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이완구, 두 사람의 관계는
새누리당이 14일 검찰에 “이완구 총리부터 수사하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한 것은, 2013년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 때 당시 이완구 후보에게 3000만원을 건넸다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생전 증언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시 재선거 상황과 이완구-성완종 두 사람의 관계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2013년 4월24일 치러진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는 오늘의 ‘이완구 국무총리’를 있게 만든 재기의 발판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 추진에 반대하며 2009년 충남도지사직을 던진 이 총리는 2012년 혈액암 투병 생활을 마친 뒤 2013년 부여·청양 재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2013년 8월~지난달까지
만난 날짜·장소·시간 등 적혀
“특별한 인연없다”
“속내 주고받는 사이 아니다”
이완구 거짓해명 논란
홍문종 18번·허태열 6번 등
‘리스트 8명’ 62차례 만난 기록
당시 새누리당 충남도당 위원장이었던 홍문표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공천 받으려는 후보들이 여러 명 있었고, 경쟁자들이 이완구 총리의 병원 기록을 제시하며 건강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이 총리가 ‘완치 판정’ 진단서를 제출하고, 여론조사에서도 60% 이상의 압도적 우위를 보여 그를 공천하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숨지기 전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그 양반(이 총리) 공천해야 한다고 서병수(당시 사무총장)한테 나도 말하고, 많이 거들고, 이 양반은 큰일 해야 하실 분인데라고도 (했어요)”라고 말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이에 대해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성 전 회장이 그런 얘기를 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내게 ‘이완구를 공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시 본인이 이완구 후보의 공천을 위해 발벗고 뛰었을 뿐 아니라 선거자금까지 제공했다는 게 성 전 회장의 주장이다.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 통화에서 이 총리와의 관계에 대해 “옛날엔 좀 (소원하고) 그랬었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은데…. 갑자기 그렇게 하네요”라고 했고, 경남기업에 대한 수사를 두고서도 “솔직히 청와대하고 이완구하고 짝짜꿍해서 하는 것 아닙니까”라며 강한 서운함을 나타냈다. ‘옛날’이란 이 총리가 충남지사를 하던 2007년 당시 안면도 관광개발사업자 선정에서 경남기업 컨소시엄이 2순위로 탈락하자, 충남도를 상대로 소송전을 벌인 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총리 또한 13~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2년 동안 아주 심하게 소송을 진행했다”며 성 전 회장과의 ‘악연’을 부각시켰다. 이 총리는 “성 전 회장과 동향 출신이고 함께 국회의원을 지내 나쁠 리 없었지만 속내를 주고받는 사이가 아니다”라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성 전 회장과 가까운 이기권 전 새누리당 충남도당 대변인은 <한겨레> 통화에서 “두 분은 자민련 시절부터 의원(이 총리)과 총재 특보(성 전 회장) 사이로 알고 지내온 사이”라며 “2007년 사업 관계상 소송전을 벌인 일로 서로 개인적 감정까지 안 좋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성 전 회장이 남긴 일정 기록에 2012년 10월23일 ‘이완구 메리어트호텔 H중식당’이라고 적혀 있는 점도, 이 총리가 당시 혈액암 투병 중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이례적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대정부질문에서 이에 대한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문에 “그때는 탈모가 되고 몸이 불편해서 활동할 때가 아니다”라며 “(성 전 회장을) 만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