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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送舊迎新)과 송구영신(悚懼靈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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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送舊迎新)과 송구영신(悚懼靈新)

임두만(위원) 기자 limdoo1@hanmail.net 입력 2021/01/01 18:53 수정 2021.01.01 19:00
올해 대한민국의 정치판은 도행역시(倒行逆施)였다

2020년 한 해가 지나갔다. 매년 연말연시에 나오는 말이 다사다난(多事多難=일도 많고 난관도 많다)이다. 그런데 2020년은 다사다난이란 표현도 하기 어려운 인류사에 기록될만한 험난한 한해였다.

2019년을 끝마칠 무렵 중국 우한(武漢=武汉)에서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만리장성을 넘은 뒤 미쳐 대비할 시간도 주지 않고 2020년 전 세계 인류사회를 팬데믹으로 몰아넣었다. 2020년 12월 31일 오후 5시 30분 현재 전 세계인구 중 8,310만여 명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으며, 이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는 181만여 명이다.

21세기 세계 최대 강국인 미국에서만 웬만한 국가 전체 인구인 1,970만여 명이 감염되었으며 34만여 명이 죽었다. 인도와 브라질도 10만 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18세기 이후 지구촌 선진국으로 자리한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에서 최소 3만 명, 최대 6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 의료선진국이란 이름을 무색케 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정부가 자랑하던 k 방역은 이제 정부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무디게 작용, 하루 1,000명 대 감염자가 속출하고, 사망자도 최대 하루 40명이 발생할 정도로 급격하게 위협하고 있다.

전체 감염자는 6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900명이다. 특히 다중시설인 구치소에서 쏟아진 확진자들은 방역당국은 물론 교정당국도 손을 쓰기 힘들 정도로 번져 두려움까지 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는 지난 1년 내내 정권 핵심부와 검찰권에 충돌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며 민생과는 동떨어진 행보를 보였고, 이 와중에 국회를 통과한 임대차3법 여파로 전세난이 휩쓸면서 전국이 부동산 투기장이 된 것 같은 부동산(아파트) 아우성이 끊이지 않았다.

이는 코로나 방역 성공과 야당의 지리멸렬이라는 ‘상대성 호재’로 지지율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을 하락세로 이끌었으며, 특정 여론조사기관의 조사로는 제1야당 국민의힘 지지율에 뒤쳐진다는 수치도 나오고 있을만큼 타격을 주고 있다.

때문에 4월 총선에서 전체의석 3/5을 차지할 정도로 기세가 등등하던 정부여당은 지금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함께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며 기운을 차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즉 청와대 비서실장을 포함한 핵심 참모의 교체와 국론을 분열시켰다는 평가가 있는 법무부 장관도 바꾸는 인적쇄신 카드가 꺼내진 것이다. 인적쇄신이란 선수교체로 위기를 넘겠다는 것.

야구에서 경기 승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투수의 실력은 하나의 구종을 잘 던진다고 좋은 투수로 평가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야구팀으로 치면 지금 여권의 교체불가 에이스다.

다양한 구종은 아니지만 ‘적폐청산’이란 강속구가 주무기다. 하지만 이 강속구 투수가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로 던지는 직구(즉 정직한 승부구)는 아무리 빠르고 무겁고 강해도, 속임수가 들어 있는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싱커 커터 등의 구종과 병행되지 않으면 기교파 타자들을 당해낼 수 없다.

아무리 좋은 공이라도 시기선택을 잘못하거나 타자에게 읽히면 맞아 나간다. 그래서 이렇게 맞아 나가는 투구를 ‘실투’라고 한다. 그런데 투수가 실투로 홈런을 맞고 그것에 정신을 빼앗기면 나머지 경기는 할 수 없다. 투수가 경기 중 투구를 할 때 실투도 던지고 홈런도 맞지만 그에 혼을 빼지 않으면 승리투수 가능성이 높다. 투수가 단 1점도 주지 않는 투구는 애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년 정부는 나름대로 고군분투를 한다고 했겠지만 에이스가 던진 공 상당부분은 실투였다. 그 실투들은 타자에게 맞아 나가 홈런이 되거나 3루타 2루타 그리고 단타지만 타점이 동반된 적시타가 됐다.

또 요소요소에 배치되었던 야수들은 중요한 순간에 실책을 남발, 그 실책들로 인해 상대가 득점하는 양상을 연출했다. 때문에 초반 월등히 우세하여 뽑아낸 득점을 다 까먹고 중반을 넘어 종반으로 달리는 지금 역전을 당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있다.

그에 대한 대비가 야수교체다. 따라서 이제 경기는 교체된 선수들의 실력에 달렸다.

하지만 현재까지 나타나기론 새로 투입된 야수가 교체당한 선수들의 실책을 커버할 정도의 실력자가 아니라 그보다 못하거나 ‘그냥저냥’이란 평가가 많다.

세밑... 대통령부터 야당대표 그리고 정치인들은 새해인사를 보내며 송구영신(送舊迎新)을 말하고 있다. 송구영신(送舊迎新)...‘옛 것은 보내고, 새 것은 환영한다’이다.

그래서다. 청와대의 새로운 인적쇄신책에 의해 기용된 인사들은 ‘옛 것은 보내고, 새 것은 환영한다’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을, 송구영신(悚懼靈新)으로 무장, 경기에 임해주길 바란다. 죄송하다는 뜻이 담긴 송구(悚懼)와 영혼까지 새롭게 하겠다는 뜻이 담긴 영신(靈新)이 합한 송구영신(悚懼靈新)이다.

어찌 보면 올해 대한민국의 정치판은 도행역시(倒行逆施)였다.

가야 할 길을 가지 않고 거꾸로 가면서도 그것이 잘못된 것인 줄 모르고 고집을 부리는 어리석음과 오만한 태도. 이는 정부여당도 이에 반대하는 야당과 언론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가 자신들이 도행역시(倒行逆施)하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고 잘 된 것은 내 탓 잘못된 것은 상대방 탓으로 돌리기에 바빴다.

그 와중에 골목시장은 피페화 되었고, 서민들은 죽음의 공포에 몰려 있다. 새해에는 부디 모든 지도자들이 송구영신(悚懼靈新)하면서 도행역시(倒行逆施) 모습을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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