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통신넷= 심종완기자] 4대강에 지난해 태형동물인 큰빗이끼벌레가 번성한 데 이어 올여름엔 실지렁이와 깔따구의 대량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큰빗이끼벌레와 실지렁이가 물속에만 머무는 반면 깔따구는 성충이 되면 물 밖에서 활동해, 대량 발생하면 하천변 주민의 생활에 큰 불편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자원공사(수공)는 5일 오후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수량·수질·생태를 고려한 대하천 관리 대토론회' 소개 자료에서 "올해도 작년처럼 여름철 강우량이 적으면 대하천에 큰빗이끼벌레에 이어 저서생물인 실지렁이와 깔따구류가 대량으로 서식할 것으로 예상돼 사전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전문가 자문을 받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지렁이는 수질오염에 내성이 강해 주로 하수도나 오염된 하천 바닥에 무리지어 서식한다. 깔따구도 정체되고 오염된 수역에 주로 서식해 하천 환경오염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종으로 간주된다. 깔따구는 알레르기성 질환을 일으키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스오케이엔 생태보전연구소 김명철 소장의 이날 토론회 발표 자료를 보면, 한강의 보 구간 7개 지점을 대상으로 한 2013년 저서무척추동물 우점종 조사에서 실지렁이가 3개 지점, 깔따구가 2개 지점에서 우점종으로 확인됐다. 4대강 사업 이후 한강에서 실지렁이가 우점종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낙동강에서는 보 구간 20개 조사 지점 가운데 깔따구와 실지렁이가 우점종으로 나타난 곳이 2010년 10곳, 2011년 6곳, 2012년 12곳이었다가 2013년에는 모든 지점으로 확대됐다.
정민걸 공주대 교수(환경교육)는 "4대강 보 건설로 물이 정체된 구간이 점점 하수도처럼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