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원기기자]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투신해 사망한 고(故) 변창훈 검사의 빈소에는 침통한 표정을 한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빈소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때때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족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도 했다. 변창훈 검사의 빈소에 문무일 총장은 7일, 일찍 가서 3시간동안 있었다. 변 검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성모병원 장례식장에는 오후 6시가 지나면서 검은 정장을 입은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특히 검사들하고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는 "국회의원 유세하냐"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 역시 이날 오후 8시께 빈소를 찾았다. 그러나 유족들이 박 장관을 향해 "내 남편을 살려내라"며 억울함을 호소해 박 장관은 조문을 마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빈소를 떠났다.
다만 변 검사를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의 윤석열 지검장과 윤대진 1차장, 박찬호 2차장, 한동훈 3차장은 아직 조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지검장은 변 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다. 윤 지검장이 나이는 9살이나 많지만, 변창훈 검사와 연수원 동기로, 굉장히 친했다. 운명처럼 한 사람은 국정원 댓글 수사를 하는 입장이었고, 한 사람은 국정원에 파견 나가 있는 검사 신분이었을 뿐이다. 변창훈 검사는 검찰에 비공개 소환됐는데, 그것도 윤 지검장이 배려가 작용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국정원 소속 정치호 변호사에 이어 1주일 사이에 법조인 두 명이 같은 사건으로 자살한 것이다. 엘리트 코스를 밟던 검찰 간부가 국정원 법률보좌관으로 파견됐다가 적폐로 몰리자 심리적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 극단의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검사는 2013년 국가정보원이 대선 여론조작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대비해 만든 '현안 TF'의 구성원으로 활동했다.
검찰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빈 방문한 7일에도 이명박정부 시절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 사건을 지휘한 혐의로 김관진 전 국방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8일은 박근혜정부 시절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과 관련해 남재준 전 국정원장을 소환 조사한다. 다만 변 검사의 사망으로 수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안타깝고 참담한 일이지만 (수사는) 해오던 대로 철저하게 하겠다"며 "이번 일과 관련해서 수사 과정을 되돌아보고 초심으로 돌아가서 원칙을 보다 철저하게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변 검사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과 이제영 검사,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고모 전 국정원 종합분석국장 등은 이날 구속됐다. 과거의 잘못은 당연히 고쳐야 한다.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가 6일 법원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투신자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