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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인 조영대 신부 "전두환 엄벌해 사법 정의 바로 세우길..
사회

고소인 조영대 신부 "전두환 엄벌해 사법 정의 바로 세우길"

임두만(위원) 기자 limdoo1@hanmail.net 입력 2020/11/29 08:41 수정 2020.11.30 09:07
전두환 선고 앞 둔 광주·전남, ‘전두환 합당한 처벌’ 한 목소리
전두환 재판 이끈 피해자 측 변호사 "억지 주장이 진실 드러내"

전두환 씨의 故조비오 신부 사자(死者) 명예훼손 선고 공판이 오는 30일로 확정되면서 이 선고 공판을 앞두고 광주는 물론 전국의 많은 시민들이 선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전 씨가 지난 1980년 5.18 당시 광주의 시위대를 향해 헬기 사격을 했다고 증언한 故조비오 신부를 향해 지난 2017년 펴낸 자신의 자서전에서 ‘사탄이고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한 것이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유죄가 내려질 경우 법정에서도 헬기 사격을 인정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내란죄와 반란죄 등으로 법정에 선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 연합뉴스
내란죄와 반란죄 등으로 법정에 선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 연합뉴스

전 씨는 자서전은 물론 그동안 진행된 재판에서도 줄곧 헬기 사격은 없었으며, 자신은 지휘계통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5.18이 민주화운동인 것도 인정하지 않는 자세를 보였다. 나아가 당시의 시위진압이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다는 점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선고 공판을 앞두고 5.18 당사자들로 구성된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는 “내란과 내란목적 살인의 주범 전두환은 반드시 구속되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헬기사격 증언자, 故조비오 신부의 뜻이 우리에게 이어지고 있다. 우리가 조비오다”라는 릴레이 성명서 발표 운동을 제안했다.

26일 이들은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5.18 3단체와 더불어 광주시민사회가 이 같은 릴레이 성명서를 발표함으로써 고 조비오 신부님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한편 5.18 학살의 주범 전두환이 엄정한 법의 심판을 통해 정당한 죗값을 치르고 그에 대해 사죄 및 참회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것은 향후 진행될 5.18진상규명의 신호탄”이라고 말한 뒤 이 같이 제안했다.

또한 “이는 5.18 40주년을 넘어 다가올 5.18 50주년을 맞이하여 5.18 민중의 정신을 올곧게 계승하고자 하는 앞서 가신 민주열사들과 우리 민주화운동 동지들의 시대적 사명임을 엄중히 밝힌다”고 말했다.

한편 천주교광주대교구도 전두환 씨 1심 선고를 앞두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천주교광주대교구는 이 입장문에서 “전두환은 자신의 정권을 만들기 위해 1980년 5월 수많은 광주시민을 희생시킨 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면서 “사법 정의가 바로 설 수 있도록 올바른 재판부의 판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80년 당시 무고하게 돌아가신 오월 영령에 대해 역사는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희생당했다고 말한다”며 “그러나 무고한 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책임자 전두환은 80년 5월 광주 발포 명령과 자신은, 아무관계가 없다는 무책임한 변명만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두환은 자신이 최고 책임자로 저지른 광주의 행위에 대해, 용서와 사죄를 청하고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그가 저지른 고 조비오 몬시뇰에 대한 명예훼손은 개인에 대한 문제가 아니며 5월 그날의 상처를 안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 광주시민들에 대한 명예훼손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이번 재판은 5·18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에 대한 중요한 역사적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죽은 자들은 있으나 죽인 자가 없는 광주항쟁은 과거가 아닌 현재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천주교광주대교구는 ‘5월 광주’의 모든 책임은 당시 책임자였던 전두환에게 있다고 못박았다.

이들은 “명령에 의해 총을 쏘고 광주시민을 희생시킨 병사들은 지금도 빛으로 나오지 못하고 가슴 한 구석, 무거운 돌을 짊어지고 살고 있다”면서 “전두환은 이 모든 일의 책임자였으니 재판부는 그에게 합당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 모든 책임이 전두환에게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천주교광주대교구는 끝으로 “이번 고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재판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의 모든 진상이 세상에 오롯이 드러날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덧붙이므로 재판부의 엄격한 판단을 촉구했다.

