원실과 당대표실 측근들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아침 긴박하게 움직였다. 오전 7시쯤 실무진에 전화를 돌려 "지금 상황이 엄중해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면서 '기자회견 개최'를 통보했다. 아울러 최고위원들에게 일일이 직접 전화해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견문은 직접 작성했다.
김 대표의가 '관망'에서 '적극 개입'으로 전향한 이틀 사이 홍문종 의원에게 '대선자금으로 보이는' 돈이 건네졌다는 추가 의혹이 제기됐다.
단순히 당정청 친박계 핵심인사 등 8명의 금품수수 의혹 정도를 벗어나, 현 정권 출범의 정당성이 의심받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차이가 있다.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김 대표가 조기 대응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
한 측근 의원은 "대표가 어제 오늘 계속 고민을 하다가 회견을 결심했다. 검찰이 제대로 하지 않으면 죽은 사람이든 산 사람이든 억울한 사람을 만들게 된다는 점, 국민적 의혹이 엄청나게 커져있다는 점을 걱정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결국 이번 사태를 '박근혜정권 차원의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로 이날 회견에서 "국정 자체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하루빨리 이 충격에서 벗어나도록 모든 조치를 다하는 게 우선"이라며 "(이번 일이) 4·29재보선에 악재임에는 틀림없다"고 토로했다.
이 와중에 선제적으로 '철저 수사'를 촉구하지 않는 경우, 의혹 대상인 여권 실세들을 새누리당이 비호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우려가 있다. 당장 눈앞에 닥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야당의 예봉을 꺾으려면 '우리도 진상규명 의지가 있다'고 천명할 필요가 있었던 점 등이 이날 회견의 배경으로 해석된다.
'정권 차원의 위기'라는 인식은 정부나 청와대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 대표의 기자회견이 있는 뒤, 간부회의를 거쳐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을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 직후 박근혜 대통령도 "검찰이 법과 원칙에 따라 성역없이 엄정히 대처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의혹 대상자들이 친박계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이날 회견을 통해 김 대표가 차별화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작 친박계마저 김 대표의 위기의식에 공감하고 있다.
친박계의 한 인사는 "지금 상황에서 친박계 비박계가 구분되지도 않을 뿐더러, 김 대표 본인이 지난 대선 때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기 때문에 차별화될 수가 없다"면서 "지금 한가하게 계파이익이나 개인의 대권행보를 챙길 여유따위는 없다"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 기자회견 내용
성완종 전 의원이 검찰 수사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죽음을 길을 선택해 큰 충격이다. 극단적인 선택에 대해 안타까움 금할 수 없고 삼가 고인의 명목을 빕니다.
고인이 작성한 메모로 인해서 온 정치권이 의혹에 대상이 되고 국정 자체가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철저하고 신속한 규명을 통해서 하루 빨리 이 충격에서 벗어나도록 모든 조치를 다하는 것이 가장 일순위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이 국정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공무원 연금개혁 4대 개혁의 성공과 경제활성화법안 처리 등 산적한 현안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 일로 국정의 큰 틀이 흔들려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검찰은 대한민국 검찰의 명운을 걸고 좌고우면하지 말고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철저한 수사를 해주기 바랍니다.
성역 없이 신속한 수사를 해서 국민에게 진실을 밝혀서 국민의 의혹을 씻어드려야 합니다. 검찰의 외압이 없도록 우리 새누리당에서 앞장 서 책임지겠습니다. 공정하고 투명하고 신속한 수사로 진실을 밝히는 게 정도입니다. 위법을 덮으면 또다른 불행으로 연결됩니다. 정치가 국민에 대한 신뢰를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법리의 문제를 떠나서 정치의 문제로 절대 의혹을 가지고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질의 응답
- 특검 도입?
= 순서는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이번 기회를 검찰 명예 회복하는. 김진태 총장이 명예를 걸고 철저하고 신속한 소사를 해야 한다.
- 특검 도입 가능성 열어두고 계시나?
= 순서는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우선이다.
- 이번 파문이 재보선에서 새누리당 악재가 되고 있는 지적 있는데?
= 아 사실상 재보선 선거에 악재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아까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중요한 대목은 이 일로 국정의 발목이 잡혀서는 안된다는 생각. 우리 새누리당도 이 의혹에 대해서 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빨리 매듭을 짓고 국정은 중단없이 진행해야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 거론되는 인사들 보면 한푼도 안 받았다고 부정하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검찰에서 밝혀야 한다는 입장은 없다?
= 그래서 제가 검찰에 제가 말씀드린대로 좌고우면하지 말고 철저하게 수사해달라. 그래서 국민들 의혹을 씻어달라는 특별히 당부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어떠한 성역도 있을 수 없다.
- 현직 국무총리 비서실장도 올라와 았다. 수사 지휘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데, 검찰 수사만 해달라고 하는 건 실효성 없어보이는데, 수사 과정에서 지휘권을 중단시켜달라거나 더 나아갈 수 있는 대책?
= 우리 국민 불신 검찰에 대한 높았다는 것 알아. 이번 기회 통해 성역없는 수사 통해 그런 불명예를 씻을 수 있는 기회 된다면 우리나라 미래 위해.
- 검찰의 무리한 수사 때문에 자살. 이 수사 계속 하는 거 맞나?
= 무리한 수사였는지 아닌지에 대해서 이번 수사를 하면서 밝혀질 것. 혹시 이 일로 자원 비리 조사가 약화된다거나 중단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돼.
- 검찰 수사 결과 국민적 의혹 해소 안되면 특검?
= 그런 전제는 지금 이야기 하지 않아.
- 이완구 총리 고위 당정청 이병기 실정 앞으로 자주 한다고 했는데 영향?
= 당분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
= 경향신문에 부탁 말씀 드립니다. 지금 고인이 50분간 대화한 녹취록 경향신문이 가지고 있는데 이걸 빨리 다 공개해주길 바랍니다. 이 일은 아까 전에 말씀드린대로 국정 어려움이 처해 있기 때문에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미래가 없다. 굉장히 중대한 시기이기 때문에. 이 사실을 밝힐 수 있는 모든 자료는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앞에 공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리스트에 거론된 인사 중에 당 지도부 중에 진상파악?
= 진상파악은 우리가 할 일이 아니다. 긴급 기자간담회 하는 것도 최고위원들과 다 상의해서 그렇게 하는 겁니다.
- 사건 터지고 난 이후에 청와대와 연락하거나 대책 논의한 것?
= 청와대 실장이 명단에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 대표께서는 성완종으로부터 구명 전화 받으신 적 있나?
= 네. 저야 전화 워낙 많이 오니까. 입력되지 않은 번호는 전화 안 받습니다. 한번 전화가 오고 4~5번 오는 전화가 있어서 통화를 했더니 성완종 의원이었다. 그래서 이야기 내용은 억울하다. 자원외교 비리와 관계없는데 억울한 일 당하고 있다. 하는 호소를 해서 검찰에서 없는 죄를 뒤집어 씌울 수 있겠느냐. 변호사 대동하고 잘 조사 받아라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 시기는?
= 사망하기 4월 전 정도. 원유철 의장 부친상 다녀온 그 다음날인가 아마 그랬던 것.
- 검찰의 외압이 없도록 새누리당에서 앞장서 책임지겠다고 했는데?
= 그만큼 우리 새누리당에서는 이 일을 철저하게 파해쳐서 국민들한테 의혹 씻을 수 있도록 해야된다는 걸 강조한 말씀이고. 그럼 외압이 없도록 하겠다. 할게 있으면 나서겠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