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대 갈수록 경쟁이 더욱더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개인도 그렇지만 기업 경영도 전 방위 백병전을 펼쳐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 일일이 싸워서 이겨야 하는 레드오션은 너무 소모적이다. 그래서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는 블루오션(Blue Ocean)을 찾아 나서게 되었다.
레드오션은 기존의 방법과 법칙에 따라 이미 존재하고 있는 시장에서 선두권 다툼을 벌인다. 그러나 블루오션은 개척되지 않은 새로운 시장에서 창의적인 전술과 전략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틈새시장’인 것이다.
사실 우리가 조직이나 경영에서 쓰는 많은 용어들은 모두 군사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전술, 전략, 본부, 일선, 공격, 방어, 태스크포스(TF) 등등. 이 모든 말들이 다 군사용어와 깊이 연관을 맺고 있다. 원래 군사용어로 쓰였던 말이 기업 조직에 들어와 보편화 된 것이다.
하기는 기업 조직의 경영은 시장에서 경쟁자와의 끊임없는 대결이자 전투이다. 기업의 사활이 걸린 전쟁이자 워게임으로 그것은 그야말로 한 치의 양보도 허락하지 않는 치열한 레드오션의 시장이다.
초 경쟁 시대에는 그것을 피하기 위해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우리가 그런 개념으로 블루오션이란 말을 쓰지만, 그 말이 통용된 것은 일찍이 2005년 김위찬과 르네 마보안 교수들이 쓴 베스트셀러 《블루오션 전략》에서부터다.
그러나 그 개념은 이미 과거에도 있었다. 위의 저자들도 “블루오션이란 용어는 분명 새로운 것이지만 블루오션 자체가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즉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는 비즈니스 라이프의 한 형태다”라고 말하고 있다. 아마 그 과거는 멀리 공자시대부터 연원되는지도 모른다. 2,500여년 전 《손자병법》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블루오션적 전술을 제시했다. 어떻게 보면 이 병법서는 현대적 블루오션 개념을 핵심 사상으로 내세운 것이다.
‘백번 싸워 백번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是故百戰百勝, 非善之善者也, 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이라는 전법이 바로 그 것이다. 이것은 고전의 3편 '모공(謀功)'에 나오는 말이다. 또한 ‘최고 병법은 적의 의도를 미리 꺾는 것이요, 최하의 방법은 적의 성을 직접 공격하는 것(上兵我謀, 其下攻城)’이라고도 했다.
이 블루오션적 접근방법이 중국 사회 모든 분야의 경쟁비법으로 활용되어 정치나 경영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공자의 국가답게 중국의 지도자들은 이 원리를 국내외 정치무대에서 직접 실천하여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국가 간 또는 국내 정치세력 간에 직접 맞붙어 벌이는 싸움이나 충돌은 피하며 대신 마음속으로 참고 견디면서 몸가짐을 조심히 해가면서 기회를 포착해 목적을 이루어 낸다.
조직의 경영도 마찬가지다. 엄청난 자원과 재원을 쏟아 부어 힘겹게 싸워 이긴 레드오션의 승리는 최하의 방책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경쟁하지 않고 여유롭게 얻은 블루오션의 승리가 최선의 정책이다.
그래서 명장일수록 전쟁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계략을 찾아냈으며, 유능한 경영자일수록 블루오션에서 이기는 전략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요즘은 새롭게 만들어진, 그래서 경쟁자가 많지 않은 블루오션과는 또 다른 개념의 퍼플오션이 등장하기도 했다. 곧 레드오션에서 약간의 변화나 개선을 통해 개척한 시장을 의미한다.
그래서 조직의 경영은 전쟁이나 다름없다. 날로 치열해지는 초 경쟁(hypercompetition) 환경에서 반드시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 경쟁은 이기기 위해 펼쳐진 경연장이지 실패하기 위해 있는 싸움터가 아니다. 그래서 조직의 운영은 기본적으로는 생존하기 위해서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성공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 이인권 본지 논설위원장 / 커리어 컨설턴트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과 문예진흥실장을 거쳐 2003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CEO)를 역임하였다. ASEM ‘아시아-유럽 젊은 지도자회의(AEYLS)' 한국대표단,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FACP) 국제이사 부회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 한국공연예술경영인협회 부회장,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예원예술대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아트센터의 예술경영 리더십> <예술의 공연 매니지먼트>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경쟁의 지혜> <긍정으로 성공하라> 등 13권을 저술했으며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우수 모범 예술 거버넌스 지식경영을 통한 최다 보임으로 대한민국 최초 공식기록을 인증 받은 예술경영가이다. 한국공연예술경영인대상, 창조경영인대상, 대한민국 베스트 퍼스널 브랜드 인증, 2017 자랑스런 한국인 인물대상, 문화부장관상(5회)을 수상했으며 칼럼니스트, 문화커뮤니케이터, 긍정성공학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