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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추자도-추포도, 일 년에 딱 한 철 추자..
문화

‘한국인의 밥상’ 추자도-추포도, 일 년에 딱 한 철 추자군도 대물밥상

이준석 기자 입력 2017/11/11 17:05 수정 2017.11.11 17:06
사진 : KBS

11일 KBS 1TV에서는 ‘한국인의 밥상’을 재방송한다. 

자연산 대물이 넘쳐나는 황금 그물의 땅, 추자군도.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생명의 보고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과 전라도의 맛이 공존하는 곳이다.

제주도에서 전라도의 맛을 만나다 - 추자면 대서리 고점숙씨 밥상

제주도에서도 배로 약 2시간, 추자도는 쉽게 닿을 수 없는 땅이라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답지만, 아직 순수함을 잃지 않은 천혜의 자연을 자랑한다. 제주 올레길에서 이어진 추자도 올레길. 이 길은 관광객들에겐 그저 아름다운 길뿐이겠지만, 추자도 사람들에게는 삶의 터전이다.

추자도에서 나고 자란 고점숙씨는 고모 지석자씨와 엉겅퀴를 캐러 자주 올레길 부근을 찾는다. 추자도에서 항각구라고 부르는 엉겅퀴는 깨끗한 환경에서만 자라는 식물인데, 이 엉겅퀴가 추자 사람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음식 재료다. 

깨끗이 씻어 썰어놓은 엉겅퀴는 추자도의 겨울 별미 자연산 특대 사이즈 삼치와 만나면 천상의 맛을 낸다. 엉겅퀴삼치국부터 삼치껍질젓까지 섬에서 나는 것들로 고점숙씨와 고모가 솜씨를 발휘한다. 

추자도는 행정구역상은 제주도에 속하지만, 예전부터 전라도와 교역이 많아 음식이나 생활 풍습은 전라도의 것과 많이 닮았다. 추자도 바다의 선물 자연산 대물에 전라도의 맛이 가미된 추자도의 밥상을 찾아간다.

자연산 대물 삼치의 맛 - 17살 때부터 함께 배를 탄 정호씨와 행복씨의 밥상  

아직 동도 트지 않은 새벽, 아무도 깨어있지 않을 것 같은 시간이지만 추자항은 출항 준비를 하는 배들로 북적인다. 묵묵히 배의 줄을 푸는 고행복씨. 이맘때만 되면 쉴 틈 없이 올라오는 삼치를 잡기 위해 아내 김미자씨와 바닷길을 나선다. 올해는 특히 삼치가 풍어다.

바람의 땅 추자도 토박이답게, 고행복씨와 아내 김미자씨는 바람이 맺어준 인연이다. 줄줄이 올라오는 삼치를 부부는 손발 척척 맞춰 잡아낸다. 기분 좋게 대물 삼치 한 마리를 회 쳐 갓김치에 싸 남편에게 건네는 아내 김미자씨. 밥+김치+삼치 삼합은 추자도 사람들이 삼치를 먹는 방식이다. 초고추장이 아닌, 간장장에 찍어 먹는 것도 추자도만의 특징이다. 

힘든 조업을 끝내고 기분 좋게 대물 삼치 두 마리를 들고 17살 때부터 함께 배를 탄 친구 이정호씨네를 찾은 부부. 고행복씨와 이정호씨는 선원들에게 밥을 해주던 화장 시절부터 서로를 의지해 온 친구 사이다. 삼치가 하도 먹고 싶어 선장 몰래 삼치에 상처를 내 팔지 못하게 한 다음 삼치를 먹었던 어린 시절의 추억담을 반찬 삼아 삼치몰가리(뼈)탕에, 방어, 삼치 솔방울 구이까지 곁들이며 만찬을 즐긴다. 삼치잡이 어부들의 우정이 녹아든 밥상을 만나본다.

낚시꾼들의 보물섬, 추자군도의 대물을 찾아서 - 최고의 진미 자연산 돔과 붉은 볼락

풍부한 어족자원과 최상의 지리적 조건으로 제주의 보물섬이라 불리는 추자군도는 낚시꾼들의 천국으로도 유명하다.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천혜의 어장이자 40여 개가 넘는 섬으로 이루어진 추자군도는 대부분이 낚시 포인트다. 

요즘 낚시꾼들의 대물로 꼽히는 것은 자연산 돔. 추자군도 무인도들의 낚시 포인트를 빠삭하게 꿰고 있다는 고한덕씨. 그는 추자도에서 살며 낚싯배를 운행한다. 낚시꾼들이 대물을 잡아 오면, 아내와 함께 하추자도의 장모님 댁을 찾는다는데, 해녀 출신 장모님은 생선 다루는 솜씨도 뛰어나시기 때문이다.

생선을 손에 쥐고 사위가 대문으로 들어서면 누구보다 반갑게 사위를 맞이하는 김영자씨. 이 마을에서 영자씨의 매운탕 실력은 따라갈 사람이 없다. 일반적인 양념과는 다르게 칼칼한 맛을 위해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넣을 뿐 아니라, 추자도 땅무와 된장으로 특별한 맛을 낸다는 영자씨 표 매운탕에 사위가 가져온 귀한 돔에 불볼락으로 만든 찜, 그리고 물질해 잡아낸 자연산 홍합꼬치까지 사위 사랑 가득한 장모 영자씨의 밥상을 맛본다. 

오직 한 가족만 사는 섬 추포도 - 해녀 모녀 밥상

추자도에서 배를 타고 10여 분을 더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섬 안의 섬’ 추포도. 그곳에는 딱 한 가족만이 산다. 제주 최연소 해녀라는 정소영씨와 어머니 지기심씨, 그리고 오빠 내외와 아버지. 이 한 가족 5명이 섬을 지키며 사는 것이다. 해녀로 명성 자자했던 어머니의 설득에 해녀 일을 배우게 됐다는 소영씨는 이제는 어머니와 장난도 쳐가며 물질을 할 정도로 능숙한 해녀가 됐다. 

손바닥보다 더 큰 자연산 전복에, 지금이 딱 제철인 뿔소라, 그리고 추포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물캇(세실)까지 채취해 집으로 돌아온 모녀. 오늘 잡아 올린 갯것들로 즉석에서 음식을 한다. 

어머니 지기심씨는 물캇에 고구마를 넣어 물캇 냉국을 만든다. 다른 지역 사람들은 잘 모르는 추자도 사람들만의 별미다. 지금 딱 제맛인 뿔소라를 넣은 미역국에, 군부무침까지 추포도 갯것들로 자연 그대로의 맛을 제대로 살려낸 어머니 지기심씨의 손맛이 가득 담긴 섬 속의 섬 추포도 밥상을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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