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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가계부채 폭증과 류수부쟁선(流水不爭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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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가계부채 폭증과 류수부쟁선(流水不爭先)

임은희 기자 lehymc@naver.com 입력 2020/12/10 16:12 수정 2020.12.16 14:19

가계부채 대란이 도래했다. 빚이 온 나라를 집어삼킬 태세다. 지난 9일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가 전체 금융권에서 진 빚이 18조3000억 원이나 급증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일은 신용대출이 많다는 점이다.

아울러 11월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7.9%로 드러났다. 꺾일 줄 모르는 증가세가 문제의 심각성을 대변한다. 금융위기가 도래했다는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우리의 상황을 우려해서 민간 부문 빚 위험도를 ‘주의’에서 ‘경보’로 올렸다. 국제 사회도 우리나라의 가계 빚 폭증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월 가계대출 증가액 18조3000억 원이다. 이중 신용대출 7조6000억 원, 주택담보대출 6조8000억 원, 기타 대출 3조9000억 원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생계가 어려워지자 가계가 생활자금 마련을 위한 대출을 늘린 상황도 있다, 하지만 부동산 대란으로 ‘영끌’ 투자 돌풍도 신용대출 폭증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해외주식시장까지 투자를 마다하는 주식시장의 이상과열도 무시할 수 없다. 경제가 어려우니 전 국민이 묻지마 투자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정상적인 경제 분야에 투입돼야 할 자금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신용대출의 증가는 연쇄 부도의 가능성을 높이는 시한폭탄이다. 가계가 무너지면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도 부실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2008년 미국發 글로벌 금융위기가 대표적이다.

금융기관의 부실화는 정상적인 기업 대출에 악영향을 미친다. 가뜩이나 경제난으로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금융기관의 부실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옛말에 류수부쟁선(流水不爭先)라고 했다.

^흐르는 물은 앞을 다투지 않는다^는 뜻이다.

도가에서는 물을 최고의 선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은 서로 앞서려고 다투지도 않고, 물은 흐르다 막히면 돌아가고 갇히면 채워주고 넘치면 넘어가는 속성을 인간의 욕망에 빗대 교훈을 줬다.

자금의 흐름은 물과 같다. 가계부채의 폭증은 엉뚱한 곳으로 투자하려는 인간의 욕심과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억지로 규제하려는 제도의 부작용이다. 자금의 흐름이 물과 달리 순리에 역행하고 있다.

정부는 가계부채 폭증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국민들이 신용대출과 빚투에 매달리는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 시장은 시장에게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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