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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 칼럼] 내 인생의 의미..
오피니언

[덕산 김덕권 칼럼] 내 인생의 의미

김덕권 기자 duksan4037@daum.net 입력 2017/11/15 09:00 수정 2017.11.16 08:28
김덕권 전 원불교문인협회장,칼럼니스트

내 인생의 의미

이제 우리가 나이가 들면 이생에서의 삶을 마감할 때가 돌아옵니다. 그 사실을 새삼 깨닫고 우리가 이 세상에 온 이유를 생각해 봅니다. 정말 한 평생 열심히들 살아왔습니다. 며칠 전 뉴스에서 70대 노인이 혼자 살다가 죽은 지 10일 만에 친지에게 발견되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얼마나 외로웠으면 임종(臨終)을 지켜 본 사람도 없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졌을 까 생각하니 가슴이 다 찡해 왔습니다.

어떤 사람은 전생에 큰 복을 지어 이생에서의 삶이 처음부터 순탄하게 살아온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전생에서 인연작복을 꾸준히 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전생에서 초년에는 복을 짓다가 말년에 복 지을 것이 없다고 포기 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나 초년에는 복을 받다가 말년에는 고통을 받게 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어떤 사람은 전생에 복 지을 때 아귀(餓鬼)처럼 자신 만 위하고 살다가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이 세상에 다시 와서 지은 복이 없어 한 평생을 고독과 고통 속에서 살다가 마침내 독고 사(獨孤死)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았을까요? 나는 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일까요? 그럼 내 인생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요? 1978년에 미국의 인디언들에게 비로소 종교적 자유가 허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때가지 굳게 침묵을 지켜오던 인디언지도자들은 인디언정신을 이해하고 그들처럼 자연 속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려고 하는 백인들에게 그들의 영적(靈的) 지혜를 나누어주기 시작했습니다.

그 백인들은 인디언 영적지도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온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러면 인디언 영적지도자들은 “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지요!” 그리고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고 합니다.

“태초에 신들이 이 세상을 창조했을 때, 그리하여 하늘과 땅을 만들고, 산과 강과 바다와 들을 만들고, 다시 초목과 동물을 만들고, 사람을 만들었을 때, 신들의 곁에서 편안히 쉬던 수많은 영들이 지상으로 내려가더니 이제 막 신들이 창조한 뭇 생명들의 몸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네.”

백인들이 다시 물었습니다. “왜 신들 곁에서 편안히 쉬던 영들이 이 세상의 생명들 속으로 들어가는 것입니까? 우리는 이 고통스러운 세상을 여의고 신들의 곁으로 가지 못해서 안달인데, 왜 신들 곁에서 편안히 쉬던 영들이 이 혼탁하고 고통스러운 세상으로 내려온단 말입니까?”

그러면 인디언 영적 스승들은 빙그레 웃으며 다시 이렇게 말했다고 하네요. “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그러면 백인들은 의문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곤 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신들 곁에서 편안히 쉬던 영들이 그 편안함을 그만두고 이 지상의 생명 속으로 들어가는 것일까요?

인디언 스승들의 말은 이렇습니다. “우리는 오직 이 세상에 몸을 받아 올 때에만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네, 신들 곁에 가 있는 이들은 물론 그 이전 생에 덕을 쌓고 선행을 하고 몸을 낮춰 수행을 했기에 그러한 직위에 이르렀을 것이라네.” “그러나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네. 강물이 흐름을 멈추면 썩는 것처럼 변화와 내적 성장이 없는 존재는 흐름을 멈춘 강과 다를 바 없다네. 영들도 마찬가지라네”

“그들은 영혼만 있을 뿐, 감각적 지각을 통해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몸이 없는 존재들이라네. 그래서 그들은 우리가 사는 이 혼탁한 세상에 큰 서원을 세우고 오는 것이지. 왜냐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더 이상 영적 성장을 기대할 수 없기에, 영적 성장이 없는 삶은 죽음이나 다름이 없기에.”

이 이야기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비록 선과 악이 교차하고, 내 마음과 같지 않을 때가 많지만, 그럼에도 은총과 축복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시 사(示唆)하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모든 행위는 마음먹기에 따라 우리를 영적 성장의 길로 인도할 수도 있고, 퇴락의 길로 인도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다른 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기회와 만남과 관계 속에는 우리를 영적 성장의 길로 인도하는 힘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인디언들은 말합니다. ‘우리의 삶에는 늘 걱정과 근심거리가 그치지 않지만, 그럼에도 이 세상은 경이와 축복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입니다.

이와 같이 우리는 당장 먹고 살려면 일을 해야 하고 돈을 벌어야 합니다. 또 음식을 만들고, 옷을 만들며 집도 지어야 합니다. 또 우리가 만나는 인연들을 챙기고 보살펴야 합니다. 그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지요. 자연히 우리의 일상은 일의 연속이기 쉽습니다. 그래서 몸은 고단하고 마음에는 불평과 불만이 가득 차게 됩니다.

그렇게 이 세상의 삶이란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힘들고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하늘의 영들이 이 세상에 내려와 뭇 생명들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그 어렵고 힘든 우리의 삶 속에 바로 삶의 의미와 행복의 비밀이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우리가 보기에는 어지럽고 혼탁해 보이는 세상이지만,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듯, 그 모든 행위 속에는 우리를 아름답고 향기 나는 존재로 변화시키는 놀라운 힘과 신비로움이, 그리고 진리의 은총과 축복이 숨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그럼 우리가 이 세상에 온 ‘내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냥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일까요? 아닙니다. 인디안 스승들의 말처럼 우리는 영적 성장을 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온 것입니다. 그럼 그 영적 성장을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끈임 없이 복을 짓는 것입니다. 그래야 세세생생 외롭고 고달프지 않게 복 된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인생의 의미를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맑고 밝고 훈훈하게 만드는 덕화만발의 세상을 만드는데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일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네요!

단기 4350년, 불기 2561년, 서기 2017년, 원기 102년 11월 15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본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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