아래는 전두환 선고공판에 앞서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서

내란과 내란목적 살인의 주범 전두환은 반드시 구속되어야 한다.

5·18민주화운동의 왜곡과 악의적 폄훼의 정점에 있는 전두환의 처벌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야 할 법원의 당연한 의무가 아닐 수 없다. 유명을 달리하신 성직자를 향해 파렴치 운운하며 명예를 훼손하고서도 뉘우침은 커녕 적반하장의 뻔뻔함으로 버티고 있는 전두환의 처벌 없이는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가치와 정의를 결코 바로 세울 수 없다.

이미 대법원은 1997년 4월 전두환을 비롯한 신군부세력에게 내란 및 내란목적살인죄를 적용하여 중형을 선고한 바 있다. 따라서 법리적으로도 그 판결을 뒤집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심대하게 훼손한 전두환의 처벌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에 전두환에게 반드시 실형을 선고해 사법적 정의를 바로 세워 법의 공정함과 준엄함을 세워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전두환의 사자명예훼손 등의 망언을 일삼거나 5·18민주화운동의 악의적 왜곡을 근절하는 유일한 길은 국민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진상규명의 결과가 국가보고서로 채택되고 이를 법적 잣대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국민들도 국가의 이름으로 채택된 5·18진상규명보고서를 바탕으로 그 역사와 정신을 기억하고 추념할 수 있어야 하며, 이러한 과정이 곧 진실의 증언자 ‘고 조비오 신부’의 역사적 의미를 담는 국민대통합의 메시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11월 26일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일동

전두환 전 대통령을 다시 한번 법정에 세우는 데 역할을 한 김정호 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장은 "전두환이 역사 왜곡을 위해 진실을 끝까지 부인하고 억지 주장을 한 덕분에 수사와 재판에서 은폐돼 있던 증거와 진실이 햇빛을 보게 됐다"고 평가했다.

전씨를 사자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조영대 신부의 법률대리인인 김 변호사는 29일 "전두환이 적극적으로 왜곡에 나서지 않고 최소한 침묵이라도 했다면 진행되지 않았을 재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씨의 회고록에는 북한군 개입이나 교도소 습격 등 수십 가지 허위 사실이 적혀있다"며 "이 가운데 헬기 사격 허위 주장이 유일하게 피해자(고 조비오 신부)가 특정돼 형사처벌이 가능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이어 "이 재판은 형식적으로는 고 조비오 신부 개인의 명예훼손을 가려서 전두환이 유죄인지 무죄인지 판단하는 재판이지만 본질적으로는 80년 5월 항쟁 기간 헬기 사격이 있었는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는 재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씨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는지에 대한 형식적인 유무죄 판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재판 과정에서 5·18 전체 기간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진상이 밝혀졌다"며 "미완의 진상규명이 과제로 남아있는 현재 시점에서 전두환에 대한 사법적 단죄를 통해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는 상징적 재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군 공식 기록으로 헬기 사격과 관련한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건 문제가 될만한 주요 증거들을 전두환 등 정권을 잡은 책임자들이 충분히 은폐하고 조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대신 보안사가 비밀리에 관리한 기록이나 (은폐에 앞장선) 511연구위원회 내부문서를 통해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검찰이 구형에서 밝힌바 같이 역사적 아픔을 기억하는 사람을 조롱하는 것을 두고 표현의 자유나 역사 상대주의, 실증주의로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며 "또 정파·정치적인 이해관계로 과거의 아픔을 다시 현재로 소환하는 나쁜 정치가 사라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두환 결심공판 나온 조영대 신부(2020년 10월)[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두환 결심공판 나온 조영대 신부(2020년 10월)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이자 고소인인 조영대 신부는 "전씨는 존경받는 성직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광주시민과 5·18을 기억하는 국민들 모두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며 "진심으로 사죄를 해도 모자란 데 뻔뻔하게 계속 진실을 왜곡하는 후안무치한 행태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단순히 개인의 명예훼손 사건으로 치부하지 않고 역사적인 단죄를 내린다는 생각으로 엄벌에 처해 역사와 사법 정의를 바로 세워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死者)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30일 광주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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